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2년만에 최대치 감산 추진할 듯

[이투뉴스] 사우디아라비아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의 원유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2년만에 가장 큰 수준으로 원유 생산량을 감축할 것으로 관측됐다.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는 지난달 하루 40만8000배럴의 원유를 감산했다고 OPEC에 보고했다. 이는 호주의 하루 생산량에 맞먹는 수준이다.

이란과 이라크, 나이지리아에서 원유 생산량이 늘어나자 이달 브렌트유 선물가는 작년 6월 이래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밑돌았다.

이에 따라 사우디는 유가 안정을 위해 2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감산을 고려할 것이라고 프랑스 투자은행 BNP 파리바 그룹과 소시에떼 제네럴사가 최근 전망했다.

올해 세계 석유 수요 성장률은 2011년 이후 최약세를 보였다. 미국의 셰일가스 붐이 1980년대 이후 OPEC 이외의 국가에서 원유 생산량을 상승시킨 것으로 국제에너지구(IEA)는 풀이했다.

원유 생산 과잉은 사우디를 포함한 OPEC 회원국들을 자극시켜 원유가격 하락을 이끌었다.

소시에떼 제네럴의 마이크 위트너 원유 시장 연구소장은 "그들은 원유를 가장 많이 수출하는 국가이기 때문에 더 잘 알 것"이라며 "사우디가 필요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고 역사는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렌트유는 지난 7월초부터 95달러와 110달러 사이에서 거래됐다. 사우디 알리 알-나이미 석유장관은 지난 6월 OPEC 회의에서 이 가격이 적정한 수준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브렌트유는 런던에 있는 ICE 선물 유럽거래소에서 18일 배럴당 8센트 하락한 98.97달러에 마감됐다. 지난 15일 선물가는 96.21달러까지 떨어져 2년만에 가장 낮은 일중가를 보였다.

중국의 원유 생산량은 2008년 세계 재정 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중국은 올해 세계 원유 수요의 11%를 점유할 것으로 IEA는 전망했다. 미국은 21%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우디는 2008년과 2009년 사이 OPEC 생산량 감산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재정 위기 동안 회원국들에게 계약을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OPEC은 약 500만 배럴을 매일 시장에서 회수했으며, 그 결과 2008년 말 30달러에서 1년 뒤 80달러까지 유가를 회복시켰다.

BNP의 원자재 시장 전략책임자인 해리 췰링궈리안은 "사우디 정부는 가격 안정을 위해 조치를 취할 것이며 원유 가격을 지탱시킬 것"이라고 확언했다.

최근 < 블룸버그>가 수집한 31명의 석유 전문가 전망에 따르면, 브렌트유는 4분기 평균 107달러, 2015년 105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만약 사우디가 생산량 삭감을 추진하지 않을 경우 4분기동안 브렌트유는 평균 90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위트너 소장은 전망했다.

석유 수출은 사우디 주정부 예산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사우디의 압둘라 왕은 2011년 신규 일자리 창출을 위한 1300억달러 투자와 사막지역의 도시 건설을 위해 5000억달러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아울러 사우디는 정치적으로 이라크를 돕기 위해 원유가 상승이 필요한 것으로 관측됐다.

사우디는 여름철 수요량 최고조 시기를 보내고 4분기 동안 하루 50만 배럴을 추가적으로 감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졌다. 사우디는 지난 6월 동안 하루 82만7000배럴의 원유를 전력 생산을 위해 태웠다.

세계 여러 전문가들의 감산 전망에도 불구하고 사우디를 포함한 OPEC 관계자들은 석유가 하락을 해결하기 위한 조치가 시급하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나이미 사우디 석유 장관은 지난 11일 쿠웨이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가격은 항상 등락을 거듭해 왔으며 그게 정상"이라고 말했다. 압달라 엘-바드리 OPEC 사무총장도 "원유가 하락은 계절적 등락이며, 가격은 연말에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엘-바드리 총장은 "OPEC 생산량은 현재 하루 3000만 배럴에서 내년 하루 2950만 배럴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와 노르웨이에서 가장 큰 은행인 DNB ASA사는 사우디 아라비아가 원유가 하락을 가만히 놔두더라도 생기는 이득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BOA의 프랜시스코 블랑쉬 원자재 연구소장은 브렌트유가 85달러 이하로 떨어질 경우 미국 셰일 붐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 생산자들은 이 가격에 셰일원유를 뽑아낼 수록 손해를 내기 때문이다.

BOA의 블랑쉬 연구소장은 "셰일 붐이 꺾일 경우 미국은 중동산 원유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미 에너지정보청(IEA)에 따르면, 사우디의 대미 원유 수출은 6월 하루 100만배럴로 1월부터 5월까지 하루평균 140만배럴에서 크게 줄었다.

미국의 내년 원유 생산량은 1970년대 이래 최고 치인 하루 100만 배럴 정도 오른 953만 배럴이 될 것으로 IEA는 전망했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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