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에너지기구 전망

기록적인 경제성장을 이어나가고 있는 중국이 오는 2030년 전체 석유소비량의 80%를 수입에 의존해야 한다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전망이 나왔다. 이 같은 예측은 올 하반기 중국 내에서 발표된 '2010년 50% 전망'에 이어진 내용으로 중국정부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지난 2003년 일본을 넘어 세계 2위의 석유 대(大)수입국이 된 중국이 2030년에 이르면 석유 소비량의 80%를 수입에 의존해야 할 것"이라며 "석유정제산업의 기술수준을 높이고 비합리적인 석유제품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996년 2280만톤에 불과했던 중국의 원유수입량은 2004년 1억1700만톤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에는 사상 최고치인 1억3600만톤을 나타냈다. 이는 세계 석유무역량의 6%에 해당하는 막대한 양이다.

 

IEA는 보고서에서 "10년 전만 해도 원유 수입의 70%를 예멘과 오만 등의 국가에서 수입했던 중국이 지금은 수단ㆍ이란ㆍ러시아 등 수입원을 다원화하고 있다"면서 "사우디아라비아와 포괄적인 에너지협정을 맺고 베네수엘라와 여러 차례 에너지 협상을 진행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IEA는 또 "중국석유해양총공사는 최근 27억달러를 투자해 나이지리아 유전지분을 인수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며 "석유확보를 위해 산유국들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노력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국제사회가 '에너지블랙홀' 중국의 움직임에 우려의 시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정작 중국당국은 태평하다. 에너지 소비량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석유수입량은 전체 교역량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장궈바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은 최근 "국내 매장석유를 개발하는 노력과 함께 에너지절감, 대체에너지개발, 석탄자원 활용으로 지난해 수입량 1억3600만톤은 전년에 비해 오히려 다소 줄어든 수치"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의 해외 투자가 다국적 석유기업에 비교할 때 규모 면에서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작아 세계 에너지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며 "이에 대한 냉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서방세계가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중국의 석유정제산업은 지역적으로 분산돼 있고 규모도 작아 경제성이 낮게 평가되고 있다. 현재 중국 내에만 130여개의 원유정제 기업이 활동하고 있지만 500만톤 이상의 정제능력을 보유한 정유공장은 27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게다가 석유정제 부문의 전반적인 기술수준이 낮아 대부분의 정제공장이 원자재 물질의 소모지표가 세계 평균수준을 웃돌고 있고 수입원유의 정제비율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전망돼 과민반응을 보이지 말라는 중국정부의 주장에 신뢰를 보내지 않고 있다.

 

이달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전략연구소 실장은 "중국이 정책적 노력을 통해 해외의존율을 둔화시킬 가능성은 있지만 석유소비율이 늘어나는 큰 흐름은 막을 수 없을 것"이라며 "에너지소비가 늘어나면 해외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현재 350만배럴 수준에서 줄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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