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상규 SR코리아 대표

[이투뉴스 칼럼 / 황상규] 6·4지방선거가 끝났다. 시민 중심, 국민 중심의 정치가 되기 위해서는 선거 시기도 중요하지만, 일상적 정치 참여 과정이 더욱 중요하다. 정치에서 시민이 주인이듯, 모든 조직의 주인은 그 조직을 둘러싸고 있는 이해관계자(stakeholder)들이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참여가 필수적이고, 기업의 지속가능경영과 사회책임경영을 위해서는 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 규명과 참여와 소통이 근본적인 요소다. 지자체 수준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지역의 특수성이 있고, 중앙정부의 큰 계획에 따라 여러 가지 정책의 방향과 범주가 규정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개념은 1992년 UN에서도 천명한 바와 같이, 모든 지역과 조직 - 기업을 포함하여 - 에서 추구하여야 할 가치다. 시대에 따라 다소 다른 언어로 표현되더라도 지속가능한 발전 개념은 여전히 중요하고 유효하다.

최근 인천광역시 부평구청이 지속가능발전 보고서를 발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이는 최근 10여년동안의 우리나라 행정분야의 지속가능발전 노력의 또 하나의 결실로 평가된다. 중앙정부 중심의 지속가능발전 논의가 한 단계 국민속으로, 시민속으로 더 내려왔기 때문이다. 부평구청의 지속가능발전 보고서는 구청이 정한 5가지 행정의 전략과 목표를 지속가능발전의 세가지 축 - 경제, 사회, 환경 - 으로 재구성하여 정책의 완성도를 추구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특히, 각 분야별로 SD(지속가능발전)지표를 선정하여 지속적으로 구(區) 행정을 일관성있게 관리할 수 있도록 체계화한 점은 지자체 수준에서는 높게 평가할 수 있는 대목이다. 부평구청의 지속가능성이 경제, 사회, 환경 분야로 발전해 왔다면, 그 다음 단계는 새로운 국제표준으로 확산하고 있는 ISO26000의 사회적 책임 개념 - (좋은)거버넌스, 인권, 노동, 환경, 공정운영, 소비자 (고객)보호, 지역사회발전 - 으로 더욱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지속가능발전 보고서의 중요성은 보고서 발간에 있는 것이 아니다. 보고서를 발간하기까지 다양한 논의와 참여와 의견수렴을 거쳤다는 점이 더욱 중요하다. 공공성 실현이 목적인 행정 분야의 지속가능성은 이윤추구가 목적인 기업의 지속가능성과는 많은 차이점이 있다.

부평구청의 관점에서 보면, 부평구민이 1차적 이해관계자이지만, 앞으로는 소외된 사회 그룹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한편, 부평구청이라는 조직에서 일하는 공무원들도 중요한 이해관계자로 인식해 나갈 필요가 있다. 부평구청의 지속가능발전 보고서의 경우, 지속가능성 관련 자료와 정보들이 각 이해관계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잘 작성된 것으로 평가된다.

일례로, 경제분야의 핵심구절이 ‘다함께 풍요로운 부평’인데, 이는 지속가능한 경제를 함축적으로 잘 나타내 주고 있다. 사회적 보고의 한 원칙인 정확성(Accurate) 측면에서도 정보 목적에 유용하고 적합하도록 충분히 상세한 내용을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지속가능발전 관련 정보는 책자 이외에 인터넷이나 SNS 매체를 통하여 실시간으로 구민들과 소통, 공유하면서 정보의 정확성을 더욱 높여나갈 필요가 있다. 지속가능보고서에서 가장 중요한 균형성(Balanced) 측면에서도 부평구청의 보고서에 실린 정보가 균형감있고, 공정하며, 부정적 정보 또한 빠뜨리지 않고 잘 보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일례로, 1인당 1일 생활폐기물량, 지역주민 건강 검진율, 교통약자 교통사고율 등은 목표치(100%)에 다소 미달한 사례이지만, 객관적인 정보를 정확히 기재하고 있다. 보고서에 기재된 전체적인 정보 또한 2011년을 기준으로 2013년, 2014년, 2020년의 목표치 및 달성치를 잘 비교 설명하고 있고, 접근성가능성(Accessible) 측면에서도, 보고서에 기재된 구체적 쟁점에 대한 정보는 관련 부서에 항상 확인 가능하며, 구청 홈페이지 등을 통하여 공개하고 있으며, 필요시 총괄기관인 부평구 비전기획단에서 잘 설명하고 있다.

지속가능발전 내지 지속가능성 보고서는 홍보(PR) 자료가 아니고, 그 조직의 활동과 성과를 사회에 보고(Social Reporting)하는 것이다. 부평구청의 사례는 우리나라 기초지자체가 지역 차원에서 어떻게 지속가능한 발전을 모색할 수 있는지 하나의 전형(典型)을 제시하고 있다. 앞으로 지자체 내의 다양한 이해관계자 참여를 더욱 활성화하여 타 지자체에서 벤치마킹하는 성공 모델로 자리잡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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