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모든 에너지원들은 에너지시장에서 제각각 제로섬 경쟁을 벌인다. 또 이 시장의 생태계는 시대적 요구와 기술발전에 따라 우열이 달라지고 있다. 경제성과 접근성이 최우선 가치였던 1,2차 산업혁명 때는 석유와 석탄이, 지속가능성이나 환경성을 중요시하는 최근에는 재생에너지와 셰일가스 등의 대안에너지가 주목받고 있다.

전력생산을 목적으로 하는 발전원들도 마찬가지다. 산업화 시대를 이끈 석탄화력발전소는 온실가스와 환경규제가 본격화되면서 입지가 쪼그라들고 있고, 이를 대체할 전원으로 부상해 한때 춘추전국시대를 구가한 원자력발전도 사고위험과 사용후핵연료 처리문제에 발목이 잡혀 미래가 불확실한 처지가 됐다.

이 틈에 재생에너지가 비약적으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난무했지만, 세계 경기침체의 격랑과 이미 에너지패권의 헤게모니를 쥔 기존 전원들의 등쌀에 ‘재생에너지를 통한 3차 산업혁명’의 꿈은 일찍 터뜨린 샴페인이 됐다. 물론 인류가 지속가능한 새 에너지를 찾을 때가지 이들 전원의 자리다툼은 지속될 것이다.

한 가지 안타까운 것이 있다면 최근 들어 각 전원 간 경쟁이 소통과 융합을 강조하는 시대흐름을 거슬러 지나치게 배타적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과정만 봐도 ‘사회적 편익이 극대화되는 전원믹스 도출’이라는 취지가 무색하게 일단 경쟁전원 깎아내리기에 혈안이 된 모습이다. 

가령 원자력·석탄화력 진영은 “신재생은 발전단가가 비싸 경제성장을 저해한다”거나 “태양광은 전자파를, 풍력은 엄청난 소음을 유발한다” 등의 근거없는 비방을 흘리는 경향이 있다. 이에 맞서는 신재생 진영도 “실제 원전 발전단가는 에너지원중 가장 비싸다”며 맞불을 놓고 있다. 양측의 논쟁을 관망하는 LNG복합 진영은 "그래서 가스발전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며 양비론을 편다.

다른 전원의 장점을 인정하지 않고 단점만 부각시키는 '제 논에 물대기식' 선전 일색이다. 좀 더 시야를 넓혀 타전원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장단점을 보완하려는 노력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런 구도에서 산업간 융합을 통한 신산업 창출을 기대하는 것은 연목구어나 다름없다. 전력산업도 제로섬 경쟁이 아니라 포지티브섬 경쟁을 꾀해야 할 때란 지적을 새겨 들어야 한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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