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앨지시스템스社, 독자기술로 상업성 높여 주목

▲ 미국 앨지시스템스사가 알라바마주 모빌만에서 조류와 하수를 섞어넣은 비닐 부유물을 바다위에 띄워놓았다.

[이투뉴스] 많은 기업들이 조류를 이용한 바이오연료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음에도 이렇다 할 성과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조류는 성장속도가 빠르고 고에너지 연료로 변환되는 지방질 등 유용한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차세대 연료원으로 각광받았다. 그러나 분자 추출이 복잡할 뿐만 아니라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등의 문제점이 있어 아직 상업적 단계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조류를 이용한 바이오디젤 생산 공정의 단가는 석유 디젤 공정에 비해 높아 경제성이 없는 현실이다.

하지만 상업적으로 경쟁력있는 공정만 개발되면 조류는 매력적인 바이오연료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현재까지 조류를 이용한 시장성 있는 제품으로는 고가의 피부 화장품이 유일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국 네바다 주의 한 회사가 알라바마 주에 조류를 이용한 바이오디젤 시범 생산 공장을 운영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앨지시스템스(Algae Systems)라는 이 회사는 3가지 일을 동시에 진행함으로써 조류로부터 디젤 연료를 만들어 이윤을 창출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선 조류로 도시 하수를 정화하고, 잔류물은 농장물 비료로 판매할 수 있다. 아울러 선진 바이오연료라는 점으로 크레딧(REC)을 받을 수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연료 뿐 아니라 식수를 생산하고 시 당국으로부터 하수를 처리하는 비용을 받아 이윤을 낼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또 다른 수입원으로는 환경보호청(EPA)가 선진 기술을 이용한 바이오연료를 생산하는 회사에게 제공하고 있는 재생에너지 크레딧 확보도 가능하다.

정유회사들은 재생에너지원을 혼합 판매해야 한다는 법을 준수하기 위해 이 크레딧을 구입하고 있다.

계획대로 일이 진행될 경우 이 연료가 태워질 때 공기 중에 배출되는 것보다 더 많은 양의 탄소가 제거될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 회사의 핵심 기술인 '열수 액화 시스템'은 화씨 550도 이상에서 조류와 다른 하수 고체를 데워 원유와 유사한 액체로 만든다.

회사는 이 액체를 어번 대학교로 보내 이 곳의 연구원들이 수소를 더해 디젤 연료를 생산하게 된다. 이는 정유 과정에서 쓰이는 흔한 과정이기도 하다.

독립 연구소인 인터텍(Intertek)은 이 곳에서 만든 디젤 연료가 산업 기준에 부응한다고 밝히자 열처리 공정이 여러 과학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DOE)는 앨지 시스템스가 열수 액화 시스템에 필요한 추가적 작업을 위해 SRI 인터내셔널과 맺은 파트너십에 400만달러 보조금을 최근 수여했다.

연구원들은 이 시스템이 하수의 병원균 등 다양한 위험 물질을 처리하는데 이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분야 전문가인 어스틴 텍사스 대학교의 해릴 버버로글루 기계공학과 교수는 앨지시스템스사와 관련은 없지만 이 회사의 열수 공정이 조류 사업의 애로를 타개할 수 있는 잠재성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전까지 지방질을 추출하는 방법은 매우 에너지 집약적이었다"며 "조류를 탈수시키고 세포벽에 구멍을 뚫어 모든 분리 기술을 이용해야만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번 기술은 고온으로 지방질 뿐만 아니라 단백질과 탄수화물 등을 추출해 다양한 제품을 만들 수 있다. 그는 "분자를 깨뜨리는 굉장한 방법"이라고 극찬했다.

그럼에도 이 바이오 연료에는 질소와 황 같은 중금속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많은 과제들이 남아있다. 버버로글루 교수는 "지금까지 나온 공정들 중 제일(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앨지시스템스 경영진들은 멕시코만 미시시피강 초입에 위치한 이리호를 뒤덮은 녹조가 내뿜은 인과 질소 등 오염물질이 시범 공장에서 소비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리호에서 확산된 녹조 현상으로 지역 주민 50만 명의 식수 공급에 지장이 생겼다. 현재 이리호에는 '데드 존'이 형성돼 있으나 이제는 녹조가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운명이 뒤바뀌었다.

앨지시스템스는 나이키가 제조한 거대 비닐 봉지에 하수와 조류를 넣고 물에 띄웠다. 알라바마주 모빌 만의 물은 적정 온도를 유지해 조류가 살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고 물결은 봉지 속 혼합물을 섞는 역할을 한다.

유전자 변형 조류를 이용한 연료 생산을 시도한 다른 회사들과 달리 앨지시스템스는 자연적인 방법을 이용하고 있다며 차별성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초기 결과물이 매우 좋아 일본 대기업인 IHI는 1500만달러를 이 회사에 투자하기로 했다. 앨지시스템스는 시험 공장을 상엉용 규모로 생산하기 위해서 8000만달러에서 1억달러가 필요한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에서 많은 바이오연료 회사들은 상업화 실패로 쓴맛을 봐야했다. KiOR사는 목재를 이용한 합성 연료를 생산하기 위해 2억달러 이상을 투자했으나 최근 문을 닫았다.

유명한 스위스 화학 공장의 자회사인 Ineos Bio사는 1년 전까지 목재 폐기물에서 상업용 수준의 에탄올을 생산했으나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가 발생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생기업들은 시범 수준에서 상업적 단계로 사업을 끌어올리는데 한계에 부딪히고 좌절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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