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환경과 안전에는 창조경제도 규제개혁도 소용없는가
[칼럼] 환경과 안전에는 창조경제도 규제개혁도 소용없는가
  • 허은녕
  • 승인 2014.07.07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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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은녕 자원환경경제학박사 / 서울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 국민경제자문회의 및 녹색성장위원회 위원

허은녕
자원환경경제학박사
서울대 에너지시스템
공학부 교수
[이투뉴스 칼럼 / 허은녕] 참으로 신기하다. 이번 정부의 최대 슬로건 두 개를 뽑으라면 창조경제와 규제개혁이다. 그런데 안전 문제와 환경 문제에 대한 정부의 정책은 오히려 창조성을 억제하고 규제를 늘리는 쪽으로만 진행하는 것 같으니 말이다.

창조경제를 간단히 협의로 정의하면,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여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다. 한편 규제정책은 새로운 아이디어가 창업과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여지를 없애게 된다. 규제가 많아지면 공공부문의 역할이 커지고 민간부문의 활동이 크게 제한되며 이로 인하여 경제활동이 위축되어 새로운 기업이나 일자리가 늘어날 여지가 줄어들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효과적인 창조경제 달성을 위해서 규제개혁을 함께 진행하여야 하는 것이다.

세월호 사태로 온 국민이 마음에 상처를 입고 있는 이때, 정부가 창조적이고 효과적인 안전 문제 개선 정책을 내어놓았다면 그나마 상처와 불안감이 덜어졌을 것이다. 그러나 언론에 나오는 대책은 학생들의 수학여행에 국가자격증 가진 전문가가 따라간다거나 배의 운행연장연수를 줄인다고나 하는, 대부분 규제 정책이자 예전부터 해오던 정부 주도의 정책들이다.  안전 강화에 대기업들이 자기들이 개발해 두었던 기술과 제품을 제공한다거나, 거대 이동통신사들이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적용되는 통신방식을 활용하여 안전문제를 해결한다거나 하는 등의 창조경제적이고 발전적인 정책은 듣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로 인하여 안전 관리에 새로운 첨단기술기업이 참여하여 안전도 지키고 일자리 창출도 하는 창조경제 성공사례를 만들 기회가 없어지고 더 많은 규제들만 남을 확률이 크다. 

환경 분야 역시 이번 정부 들어 온실가스감축목표 설정에서부터 시작, 최근에 이슈가 된 배출권거래제도 까지 대부분 규제형 정책을 내세우고 있어 산업계 반발이 커지고 있다. 배출권거래제도는 ‘거래’제도이다. 즉, 산업이 부담하게 될 배출규제를 시장에서 사고 팔수 있게 하여, 기업이 실질적으로 느끼는 부담을 완화하고 보다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여유를 주기 위한 목적으로 설계된 제도인 것이다. 이른바 ‘시장중심형(Market-oriented)’ 제도이다. 그런데 이러한 거래제도가 원래의 목적과 달리 또 하나의 환경규제로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환경부가 기업이 유연하게 움직일 여지를 주지 않고 목표를 과다 설정한 것이 그 원인이라고 산업계는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건 시장중심형 제도가 아니고 또 하나의 ‘정부규제형 (command-and-control)‘ 제도인 것이다.

이런 건 이미 많이 있지 않은가!  이 제도가 또 다른 정부규제의 형태가 되면 거래도 별로 없을 거래시장이나 하나 만들 뿐,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민간의 아이디어가 산업화 될 기회나 신산업창출은 물 건너가게 되며, 경제혁신이나 과학기술과 ICT를 활용한 환경문제 해결은 요원하게 된다. 필요 없는 규제를 없애고 창조경제의 개념을 적용하여 경제혁신의 돌파구를 마련하자는 것이 이번 정부의 핵심 경제 분야 구호이고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주요 내용인데, 이에 역행하는 규제들이 꾸준히 만들어 지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안전과 환경은 국민들이 크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매우 중요한 분야이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이러한 분야에 과학기술과 ICT 기술을 접목한 창조적인 해결책들이 제안되고, 이를 기반으로 하는 민간기업과 신산업이 육성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는 이들 산업이 고부가가치산업이자 친환경산업이며, 무엇보다도 국민의 삶의 질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꼭 필요한 규제는 당연히 있어야 한다. 거기에 이의를 다는 사람은 없다. 특히 안전과 환경 분야에서 규제의 중요성과 필요성은 모두 인정한다. 그러나 손쉽다고, 이전에 사용하여 효과를 보았다고 이미 알고 있는 방식인 규제들을 양산하다가는 우리나라의 발전은 더욱 더 어렵게 된다. 이번 월드컵에서 우리나라가 한 경기도 이기지 못한 이유로, 또한 축구 강국들이 탈락한 이유로 바로 새로운 축구기술과 전술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기존에 성공하였던 전술만을 고집하였음이 거론되고 있음을 잘 생각하여 보아주시기 바란다.  국민에게 또 하나의 실망을 만들어주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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