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5Bcm, 2020년 60~100Bcm규모 생산 정부목표 불가능
천연가스 소비급증으로 셰일가스 개발 불가피…예의주시해야

▲ 제18회 가스산업회의에 참석한 정부, 업계, 학계, 연구계 등 각계 관계자들이 주제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이투뉴스] 중국의 셰일가스 개발이 기대만큼 이뤄지기 어렵고 불투명하다는 전망이다. 중국 정부가 수립한 2015년까지의 생산목표는 물론 2020년까지의 목표도 불가능하다는 판단도 뒤따른다. 중국의 비전통가스 가용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세계 최대 매장량을 확보하고 있는데다 기술개발과 정치·경제적 변수에 따라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추이를 예의주시해야 할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코엑스에서 한국가스연맹이 주최한 제18회 가스산업회의에서 주제발표에 나선 김연규 한양대학교 에너지거버넌스센터장은 이 같이 ‘중국 셰일혁명’을 분석하고 전망했다. 박명덕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같은 의견을 내놨다.

김연규 한양대 교수에 따르면 2015년까지 셰일가스 6.5Bcm 규모를 생산한다는 목표는 현실적이지 못하고, 제13차 5개년 계획이 끝나는 2020년까지 60~100Bcm 규모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도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2020년 이전까지는 상업생산은 힘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의 셰일가스 생산량이 늘어나긴 했으나, 미국과 달리 어려운 지형과 지질, 고비용의 개발비 그리고 부족한 인프라 등이 여전한 걸림돌로 남아 있다는 것이다. 특히 셰일가스 개발에 절대적 요소인 수자원이 문제로, 한 개의 유정을 개발할 때마다 작은 저수지 1개가 필요할 정도로 물이 많이 사용되는데 중국은 대표적인 물 부족 국가라는 점에서 셰일가스 개발이 용의치 않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불구 중국의 셰일가스 개발에 주목하는 것은 중국 정부가 셰일가스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배경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중국은 급속한 경제성장과 생활수준 향상으로 천연가스 소비가 급증하는 추세다. 2001년부터 2006년까지 15%였던 천연가스 소비증가율은 2006년부터 2011년까지는 18%를 기록할 만큼 가파른 상승세다. 중국 CNPC는 2015년 가스소비량이 230 Bcm에 달하고 2020년에는 350 Bcm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절대적인 천연가스 소비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전체 에너지소비 비중 가운데 천연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4%에 그친다. 세계 평균 24%에 비해 매우 미미한 수준으로, 수요는 급증하는 반면 국내 생산은 제한적이다 보니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결국 중장기적으로 셰일가스 개발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2006년 천연가스 순수입국으로 전환한 이래 중앙아시아로부터 파이프라인에 의한 PNG와 LNG수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PNG도입에서 투르크메니스탄의 비중이 커져 2012년 12 Bcm이던 수입물량이 2015년에는 30Bcm, 2030년에는 40 Bcm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중국이 투르크메니스탄과 수급물량을 65 Bcm까지 늘리기로 합의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러시아로부터의 수입은 PNG가 서시베리아에서 30 Bcm, 동시베리아 38Bcm 등 모두 68Bcm에 달하며, LNG는 0.24 Bcm 규모다.

◆ 민간·외자기업에 셰일시장 개방
중국은 CNPC, 시노펙, CNOOC, 중롄메이 등 4대 국영석유회사에만 셰일가스 채굴권을 허용하던 정책을 바꿔 2011년 민간에도 개발을 허용했다. 이어 2012년에는 외자를 허용했다. 2011년 6월 진행된 제1차 셰일가스 개발권 입찰은 중국기업만 참여가 허용됐으나 2012년 10월 시행된 제2차 개발권 입찰에서는 외자기업에게도 참여를 허용하며 시장을 개방했다. 이에 따라 엑손모빌, BP, 쉘, 토털, 코노코필립스 등 글로벌 메이저들이 중국기업과 손을 잡고 개발에 뛰어들면서 외자 진출에 속도가 붙게 됐다.

이 같은 시장개방은 셰일가스 개발 활성화를 도모하고, 외국자본을 도입하기 위한 조치로 중국이 에너지자급률 제고 차원에서 장기적으로 천연가스 생산 증대에 나설 수밖에 없고, 현실적인 방안 중의 하나로 셰일가스 개발이 불가피하다는 정황을 보여준다.

