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정책개입의 골디락스존
[칼럼] 정책개입의 골디락스존
  • 김창섭
  • 승인 2014.08.04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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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섭 가천대 에너지IT학과 교수

김창섭
가천대
에너지it학과 교수
[이투뉴스 칼럼 / 김창섭] 일전에 UN에서 주관하는 국제전문가회의에서 지구차원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당시 에너지와 관련해 고갈성과 환경성의 두 축을 중심으로 지속가능성을 분석했고 그 결과 환경성의 위기가 더 심각하다고 주장하는 내용이었다. 고갈성의 대표주자는 피크오일 논의이고, 환경성의 경우 기후변화다. 그 연구의 결론은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정책적 개입(Policy Intervention)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사실 각국 정부는 이미 다양한 방식을 통해 이러한 정책개입을 해오고 있다. 각국은 정부차원의 기술개발사업을 추진해왔고 에너지효율화에 대한 규제프로그램과 국가간 파트너십 프로그램 등도 운영해왔다. 또한 청정개발체제 및 배출권거래 등 새로운 메커니즘을 개발하여 운영하기도 했다. 문제는 정책개입의 정당성이 아닌 실효성이라고 할 수 있다. 누가 에너지절약과 온실가스저감을 반대할 것인가. 우리나라는 운용 중인 정책들의 다양성으로는 어느 나라에 비해 부족하지 않다. 다시 강조하지만 정책개입의 실효성이 문제다.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정책목표(Target)와 정책수단들(Measures)과의 조화가 핵심이다. 조화가 부족할 경우 시책의 효과가 없는 전시성 시책으로 전락하거나 혹은 효과에 비해 사회적 비용이 과다하게 지출된다. 누구나 기준을 만족하는 규제는 무의미하고 누구도 그 기준을 충족할 수 없는 경우도 무의미하다.

그럼에도 실효성이 전혀 담보되지 않는 두 가지가 작동하는 경우가 많다. 왜 그런가. 누군가는 이로 인해 이득을 보기 때문이다. 전자는 시책을 개발하는 것 자체가 성과인 관료주의가 있다. 누군가는 정책을 도입한 것만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한편 후자의 경우에도 그러한 과도한 목표를 관철시킨 것만으로 이득을 보는 선명성을 먹고사는 집단이 존재한다. 물론 이러한 실효성 없는 노력은 결국 모두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고 우리 모두가 루저가 된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정책개입의 정당성뿐 아니라 그 실효성에 대한 검증을 엄격히 해야 하는 것이다.

만약 정책개입이 원래의 순수한 의도를 관철시키기 위해서라면 목표의 설정과 정책수단의 선택에 사심이 없고 전문성에 입각한 접근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비용효과성에 대한 검증도 요구된다. 그러한 측면에서 정책이 생존하여 소기의 성과를 창출하는 선택가능한 영역(목표와 수단)은 대단히 좁을 것이다. 즉 정책개입에도 ‘골디락스존’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최근의 경향을 보면 예전과 달리 과다한 목표설정으로 오히려 정책의 권위와 실효성을 상실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가장 대표적 사례로 기후분야의 국가감축목표를 들 수 있다. 정부가 국가감축목표 30%를 고수함으로 인해 오히려 기후변화대응에 대한 공감대가 줄어드는 기이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최근의 배출권 할당과 거래제를 둘러싼 논쟁이 그러하다. 기후변화에 대한 근원적 논쟁은 사라지고 갈등만 남아서 소소하지만 실질적인 사업들은 오히려 위축되고 있지 않은가. 한방에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어리석고 위험하다. 이러한 기이한 현상은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통해서도 보여진다. 제주실증을 통해 각 컨소시엄들은 적절한 비즈니스모델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 녹색성장의 새로운 엔진을 찾을 수 있다는 기대에는 실망스러우나 제주실증사업은 테스트베드로서 그 목적한 바의 소기의 결과를 도출한 것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금광이 있는 것처럼 주장함으로써 정부의 정책에 대한 산업계와 전문가그룹의 신뢰를 계속 약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없으면 없는 것이다. 단기적인 정책의 의욕이 시장을 압도할 수 없으며, 없는 기술을 만들 수는 없다. 정책개입은 신중하고 솔직해야 한다. 골디락스존은 그 만큼 더 좁아진다.

그러므로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 정책을 설계하고 개입할 경우 충분한 정보수집과 이해당사자들의 최소한의 공감대에 바탕해야 한다. 보조금과 규제강도가 클수록 일견 성공가능성이 높은 것이 사실이지만 이는 동시에 누군가의 비용(세금이거나 사업자부담)이다. 한정된 재정하에서는 그 만큼 그 정책의 실행력은 줄어드는 것이다. 어느 기술이 더 적합할지, 어느 기업이 더 우월할지를 누가 판단할 것인가. 정책적 용어를 더 잘 구사하는 기업이 정책개입 시장에서는 더 우수한 기업으로 인식되는 아이러니가 있다. 또한 설정한 목표에 비해 수단이 부족하다면 그 정책의 목표는 허황된 것으로서 정책의 권위는 이미 추락한 것이다. 따라서 그 좁디좁은 골디락스존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준비가 필수적이다. 그런데 요즘 정부가 지나치게 자주 세세히 시장에 개입하고자 한다. 녹색성장이나 창조경제와 같은 단어를 앞세우며 피리를 불어대는 전문가들도 너무 많다. 경험상 많은 정책개입은 골디락스존 안착에 실패한다. 역시 과세와 요금이라는 전통적인 방법이 가장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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