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지역 굴 양식 어가들이 패각(굴 껍데기)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26일 여수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한해 여수지역의 패각 발생량은 5만여톤.

 

하지만 이 중 분쇄돼 재활용되는 양은 3만여톤으로 나머지 2만여톤은 쓰레기로 방치되고 있다.

문제는 패각 분쇄기를 통해 재활용되기 전까지 어민들이 폐기물관리법상 사업장 쓰레기로 분류된 패각을 적절히 처리할 길이 없다는 것이다.

 

일부 어민들은 자체 구입한 패각 분쇄기로 분쇄한 뒤 자신의 밭이나 논 등에 뿌리고 있지만 양이 많을 경우 처리업자에게 위탁 처리하고 있다.


현재 여수지역에는 마을 단위로 13대의 패각 분쇄기가 보급돼 있지만 산더미처럼 쌓인 패각을 처리하는 데 한계가 있고 그렇다고 1000만원이 넘는 분쇄기를 각 어가에서 구입하기도 벅차 상황이다.

지역 내 패각 야적장 6곳도 악취 등 환경오염을 이유로 최근 모두 폐쇄된 상태여서 결국 어민들은 해안가와 부두 주변 등에 패각을 쌓아 놓을 수밖에 없는 처지다.

 

특히 올해 고수온으로 사상 유례없이 여수 관내 양식 굴 70%가 폐사되면서 패각 처리 문제는 해당 피해 어민들에게 큰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폐사 피해를 본 어민들은 아예 패각을 바다에서 건져낼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어민 김모(65ㆍ돌산읍)씨는 "텅 빈 굴 껍데기를 건져내고 싶은 생각도 없지만 비싼 인건비를 들여 패각을 건져낸다 해도 처리할 방법이 뾰족이 없어 이래저래 고민"이라고 말했다.

여수시는 올해 시비를 포함해 4300만원의 패각 처리비용을 마련했지만 내년에는 원인자 부담 원칙에 따라 아예 예산을 세우지 않았다.

 

이에 따라 굴 패각을 재생해 사용하는 패화석 비료의 정부 공급량을 대폭 늘리고 처리 비용 일부도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수지방해양청 관계자는 "환경 오염은 물론 굴 양식 어민들에게 이중삼중의 고통을 주고 있는 패각 처리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현재 굴 패각은 건축자재와 어장 환경 개선에 효과가 입증되면서 바지락 양식장 정화토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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