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강한 100년 장수기업 만들 것"
발전소 계측기, 기화성 방청제, 보일러 효율화 'No 1'

▲ 김종협 동도뉴텍 회장

[이투뉴스] “고객을 얻는데는 3년이 걸리지만, 고객을 잃을 때는 3초가 걸린다.”

추석연휴를 이틀 앞둔 지난 11일 서울 금천구 시흥동 ㈜동도뉴텍 본사. 이 회사 김종협(75) 대표이사 회장의 집무실은 각종 신문 스크랩 자료와 보고서, 틈틈이 적어놓은 메모지로 빈틈이 없다. 공자의 논어 위정편에서 70대는 ‘종심(從心)’이라 했다. 세상사 이치와 정의를 알기에 마음대로 해도 법도에 어긋날 일이 없다는 뜻이다. 중소기업 현역 CEO인 김 회장이 집무실과 회의실에 게시한 경구들이 꼭 그랬다. 그는 자다가도 새벽 1~2시에 떠오른 생각을 수첩에 옮겨 적는 ‘메모광’이다. 양해를 구하고 엿본 김 회장의 빼곡한 수첩 메모는 이랬다.

“최일선에 있는 사원이 최초 15초동안 고객을 응대하는 태도가 회사 전체의 이미지를 좌우한다. 공손하게, 그리고 합리적으로 고객을 접근하라.”, “무결점은 사명이다. 완전무결한 제품을 공급하되 균일한 것이, 고객 입장에서 보는 것이 품질이다.”, “사람이 人生에 있어 가장 소중한 자산이다.” (수첩메모 ⑦~⑧번 中)

동도뉴텍은 화력발전소나 제철·화학·식품설비에 투입되는 산업용 계측기기를 전문적으로 공급하는 강소기업이다. 영흥화력 5, 6호기와 당진화력 9, 10호기, 태안화력 9, 10호기 등 최신 화력발전소와 두산중공업이 인도에 짓는 발전소에도 이 회사의 계측·제어 시스템이 공급됐다. 부품이나 기계설비의 부식을 억제하는 기화성 방청제(VCI)와 필름을 생산·공급하는 ㈜한국지러스트도 합작사로 거느리고 있다. 한국지러스트는 국내 유일의 방청방습기술 연구소를 보유한 부식방지 전문기업으로, 최근 노후 발전설비나 신설 순환유동층보일러(CFBC)의 효율을 떨어뜨리는 슬래그 및 파울링(흡착물) 제거·예방 솔루션을 론칭했다.

규모면에선 전형적인 중소기업이지만 동도뉴텍은 42년의 연혁을 자랑하는 이 분야 강소기업이다. 대전 출신인 김 회장이 1966년 상경해 1972년 종로구 관수동(옛 청계천)에서 창업한 베어링유통상 대도상사가 이 회사의 모태이자 전신이다. 현 사명은 1987년 업종 전환과 함께 시흥동으로 본사를 이전하면서 새로 지었다. 해외기업과 합작 설립한 1500평 규모의 방청필름 생산공장은 대전에 있다. 국내 자동차 및 부품기업과 중공업기업, 화학기업 등이 주고객이다.

이 기업을 탄탄한 강소기업으로 일군 김 회장의 변하지 않는 경영철학은 ‘정직’과 ‘신뢰’다. 소비자 신뢰가 생명인 유통업에서 ‘절대 거짓말 하지 않는다’는 신념으로 고객의 마음을 얻었다. 지금도 동도뉴텍 사원들은 신입 때부터 “첫째도, 둘째도 신뢰다. 잘못은 시인하고 개선하면서 고객한테 배우라”는 반복교육을 받는다. 상대의 말을 끝까지 경청하고 연륜을 드러내지 않는 그만의 겸손 겸양은 이런 철학이 체화된 결과다. 성능과장으로 불신을 자초하는 계측기 업계에서 동도뉴텍이 높은 고객신뢰를 쌓은 배경이기도 하다.

“제품 판매보다 사후서비스(A/S)가 중요하다. 발주와 클레임이 동시에 오면 하자보수 처리에 먼저 인력을 투입한다. 우리 입장이 아니라 고객 입장에 서면 무엇이 우선순위인지 분명해진다.” 납품기기에 대한 A/S요청이 떨어지자마자 발전소 현장으로 달려가 최선을 다한 직원들을 칭찬한 고객의 감사인사 사례를 소개하며 김 회장이 밝힌 신뢰확보의 비결이다.

동도뉴텍은 핵심사업 부문인 고체·분체 유량측정제어 계측기를 비롯해 유관사업에서 입지를 굳힌 한국지러스트를 필두로 국가 필수산업 설비효율화에 기여하는 전문 솔루션기업으로 성장한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하지만 김 회장의 궁극적인 목표는 외형성장이 아니라 ‘규모는 작지만 100년 이상 장수하는 기업’이다.

▲ 김종협 동도뉴텍 회장

김 회장은 “우리나라에는 100년 넘은 기업이 7곳뿐이지만 이웃 일본은 500곳을 헤아린다”면서 “규모는 작더라도 계속해서 사람을 키우고, 그에 걸맞은 저력을 갖춘 100년 기업으로 사회에 기여토록 하는 게 내 남은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일까 "지금도 일 생각에 아침이 설렌다"는 그는 열정만은 청년 못지않은 현역 CEO다.  또 “사람이 기업의 가장 중요한 자산인 까닭에 직원 복지혜택을 늘릴 때 경영인으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동도뉴텍은 임직원 자녀의 중·고교 학비 전액과 대학생 자녀 학자금 절반을 장학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또 일-가정 양립을 위해 둘째자녀부터 자녀수(數)당 300만원씩 축하금을 준다. 얼마전 김 회장은 셋째를 출산한 직원 가정을 방문해 산모에게 축하금을 전달했다.

김종협 동도뉴텍 대표이사 회장은 “시시각각 경영환경이 변하는데 기업경영이 항상 순탄할 순 없다. 어렵고 안되는 일은 경영자가 직접 부딪혀 해결해야 하며 능력있는 리더를 키우는 것도 경영자 몫이다. 무엇보다 직원들과의 상호신뢰가 가장 중요한 자산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 한국지러스트 방청필름으로 포장·보관된 설비

[동도뉴텍·한국지러스트는… ]

동도뉴텍은 석탄화력발전소 보일러에 투입되는 미분탄(微粉炭) 유량의 절대량을 측정하면서 최고·최적의 연소효율이 이뤄질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제어하는 CFMS(Coal Flow Measurement System)를 전문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상대측정 방식의 타사 계측기보다 정밀도가 월등해 현장 전문가들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한국지러스트는 방청(녹방지)·방습(습기억제) 필름을 전문적으로 생산공급하고 있다. 특히 필름형태의 기화성 방청제는 포장과 방청기능을 겸해 자동차나 플랜트, 발전설비 운송 및 장기 보관용으로 수요가 많다. 최근 국내에 론칭한 ‘오로라’ 솔루션은 노후발전 설비나 CFBC 보일러 내부 슬래그·파울링 제거 및 억제효과가 탁월한 광물소재로, 해외에서 검증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보급이 확대되고 있다. 

▲ 발전연료 계측·제어 시스템(cfms)의 하나의 고체모니터링 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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