환경부 건강조사 결과…환기기능장애 유소견자 166명도
대조군 보다 유병률 높지만 통계학적 의미는 크지 않아

[이투뉴스] 시멘트공장 인근에서 오래산 80대 노인 중 직업하고는 상관없는 진폐증 환자가 발견됐다. 또 환기기능장애 유소견자도 대거 확인됐다.

환경부(장관 윤성규)는 전라남도 장성군 시멘트 공장 주변 지역의 주민 건강을 조사한 결과 직업력(職業歷)이 없는 진폐증 환자 3명과 환기기능장애 유소견자 166명을 확인했으며, 이에 대한 대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국립환경과학원(원장 김삼권)이 지난 4월부터 12월까지 실시했으며, 장성읍과 황룡면의 시멘트공장 및 석회석광산 주변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 1115명과 비교 지역(대조지역)인 서삼면 및 성산리에 거주하는 주민 382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는 주민에 대해 호흡기계 검진과 혈중 중금속 등 생체지표를 분석했고, 해당 지역 초등학생 255명을 대상으로 폐활량검사와 생체지표 조사도 별도로 진행됐다.

환경부는 이번 조사의 객관성과 신뢰성 확보를 위해 흉부 엑스레이(X-Ray)와 컴퓨터 단층촬영(CT) 검사결과를 관련 전문의에게 교차검증을 의뢰했다. 또 폐활량검사는 국립환경과학원이 정한 표준화 방법(유효검사횟수, 결과판정기준 등)을 사용했다.

조사 결과 대상자 1497명 중 9명이 진폐증으로 진단됐고, 이 중 3명(0.2%)은 분진 관련 직업력이 없음에도 진폐증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장성읍과 황룡면에 30년 이상 거주한 80세 이상 주민으로 나타났다.

환기기능장애 유소견자는 폐기능 유효조사자 969명 중 166명으로 확인됐다. 환경부는 조사지역의 환기기능장애 유병률은 18.8%(127명)로 대조지역 13.2%(39명)보다 높았으나 이를 환경오염에 의한 차이로 보기는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환기기능장애 중 제한성폐질환 유병률은 조사지역이 9.3%(63명)로 대조지역의 3.4%(10명)보다 높았으나, 흉부 엑스레이 사진 등을 함께 분석한 결과 상당수가 고령 또는 심장질환과 같은 타질환에 동반되는 의학적 소견으로 나타났다.

만성폐쇄성폐질환 유병률은 조사지역이 9.5%(64명), 대조지역이 9.8%(29명)로 나타남으로써 성, 연령, 흡연 등을 고려하면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생체시료(혈액, 소변) 분석 결과, 조사지역 주민의 중금속 농도는 대조지역과 비슷했으나, 2-나프톨의 소변 중 농도는 조사지역에서 5.85㎍/g 크레아티닌(creatinine)으로 대조지역의 4.45㎍/g보다 약간 높았다.

반면 초등학생의 경우 폐기능 검사 결과와 생체시료 중 중금속 농도는 조사지역과 대조지역이 차이가 없었다. 2-나프톨(2-naphthol)은 다환방향족화합물류(PAHs)의 일종인 나프탈렌이 생체내에서 대사되며 생성되는 화합물을 말한다.

대기환경 조사 결과는 조사지역이 대조지역보다 오염도가 대체로 높게 나타났으나, 대기환경기준 및 다른 공장 지역보다는 낮거나 유사한 수준이었다.

공장주변의 대기 중 미세먼지(PM10) 농도는 평균 43.2~45.5㎍/㎥으로 대조지역(38.5㎍/㎥)보다는 높았으나, 연평균 대기환경기준(50㎍/㎥)보다 낮았고 타지역 시멘트공장 조사지역과 유사했다.

중금속 중 납(Pb)은 조사지역(0.047∼0.114㎍/㎥)이 대조지역(0.021㎍/㎥)보다는 높았으나 대기환경기준(0.5㎍/㎥)보다 낮았다.

벤조피렌(Benzo(a)pyrene) 농도는 0.06∼0.13ng/㎥로 대조지역(0.06ng/㎥)과 유사하거나 약간 높았지만, 다른 도시 및 산단지역과 유럽(EU) 대기환경기준 1ng/㎥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었다.

환경부는 이번에 발견된 진폐증 환자와 환기기능장애 유소견자에 대해서는 2014년 국비지원을 통해 장성군과 함께 건강검진, 진료지원 등 사후관리를 우선 추진하기로 했다. 또 시멘트 공장과 석회석 광산 등 미세먼지 유발 가능업체에 대해 지도점검을 강화하고 지속적인 대기오염 감시와 관리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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