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ㆍ정유ㆍ석유화학 및 경영 지원 취약


건설교통부와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우리 건설업계가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이 160억달러에 달해 최근 9년간 최고의 실적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 부문의 주종을 이루고 있는 효자 상품군에 보다 심층적인 역량 강화가 절실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과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하 건기연)에 따르면 우리 업계가 담수화와 화력발전 플랜트 분야에서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나 가스ㆍ정유ㆍ석유화학ㆍ경영지원 분야에선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특히 국내 건설시장이 매우 경색되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하는 상황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이러한 결과는 건기연의 '우리 건설 기술 수준 지표'와 건산연의 최근 해외 건설 플랜트 분야 상품별 엔지니어링 및 건설기업 가운데 상위 5위내 있는 업체 실무 전문가 4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를 통해 나타났다. 

건산연 조사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해외 건설시장에서 선도 기업의 수준을 100으로 평가했을 경우 우리 업체들의 상품별 기술 및 경영 지원을 종합했을 경우 가스 62.6, 정유 63.1, 석유화학 65.7, 담수화 75.3, 화력발전 71.9, 초고층 69.0, 개발 79.0으로 평가했다. 

또한 상품별 기술 경쟁력 종합 점수 비교에서 라이선스, 기본설계, 상세설계, 구매ㆍ조달, 제작ㆍ시공, 시운전ㆍ유지관리 등 항목을 통해 평가를 실시한 결과 평균 담수화 82.3, 개발 81.9, 화력발전 80.1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특히 담수화와 화력 발전 플랜트의 기술 경쟁력은 해외 선진기업과 거의 모든 부문에서 경쟁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담수화와 화력 발전 플랜트 역시 경영과 지원이라는 평가가 더해졌을 경우 감점요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이번 조사결과에서 드러났다.

반면 이번 평가에서 가스(68.5), 정유(69.2), 석유화학(69.9)은 낮게 집계돼 우리 업계의 경쟁력이 취약한 분야인 것으로 평가됐다.

전문가들은 평균 부가가치 영역이라 할 수 있는 라이선스 분야와 관련해 가스 38.3, 정유 42.2, 석유화학 45.7을, 기본설계 항목에서는 가스 53.0, 정유 51.2, 석유화학 49.8로 평가했다.

우리 업계가 가스ㆍ정유ㆍ석유화학 플랜트 분야에 있어  해외시장에서 승부를 겨룰 수 있는 기술 경쟁력이 제작과 시공에 국한돼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한편 국내외적으로 많은 실적과 사업이 추진중인 해외 건축시장의 유망상품인 초고층 빌딩의 경우 제작과 시공을 제외한 전반적인 역량이 조사대상 상품 가운데 최하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파이낸싱 등 금융, 계약ㆍ클레임, 리스크 관리, 기술개발 투자 부문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를 받았다.

이 같은 조사결과를 통해 건산연은 우리 건설업계가 건설 상품 분야에서 보다 심층적인 역량진단이 필요하며 부가가치 핵심역량으로의 제고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업계가 상품 역량에 대한 심층적인 검토를 수행해 역량 강화 전략을 추구함과 동시에 고부가가치인 라이선스와 기본설계기술이 취약하다는 점은 꾸준한 R&D와 해외 선진기업과의 제휴, 업체간 인수ㆍ합병(M&A) 등이 요구된다는 게 건산연 설명이다.

또한 비기술 요소인 경영 및 지원 부문과 함께 파이낸싱과 금융 부문 역시 취약하다는 점은 최근의 해외 건설 시장에서 무형의 막대한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는 만큼 업계와 정부가 촉각을 세워야 한다고 건산연은 강조했다.

조사를 맡은 최석인 건산연 책임연구원은 "앞으로 우리 기업들의 해외시장 수주 패턴과 크기에 따라 일정 주기로 상품별 선도기업들을 대상으로 유사한 분석을 지속적으로 수행할 필요가 있다"며 "기업과 정부의 투자와 지원강화와 함께 1차적으로 소수의 전문기업 혹은 스타기업군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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