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안위, APR+ 표준설계 인가 의결
경제성·안전성 제고…신규원전에 반영할 듯

▲ apr+ 원전 조감도

[이투뉴스] 한국형 차세대 원전(APR 1400)보다 설비용량과 안전성을 높인 차세대 신형원전이(APR+) 개발됨에 따라 국산원전이 '1기=1500MW' 시대를 열게 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위원장 이은철)는 지난 14일 제28회 원자력안전위원회를 열어 한국수력원자력(사장 조석)이 신청한 1500MW급 가압경수로형 APR+ 표준설계 인가를 의결했다고 17일 밝혔다.

표준설계인가는 원전 사업자가 동일한 설계의 발전용원자로 및 관계시설을 반복적으로 건설하려 할 때 안전규제 당국이 해당설계의 안전성 등을 심의해 이를 인가해주는 제도를 말한다.

향후 한수원이 상세설계만 추가해 건설허가를 신청하면 원안위 심사를 거쳐 당장 해당 원전을 짓는것도 가능하다. 정부 R&D로 추진된 APR+ 개발이 표준설계인가를 받은 것은 개발착수 만 7년여만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150만kW급 신형 노형을 확보함에 따라 해외수출시장을 다변화하는데 효과가 클 것"이라며 "기술적 측면에서도 일부 미자립 기술품목까지 100% 국산화해 설계에 적용했다"고 말했다.

◆ 주력원전 세대 교체 가속화 = 국내 가동 원전 23기(基)중 11기는 설비용량이 1000MW(=100만kW)이다. (나머지 12기는 950MW 미만)

원전 기술자립 이후 한국표준형원전(OPR 1000)으로 건설된 한빛·한울 3~6호기·신고리 1~2호기·신월성 1호기 등이다. 그래서 통상 원전 1기의 설비용량은 1000MW로 통용돼 왔다.

하지만 OPR 1000보다 용량을 400MW 키운 차세대 원전(APR 1400) 건설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주력원전은 기존 1000MW급에서 1400MW급으로 세대교체를 예고하고 있다.

막바지 시험성적서 위조케이블 교체 작업이 한창인 신고리 3,4호기와 건설중인 신한울 1,2호기, 아랍에미리트(UAE) 수출원전 4기 등이 모두 APR 1400 노형으로 건설되고 있다. 

2019~2022년 사이 준공 예정인 신고리 5,6호기와 신한울 3,4호기도 같은모델로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이번에 표준설계 인가를 획득한 APR+는 기존 한국표준형원전(OPR1000)과 차세대 원전(APR 1400)을 토대로 구조적 안전성을 한층 개선한 차세대 신형원전이자 국내 최대 설비용량 원전이다.

기존 ARP 1400 대비 전기생산 능력이 10% 가량 많다. 자동차에 비유하면 마력이 증대된 하이엔드 트림이 추가 출시된 것으로, 국제 원전시장에서 선택의 폭도 그만큼 넓어지게 됐다.

한수원은 원전설계핵심코드 등 미자립 기술까지 완전 국산화한 이 원전 플랜트 2기를 수출할 시 약 100억 달러에 달하는 외화획득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후쿠시마 사고와 같은 전원상실 사고 시에도 원전 냉각이 가능한 피동보조급수계통 3차원 모형도

◆ 안전성·경제성 동시 제고 = APR+는 APR 1400보다 추가로 설비용량을 100MW 늘린 것 외에 세계 원전시장의 안전성 제고 니즈에 발맞춰 안전성을 크게 높인 것이 특징이다. 

우선 대형항공기 충돌처럼 엄청난 충격이 원자로에 가해지대라도 원자로 건물과 보조건물 등이 여유있게 견딜 수 있도록 구조물 안전성을 개선했다.

원자로건물 돔 부위 벽 두께를 APR 1400 노형(107cm)보다 15cm 키웠고, 보조건물 두께도 종전 122~137cm에서 152cm로 한층 두껍게 설계했다.

이와 함께 발전소 두뇌에 해당하는 주제어실(MCR)과 원격제어실(RSR) 등이 항공기 충돌이나 화재발생 등 외부충격과 돌발상황에 보호될 수 있도록 안전설비를 4중화하고 물리적으로 4분면 격리설계했다.

특히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국내 전 원전에 추가 설치하고 있는 피동형 수소제어계통 및 방수문을 표준설계에 반영했으며, 정전에도 발전소 안전정지와 냉각이 가능한 피동보조급수계통을 갖췄다.

피동보조급수계통은 전원상실 사고 시에도 중력과 같은 자연력으로 냉각수를 연속 공급할 수 있는 장치로, 2대의 냉각수조와 4대의 열교환기 및 관련 배관과 밸브로 구성된다.

국내에서 독자 개발해 설계한 것으로 APR+ 표준설계에 처음 적용해 규제기관의 설계인증을 받았다.

원전의 경제성을 높여줄 요소도 대폭 추가 됐다. APR+는 모듈형건설 등 최첨단공법을 활용해 APR 1400기준 52개월이었던 건설공기를 36개월로 크게 단축했다.

또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한전원자력연료가 순수 국내기술로 독자개발한 고성능 고유연료로 사용하고 핵연료 집합체를 APR 1400 대비 16개 늘려(257개) 전력 생산능력을 100MW 키웠다.

한수원 관계자는 "APR+ 기술개발을 통해 수출시장 다변화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며 "우리나라가 세계 원전시장을 견인하게 되는 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APR+ 노형은 삼척·영덕 등 신규 원전건설 시 반영돼 국산원전의 첫 1500MW 시대를 열 전망이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이투뉴스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빠르고 알찬 에너지·경제·자원·환경 뉴스>

<ⓒ모바일 이투뉴스 - 실시간·인기·포토뉴스 제공 m.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