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시 천연가스값 1천㎥당 200달러에서 80달러로


 천연가스값 인상 문제를 놓고 벨로루시와 대립해온 러시아가 25일 애초 요구해온 인상폭을 다소 완화해주는 대신 벨로루시의 가스수송망의 절반 이상을 자국에 넘겨달라는 새로운 제안을 내놓았다.

 

러시아 국영가스회사인 가즈프롬의 세르게이 쿠프리야노프 대변인은 리아노보스티 통신과의 회견에서 벨로루시가 국영 가스수송망의 50% 이상을 양도한다면 가즈프롬은 1000㎥당 80달러로 가스값 인상폭을 낮추겠다고 말했다.


벨로루시는 그간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1000㎥당 46.67달러에 공급받았으며, 가즈프롬은 이를 내년부터 4배가 넘는 200달러로 올릴 것을 요구해왔다. 벨로루시 정부가 가즈프롬의 제안을 거부하자, 가즈프롬은 새해 1월1일부터 벨로루시에 대한 가스공급을 중단할 수 있다며 위협했다.

 

양국의 현행 가스공급계약이 6일 후 만료되기 때문에 가즈프롬의 이번 제안이 협상을 돌파구를 열지 주목된다.

 

가즈프롬은 예전에도 가스값을 낮춰주는 대가로 벨로루시 국영 벨트란스가즈 지분의 50%를 확보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벨트란스가즈에 대한 가격평가를 놓고 양국 의견대립이 심해 지금까지 협상이 이뤄지지 못했다. 가즈프롬 고위 관계자는 "가즈프롬은 다른 국가들(독립국가연합 국가들)에 대해 오랜 기간 유지해온 보조금 지원정책을 중단한다"면서 "러시아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집권 후 국익을 고려해 행동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어려운 경우인 우크라이나부터 시작했다"면서 "천혜의 자원에 대해 합당한 가격을 받기 시작한 것"이라고 자국 입장을 두둔했다.

 

이런 가운데 이와 유사한 가스분쟁을 겪었던 그루지야는 내년부터 아제르바이잔과 터키로부터 가스 필요량의 일부를 공급받는 등 공급선을 다변화하기로 했다. 주라브 노가이델리 그루지야 총리는 25일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의 회담 후 기자들에게 "올해말부터 매일 100만㎥ 정도의 가스를 (아제르바이잔으로부터) 공급받을 것"이라며 구체적 가격을 공개하지 않은 채 "가격은 받아들일 만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니카 길라우리 그루지야 에너지부 장관은 내년부터 가스 필요량의 거의 절반을 터키에서 구매하는 계획을 밝혔다고 BBC방송 인터넷판이 25일 보도했다. 터키가 바쿠-트빌리시-에르주룸 수송관으로 조달받는 카스피해 샤흐 데니즈 가스전의 가스 30억㎥ 가운데 8억㎥를 그루지야에 양도하는 것으로 의견이 절충된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 러시아 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노력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루지야는 러시아의 압박을 이기지 못한 채 내년 한 해 2배 인상된 1000㎥당 235달러에 러시아산 가스를 공급받기로 지난주 계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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