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비정상적인 물사용량의 정상화
[칼럼] 비정상적인 물사용량의 정상화
  • 한무영
  • 승인 2014.08.18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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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무영 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한무영
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이투뉴스 칼럼 / 한무영] 12:133, 이 수치는 명량대첩에서 조선과 일본의 전함의 숫자를 비교한 수치다. 아무도 생각할 수도 없는 비정상적인 수치이지만 한 장수의 지략과 용기로서 백성의 도움과 지지를 받아서 승리를 거둘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120:350은 독일과 한국의 한사람당 하루에 사용하는 물의 양을 리터로 표시한 수치의 비교다. 우리국민은 독일국민보다 2~3배의 물을 많이 사용한다. 이 수치는 우리 정부의 과거 몇 십년간의 상수와 하수등 물관리 정책의 근간이 돼 왔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는 물이 부족하므로 댐, 정수장, 관로의 건설 등 공급위주의 대응방안만을 제시해 왔다. 하지만 물을 어느 용도에 얼마나 사용하는지를 파악하고, 각 사용처별로 합리적으로 줄이는 소비자측 대응방안의 실천은 매우 미흡했다. 이것은 마치 자녀가 용돈을 어디에 사용하는지 확인도 안하고, 달라는 대로 용돈을 주려하는 철부지 부모와 같다. 다른 애들이 용돈을 어디에 얼마나 쓰는지 비교만 해보면 답이 금방 나온다. 이것을 보면 우리나라의 물사용량과 절수정책은 비정상적이다.

그 결과 엄청난 양의 에너지와 돈의 낭비가 되며, 하천수질의 오염의 원인이 되었다. 상수도 1톤을 정수장에서 처리해서 가정까지 운반하는 데는 0.24 kWh의 에너지가 든다. 사용된 물은 그대로 하수가 되어 나가기 때문에 수자원의 총량에서는 변함이 없지만, 그것을 운반하고 하수처리 하는데 또 1.2~1.3 kWh의 에너지가 든다. 특히 비가 많이 올 때는 들어오는 하수를 다 처리 못한 채로 방류되어 하천을 오염시키기도 한다. 이러한 모든 비용은 모두다 우리 시민의 세금에서 충당된다. 깨끗한 강물을 퍼서 더럽게 해서 다시 버리는데 엄청난 에너지와 돈을 계속해서 쓰고 있는 셈이다.

다시 말하면 수돗물을 아끼면 1톤당 약 1.5kWh의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으며, 하천의 수질 오염을 방지할 수 있다. 그것을 만들기 위한 물인프라의 건설과 유지관리에 드는 엄청난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비정상적인 물사용량을 아주 쉽게 정상화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 그것은 화장실변기를 초절수형으로 바꾸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고속도로 휴게소의 변기 한개를 예로 들어보자. 보통의 변기는 한번 누르면 13리터가 사용된다. 한시간에 10명, 하루 10시간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하루에 1.3톤의 물을 쓰게 된다. 일년 365일이면 500톤가량, 만약 20년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변기 한개가 전 생애에 걸쳐 사용하고 버리는 물의 양은 1만톤이고 에너지는 1만5000 kWh가 사용된다. 만약 이 한 개의 변기를 일회당 4리터를 사용하는 초절수변기로 교체하면 7500톤의 하천수를 퍼올리지 않아도 되고, 1만kWh의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이 수치에다 전국의 변기의 개수를 곱하면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절약하고 수질을 보전하는 길이 된다. 변기를 초절수형으로 바꾸면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므로 원자력발전소를 줄이는데 커다란 역할을 할 수 있다.

물사용량의 정상화 방안을 기술, 경제, 사회적 차원에서 살펴보자.

먼저 기술적으로 독일 등 선진국의 경우에는 초절수형 변기만 판매, 사용하도록 의무화되어 있으니, 국내에도 그러한 기술의 도입이나 개발을 적극 유도하고 의무화하면 된다. 물론 소비자가 사용할 때 냄새나 미관 등 불편을 느끼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이것을 뛰어넘어 소음을 줄이고, 아름답고 편리한 화장실로 바꾸는 기술까지 포함하면 금상첨화가 된다.

국가경제로 보면 댐과, 정수장과 하수처리장과 하천수질관리를 하는데 엄청난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계획중인 중소형 댐 한개의 건설비용이면 전국의 변기를 모두 다 바꿀 수 있다. 공공기관의 경우 교체비용은 1~2년 이내에 상하수도 요금 절약으로 회수될 수 있다. 정부에서는 물절약회사가 초기비용을 투자하고 서서히 회수하도록 하는 WASCO라는 제도를 만들어 놓았으니 사업체가 마음만 먹으면 초기비용 없이 변기를 바꿀 수 있다.

사회적인 협조가 중요하다. 시민들 각자가 물을 어디에 얼마나 쓰는 것을 스스로 계산해보고, 변기가 바로 물과 에너지를 잡아먹는 하마라는 것을 알도록 하는 순간 변기를 바꿀 필요를 느낄 것이다. 시민들이 비용의 부담이나 사전사후에 불편을 전혀 느끼지 않도록 한다면 교체를 하는데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정부에서 무료교체 또는 교체시 보조금 지급 등을 제도화 해서 실천하고 있다.

이를 위한 행동전략으로 다음을 제안한다.

정부에서는 합리적인 연간 절수목표량을 정하고 그에 따라 국가적인 물관리 정책을 다시 수립해야 한다. 각 지자체에서는 몇 가지 모범사례를 발굴, 홍보하고, 그것을 토대로 시민들이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사용량이 많고 홍보효과가 큰 공공시설과 학교 등 교육시설을 최우선순위로 변기를 초절수형으로 교체한다. 또한 시민단체와 협력하여 절수형 사회를 만드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한다. 만약 변기에서의 절수정책이 성공한다면, 세탁이나 샤워 등도 교체하여 가정에서의 물사용량을 줄이고, 공업용수 사용량이 많은 기업이나 농업용수 등에서도 물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방법을 제안하고 실현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방법은 에너지 등 다른 자원의 절약에도 적용되며 시민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힘을 스스로 깨닫게 육성하는 것이다.

우리 국민들이 리더의 영도하에 힘을 합치면 불가능해 보이는 것도 가능케 한다는 것을 명량해전에서 보았다. 물관리의 목표는 국민을 향한 것이 되어야 한다. 이 목표를 세계로 향한다면 전세계 사람들의 신망을 받을 것이다. 전세계적인 물부족과의 전쟁에서 우리에게는 12척의 배를 대신할 물절약의 전통과 남을 위하는 정신이 남아 있다. 이것을 정상적으로 활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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