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산업단지 전기·가스설비 안전 위험도 심각
전순옥 의원 “보고서 요청 거부…개선의지 없다”

[이투뉴스] 착공 후 20년이 경과한 18개 국가산업단지 내 사업장의 유해화학물질, 전기 및 가스, 폭발성 위험물 관련 설비의 안전위험도가 심각하다는 정부 차원의 정밀안전진단 보고서가 나왔으나 공개를 거부해 파장이 일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전순옥의원에 따르면 한국산업단지공단은 구미, 여수 등 국가산업단지에서 발생한 심대한 안전사고에 대한 국회의 지적에 따라 지난 5월 6일 ‘산업단지 안전관리 개선대책’을 발표하고, 이에 따른 후속조치로 작년 10월부터 약 5개월간 50억원의 추경예산을 투입해 노후화된 18개 국가산업단지 내 811개 중소기업 및 58개 기반시설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을 벌였다.

각 분야별 안전도에 대한 전문성을 보장하기 위해 중소기업 취약설비에 대한 안전진단은 산업안전공단, 환경공단, 소방기술원, 한국전기안전공사, 한국가스안전공사 등이 나누어 맡고 노후 기반시설에 대한 안전진단은 한국시설안전공단이 총괄 주관했다.

전 의원이 자체 입수한 지난 5월 완료된 한국산업단지공단의 ‘노후산업단지 정밀안전진단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전기분야의 경우 안전진단이 실시된 전체 사업장(300개)의 50%가 부적합 판정을 받았고, 가스분야의 경우 확인된 문제점 건수가 944건으로 나타났다. 한편 위험물분야의 경우 74개 사업장에서 지적건수가 1214건에 이르며, 유독물도 234개 사업장에서 739건을 지적받았다. 또한 산업안전분야의 경우 218개 사업장에서 5273건이 지적됐다

전순옥 의원실은 전기 및 가스를 비롯한 중소기업의 취약설비가 심각한 안전상의 문제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각 분야별 정밀안전진단이 일부 부실하게 이뤄졌다고 강조한다. 실제 전기분야의 경우 노후도가 더 심하고 취약중소기업의 비중이 더 많은 반월시화산단(1987년 착공)의 부적합률이 15.5%에 불과한 반면, 노후도가 약한 명지녹산산단(2002년 착공)의 부적합률은 90.9%에 이른다.

가스분야도 마찬가지이다. 명지녹산산단에서 지적된 건수는 전체 대비 16.5%인 반면, 반월과 시화공단의 경우 각각 9.7%와 4.2%에 불과하다. 이와 달리 위험물, 유독물과 산업안전의 경우 명지녹산산단 보다 반월시화산단의 문제점 지적건수가 훨씬 더 많다.

이와 관련 전순옥 의원실은 정밀안전진단 결과를 보다 세부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각 분야별 최종보고서 및 개별사업장 보고서를 한국산업단지공단에 요청했으나, 산업통상자원부 입지총괄과의 지시에 따라 제출할 수 없다며 거부당했다.

전순옥 의원은 “ 차례 대형 안전사고의 발생으로 인해 노후산업단지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이 어렵게 이뤄지고, 이를 위해 국민의 혈세인 추경예산 50억원까지 투입된 조사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하지 않는 것은 박근혜정부의 불통·밀실행정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세월호 참사를 통해 국민과 노동자의 안전문제가 시대적 화두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참사 100일을 맞는 오늘 산업통상자원부가 보여주는 태도는 정부가 여전히 안전불감증에 빠져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질타했다.

이어 전순옥 의원은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위원들이 제시했듯이 산업단지 안전관련 소관부처의 재조정 및 관계 법령의 재구성, 재난발생 시 단계별 대응매뉴얼 구축, 합동방재센터의 기능 강화, 산업단지 시설의 안전진단 정기화, 안전 거버넌스 체계의 수립 등 산업단지 안전관리체계의 정립을 위한 로드맵을 마련하고 법제도 정비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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