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제구실 못하는 생태자연도
[칼럼] 제구실 못하는 생태자연도
  • 서정수
  • 승인 2014.07.2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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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수 박사 / 동국대학교 겸임교수 / 자연환경보전연구소 소장

서정수 박사
동국대학교 겸임교수
자연환경보전연구소 소장
[이투뉴스 칼럼 / 서정수] 우리국토의 자연환경 가치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고시된 생태자연도가 아직도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

환경부는 우리국토의 자연환경 가치를 생태적 가치, 자연성, 경관적 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그 보전 가치에 따라 1, 2, 3등급으로 구분해 만든 생태·자연도 도면을 2007년도에 작성, 고시했다.

이는 1986년 시작된 전국자연환경조사 20여년간의 결과 분석을 통한 것으로 식생과 함께 멸종위기야생동·식물 서식 및 도래 여부, 우수한 경관과 생물다양성 등 자연환경 전반을 평가한 것으로 무엇보다 큰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생태자연도란 산·하천·습지·호소·농지·도시 등에 대해 자연환경을 등급화하여 작성한 지도로서 가장 우수한 자연환경을 보유한 지역을 1등급 권역으로 평가한 것으로 그동안 각종 개발사업 등으로부터 보존돼 왔었다.

고시 당시 생태·자연도에 따르면 1등급 권역은 총 7455㎢로 전 국토(10만144㎢)의 7.5% 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생태자연도는 국토 전반에 대해 보전가치가 높은 지역을 쉽게 파악할 수 있어 각종 행정계획이나 개발계획을 수립할 때 유용하게 활용돼 왔다.

그러나 7여년의 시간이 지난 현재는 그 양상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을 대규모로 벌채해 야생생물의 서식공간 축소, 멸종위기 동·식물 훼손 등 심각한 환경영향을 초래하고 있으며 숲 가꾸기 사업으로 생태자연도 등급을 1등급에서 2·3등급으로 하향조정한 후 별도의 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편법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음은 물론, 생태자연도 등급조정이라는 제도를 악용한 일부 몰지각한 사업주들에 의해 능선축, 생태축은 물론이고 산정상부까지 훼손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

실제 전자의 일들은 부처간 이기주의에 의한 사안이고, 후자의 경우 사업주들의 편법에 기승한 일부 업체의 눈가림식 평가 결과에 의한 것들이어서 더욱 걱정된다.

더 더욱 의심스러운 일들은 등급조정을 승인하는 기관이 법인화된 비국가기관이라는 점이다. 책임의 소재가 불분명하고, 사업주와 결탁의 소지가 농후하며, 한번 훼손된 자연은 그 면적이 확대되는 양상을 보여 생태계의 연결성을 단절하는 큰 오류를 범하게 될 것이란 점에서 실제 본 취지를 도입한 배경과 배치되는 일들이 이미 진행 중이며 향후 발생될 가능성도 매우 농후하다 할 수 있다.

특히 환경영향평가법에는 생태자연도 1등급지로 지정된 권역은 보전을 원칙으로 해 개발을 억제해 왔지만 이를 비웃듯 산림경영계획을 득하여 산림을 훼손한 후, 다시 환경영향평가를 거쳐 개발계획을 추진하는 등 법적 모순과 편법수단이 등장해 전 국토의 7.5%에 해당되던 면적이 지금은 얼마로 축소됐는지 그 상황도 파악할 수 없는 지경이다.

생태자연도 등급조정제도 또한 모순덩어리로 점철되어 있다. 일정한 면적의 격자 속에 해당되는 법정동물의 서식이 확인되지 않으면 해제해 주는 식의 평가를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겠는가? 동물이 움직이지 않고 한자리에 머물지 않는 특성도 고려되지 않은 평가는 그 신뢰성에 의문이 더 할 뿐이다.

한 예를 든다면, 등급조정을 위한 4개의 격자 중 2개의 격자만이 해제되어 개발 가능했을 시 나머지 지역은 물론 인근지역까지 개발로 인한 영향 때문에 자연성이 훼손되어 모두 개발 가능지역으로 편법적으로 진행된다는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평가 및 현장실사에 참여하는 전문인력의 신분에 대한 걱정도 앞선다. 공직자가 아닌 일반 평가업체에 근무하는 인력이 투입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과연 그들로 부터 공정성과 책임감 있는 결과를 기대할 수 있겠는지 재론의 여지가 남는다.

맹점에 맹점이 더한 제도적 모순에 대한 안일한 대처 방식 때문에 온전한 국토의 자연은 속속들이 파헤쳐져 만신창이의 지경에 이르고 있다.

통상 자연생태계 보전을 위해서는 핵심지역(생태자연도 1등급지)을 두고, 연접하여 핵심지역을 보전하기 위해 완충지역(생태자연도 2, 3등급지)을 지정한다.

법적으로 완충지역은 개발 가능해 합법적으로 개발하고, 마지막 보루인 1등급지는 편법에 의해 또 다시 개발되는 악순환이 전 국토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타인 소유의 보전 산림이 개발되는 신비함에 자가 소유의 보전 산림도 개발 가능하다는 등식에 따라 무릇 생태자연도 등급조정 신청건수가 지자체를 비롯한 개인 소유 산림까지 부메랑처럼 무한정 확대되고 있다.

그동안 아름다운 산천의 폐부 깊숙한 곳까지 조각조각 난도질 당한 광경을 이해할 수 없었던 일들이 얼추 머리 끄덕여 헤아려질 터이다.

하루빨리 제도적, 법적, 부처별로 정리되어 더 이상의 패륜적 행태가 재연되지 않도록 전면 재검토해야만 한다.

이를 방관할시 자연으로부터 심판받는 직무유기죄가 성립될지 모른다. 그 결과는 자연으로부터 되돌려 받는 엄청난 재해로 점철되어 질 것이기에 조바심이 난다.

더불어 생태자연도를 관장하는 주무부처도 각종 문제점들을 공론화해 법적근거를 마련할 특단의 노력을 기우리는 의지를 보여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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