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원가 외부비용 가중…전기료 상승 시간문제
발전원가 외부비용 가중…전기료 상승 시간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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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복 기자
  • 승인 2014.08.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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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PS 이행비용·배출권거래제 시행·원자력 수용성 저하 '3중고'

[이투뉴스] 그동안 우리국민은 값싸고 질좋은 전기를 풍족하게 사용해 왔다. 공급위주 에너지정책이 경제성장을 촉진하고 산업경쟁력을 뒷받침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불과 수년사이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저렴한 전기공급의 일등공신이었던 원자력에서 국민들이 등을 돌리기 시작했고, 석탄화력은 온실가스 규제로 발전단가 상승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전환을 서두르고 고강도 수요관리책을 도입하는 게 정답이지만, 이 역시 당장 상응한 비용을 국민이 지불해야 한다는 문제가 남는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우리 국민들의 속내는 어떠한가. 원자력도, 석탄화력이나 송전탑도 '결사반대'지만 여전히 과거처럼 값싼 전기혜택을 누리고 싶어한다.

연료가격 등 발전원가 자체도 상승했고 원가에 아직 반영하지 않은 외부비용도 산적해 있는데, 전기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만 나오면 일단 강한 거부감을 드러낸다.

물론 이렇게 된데는 지난 수십년간 표퓰리즘으로 국민을 길들인 정치와 정부의 책임이 가장 크다. 제값을 지불하고 전기를 써야한다고 설득하기보다 요금을 억누르고 표심을 얻는데 급급했다.

과거야 어찌됐건 막다른 길에 다다른 에너지정책은 이제 정부와 국민의 선택에 따라 갈림길에 서게 됐다. 핵심쟁점은 이 시기를 어떤 전략으로 얼마나 빠르게 돌파할 것인가로 귀결된다.

발전원가 상승 압박하는 외부비용 = 극단적으로 향후 전기요금은 오를 일만 남았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저렴한 값으로 풍족한 전기를 향유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같은 '가격인상 불가피론'의 중심엔 전기의 원료인 1차 에너지 수급 전망과 그동안 발전원가에 반영하지 않았던 외부비용이 있다.

우선 국내 생산전력의 60~70%를 감당하고 있는 유연탄·천연가스의 가격전망이 불안하다. 고도 경제성장을 구가하고 있는 중국, 인도 등 신흥국과 비OECD 국가들의 수요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이들이 세계 에너지시장에서 우리와 한정된 자원을 놓고 본격적인 확보전을 펼치면, 세계 2위 석탄·천연가스 수입국인 한국은 그 영향을 피할 수 없는 처지에 있다.

일각에선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는 셰일가스는 산유국이나 자원수출국들의 패권지도를 바꿔놓을지언정 국내 에너지가격 안정화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그동안 발전원가에 반영하지 않았던 외부비용도 전기료 인상을 시시각각 압박하고 있다.

당장 내년부터 배출권거래제가 시행되면 국내 전력생산의 약 40%를 맡고 있는 석탄화력의 발전단가 인상이 불가피해진다. 전력당국은 이 부문에서만 한 해 조단위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말까지 전기료 인상을 유보하겠다는 정부가 "내년에 배출권 거래제가 시행될 경우 다시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발생할 수 있다"고 단서를 단 배경이다.(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발언)

여기에 지난달부터 부과되는 발전용 유연탄 개별소비세(kg당 19원), 해마다 상승하는 발전사들의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이행비용도 시차를 두고 최종 요금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배출권) 할당량 등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런 요인을 액면그대로 반영하면 현재보다 최소 15% 이상 요금을 올려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말했다.

사회적 수용성 저하로 앞날이 불투명한 원자력발전도 복병이다. 지금까지 원자력은 가장 낮은 발전단가로 국내 전력 사용량의 30~40%를 공급하며 전기요금의 안전판 역할을 했다.

하지만 신규 원전건설과 기존 원전의 수명연장(계속운전)은 시계제로 상태다. 여기에 사고위험비용 등 사회적 비용을 발전원가에 반영해야 한다는 요구도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전기요금과 직결된 원자력계 현안은 ▶안전규제 확대 등에 따른 이용률 저하 ▶신규 원전건설 및 수명연장 여건 악화 ▶발전원가 상승요인(건설 및 폐로비·사용후핵연료 처리비) 누적 등이다.

◆ 핵심쟁점은 에너지전환 속도 = 이처럼 급변한 전력수급 환경속에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많지 않다. 관건은 결국 비용과 그 부담주체인 국민의 의지다.  

비용부담이 크더라도 재생에너지나 천연가스발전 비중을 단기간에 크게 늘리거나 기존 석탄·원자력 비중을 서서히 줄여가면서 에너지전환의 속도조절을  모색할 수 있다.

전력당국 관계자는 "결국 이행속도와 전략의 논쟁"이라면서 "다만 배출권거래제를 당장 가는 게 맞는지, 어떤 전략을 선택할지는 국익 차원에 고심할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요분과 실무소위원회는 최근 한전에서 2차 소위를 열어 7차 계획이 현행 전기료 원가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 시뮬레이션 모델을 공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소위에 제시된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9년까지의 전기요금은 저원가 발전기 확충으로 SMP가 떨어져 단기적으로는 하락하나 장기적으론 신재생 구입비와 연료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상승할 전망이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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