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률 급감…일부 발전기는 이미 적자전환
현 추세라면 내년 이후 '개점휴업' 사태 봇물 우려

▲ gs eps 당진복합 3호기(좌측)와 2호기(우측)

[이투뉴스] 포스코에너지가 2011년 9월 상업운전을 시작한 1200MW급 인천LNG복합 5,6호기는 올해 1~5월 매출 5695억원, 영업이익 133억원을 기록하며 2.3%의 영업이익률을 냈다. 하지만 이 발전소의 6~12월 추정 영업이익은 공교롭게 마이너스 133억원이다. 

지은 지 3년 밖에 안된 발전소가 수익은 커녕 투자비 회수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전력수급난으로 최근 수년간 특수를 누려온 민간발전사 LNG복합화력들이 대규모 기저전원 증설에 따른 SMP 하락과 가동률 저하로 울상을 짓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당장 내년부터 대부분의 발전기가 '개점휴업' 상태에 놓일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 A민간발전사의 C발전기는 지난해 77%에 달했던 가동률이 올해 44% 수준으로 떨어졌다. 부품비리로 작년 5월 강제 정지된 대형원전 3기가 올초 재가동을 시작했고, 영흥화력 5,6호기처럼 발전단가가 저렴한 대형 기저전원이 앞당겨 준공되면서 예비율이 전년보다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해 kWh당 152원 수준이던 SMP가 올해 144원으로 하락해 변동비 수익이 줄었고, 고효율 터빈으로 무장한 신규 LNG복합화력들이 속속 준공되면서 이들보다 발전단가가 비싼 기존 LNG복합들이 그나마 줄어든 급전순위 경쟁에서 밀려난 영향도 있다.

일례로 2008년 6월 준공된 GS EPS 부곡복합 2호기(533MW)는 올해 상반기 1806억원의 매출을 내고도 17억원의 적자를 봤다. 민간발전사 한 관계자는 "작년말까지만 해도 지켜보자는 시각이 많았지만 올해 들어 적자전환이 현실화 되면서 경영진들의 표정이 사뭇 달라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문제는 앞으로가 더 심각하다. 전력당국은 올해말까지 새로 전력시장에 진입하는 신규 발전소가 석탄화력 1.7GW, 원전 1~3GW, LNG복합 6GW 등 최소 10GW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최소 15% 이상의 예비율이 확보되는 동시에 SMP가 추가 하락해 내년부터는 신규 LNG복합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존 발전기들이 고정비조차 회수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최근 10년간 민간발전사들이 LNG복합에 쏟아부은 투자비는 8조원에 육박한다.

앞서 작년 11월 산업조직학회가 수행한 '전력산업 구조'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요 기준 SMP는 내년 122.94원, 2018년 106.27원, 2020년 87.61원 순으로 급락할 전망이다. 또 대규모 기저부하 증설로 지난해 80% 수준이던 LNG 가동률이 2017년 30%, 2020년 20% 등으로 급감한다.  

민간발전협회 관계자는 "이런 와중에 SMP 결정 시 무부하비용을 제외하는 등의 전력시장 제도 개정이 추진되고 있어 발전사들의 위기감이 극에 달해 있는 상태"라면서 "LNG복합의 존립기반 붕괴는 청정발전 축소와 LNG수급 불균형이란 또다른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사안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내년부터 배출권거래제가 시행되면 RPS 이행부담까지 더해 발전사들이 삼중고를 겪게 될 것"이라며 "2001년 이후 13년간 7.46원으로 고정된 용량가격(CP)을 물가인상 수준을 반영해 현실화하고, 실제 LNG복합 설비투자비와 운영유지비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CP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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