제2차 개발권 입찰에서 중국 정부의 외자기업 참여 허용은 여러 의미를 갖는다. 중국 역사 상 처음으로 에너지 공기업이 아닌 민간기업으로부터 석유·가스 개발에 대한 신청을 받았다는 정책 변화와 함께 일정 개발면적과 시추정 개수 등 구체적인 의무사항을 명시해 향후 셰일가스 개발의 규제 틀이 어떤 모습을 갖출지 단면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올해 1월까지 개발된 중국의 셰일가스는 2억㎥. 지난해 말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량이 300 Bcm인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규모다. 그러나 시노펙은 올해 3월 스촨성 푸링지역의 생산 증대 등 예상보다 빠른 R&D와 장비제조 등으로 2015년까지 중국 정부의 목표치인 65억㎥, 6.5 Bcm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미국 최대 수압파쇄전문서비스 회사인 프락-텍 인터내셔날과 합작회사인 시노-FTS를 설립하고 내년부터 중국 중부지역과 타림 분지, 양즈강 유역에서 개발에 들어가기로 합의했다.

시노펙과 함께 중국 셰일혁명의 양대축을 형성하고 있는 CNPC와 소속기업인 페트로차이나 역시 셰일가스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CNPC는 메이저인 쉘과 협력해 치앙베이와 샹시성에서 생산 활동을 하고 있으며, 스촨성에서도 개발에 나서고 있다. CNPC는 2012년 스촨지역 일부를 셰일가스 시범생산구역으로 지정하고 9개의 가스전을 개발하고 있으며, 추가로 8개 가스전 개발에 나서는 등 2015년까지 110개의 가스전을 개발할 예정이다.

박명덕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세계 비전통가스 수요전망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북미 및 호주의 비전통가스 생산은 안정적인 반면 중국의 불확실성은 증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제12차 5개년 계획 발표 이후 비전통가스 생산 전망은 크게 상향됐으나 IEA의 골든 룰 케이스 이후 발표된 월드 에너지 아웃룩(WEO) 2012와 2013에서는 하향 조정된 게 이를 반증한다고 설명했다.

IEA는 비전통가스 개발을 위한 황금률을 기반으로 한 시나리오 즉 골든 룰 케이스를 제시하면서 WEO 2011을 기반으로 비전통가스 개발이 최대활 될 경우와 황금률 제약으로 비전통가스 개발이 저조한 경우, 두 전망 시나리오의 믹스 케이스가 현실적인 전망 등을 내놨다.

천연가스 황금시대를 가정한 경우 중국은 수요증가가 가장 높은 국가이나 생산 부문에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는데, 이는 장밋빛 전망으로만 가기에는 상당한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천연가스 수급을 보면 2008년부터 2011년 연평균 증가율은 15.8%를 기록했으며 2035년까지 매우 높은 소비 및 공급 증가율이 전망됐다. 장밋빛 청사진을 보이던 과거 전망과 달리 WEO 2013에서는 보다 보수적인 전망을 보이며 중국의 미래 수급에 불확실성이 있음을 제시했다. 제12차 5개년 계획의 목표수치인 2015년 셰일가스 6.5 Bcm 달성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IEA가 밝힌 2014년 중기 천연가스 전망에서는 중국 수요를 2019년 315 Bcm, 생산은 193 Bcm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WEO 2013에 비해 다소 나아진 수치다.

이와 함께 천연가스 황금시대를 가정한 에너지믹스와 관련 원자력발전 증가세는 점차 둔화되는 추세이며, 가스 발전은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나 골든 룰 케이스에는 근접하지 못하며, 석탄발전은 여전히 높은 증가율을 보이며 전환부문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스발전 비용이 미국 및 유럽의 경우 석탄발전 비용에 근접하고, 중국 및 동아시아 지역은 여전히 그 차이가 크게 존재할 것으로 예상되며, 비전통가스 개발이 발전부문에 미치는 영향은 아시아지역에서는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결과적으로 비전통가스 개발의 영향은 지역적으로 매우 상이할 것으로 전망돼 셰일가스 공급증가로 지역 간 가격차이가 얼마만큼 좁혀질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중국의 추이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세계의 천연가스 수급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는 점에서 향후 안정적 에너지원 수급의 절대적 요인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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