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에너지 환경 및 정치지형 변화로 성사가능성 충분

▲ 손양훈 에너지경제연구원장
[이투뉴스] “한국과 중국, 한국과 일본은 많이 해왔으나 한·중·일이 모두 모여 에너지 문제를 토론하는 것이 처음 있는 일이다. 굉장히 의미심장하다고 볼 수 있다. 3개국 최고의 전문가가 에너지 문제를 토의하면서 프랜드십을 쌓는 것이 향후 국가 간 에너지협의체 구성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손양훈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은 EU 형성과정을 보면 석탄과 석유, 가스파이프라인 협력이 도화선이 돼 결국 경제공동체로 발전했다는 예를 들며 동북아 3국간 에너지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재는 한중일이 가진 에너지 파워를 활용하지 못하는 만큼 전문가들이 먼저 만나 정보교류와 우정을 쌓고, 이것이 성숙하면 정부 간 협의체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중·일은 중동에서 각국이 독자적으로 계약해서 에너지를 사온다. 협업의 이익을 포기한 것이다. 실제 오일에 기초한 가스가격 책정 등을 비롯한 아시아프리미엄으로 동아시아 국가의 손해가 엄청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한중일 3국의 에너지협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는 만일 한중일 간 전력그리드나 가스파이프라인이 연결될 경우 위기대응능력이 커지고, 에너지가격이 지금보다 싸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우리나라가 에너지 섬을 벗어난다는 것에도 큰 의미를 부여했다. 3국의 에너지 상황이 보완적이라는 측면에서 우리뿐 아니라 모든 나라에 장점이 있다는 설명도 빼먹지 않았다.

현실적으로 실현가능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북한문제 등으로 인해 쉽지는 않겠지만, 막연하지만도 않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가 ‘동아시아 에너지그리드’를 대통령 공약으로 내세웠으며 중국도 ‘신 실크로드 정책’ 등 협력에 대한 입장이 구체화되고 있다는 근거를 댔다. 일본 역시 이전에는 협력에 소극적이었으나, 후쿠시마 이후 달라진 모습을 보이는 등 정치적인 지형도 달라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럽과 중동, 미주 등은 국가 간 연계를 통해 에너지 협력과 상생을 향유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 최대 에너지 소비지역임에도 불구 동아시아만 에너지그리드나 허브가 없는 독특한 상태로 경제적 손실 및 에너지 안보상 취약점이 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지역협력의 필요성과 그리드 연결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질 것이다”

손 원장은 중국은 고도성장에 따른 에너지수요 급증으로 환경 및 수급불안 등 상당한 문제를 안고 있으며, 안정적인 구조였던 일본도 후쿠시마 이후 어려운 상황을 겪는 등 문제의 종류는 일부 다르지만 에너지 현안들이 있다고 진단했다. 결국 한중일 에너지협업이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도록 유연성을 가지고 우리가 주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에너지가격 상승과 셰일가스 등장으로 국제 에너지시장의 변화가 생기고 있는 것도 중요한 요소라고 지적했다. 그는 동북아 에너지협력 중 정치 및 이데올로기 갈등문제는 갈수록 비중이 낮아지고 있으며, 경제적 이익에 대한 기대가 더 커지고 있는 등 과거보다는 프로젝트가 좀 더 구체화되고 있다고 표현했다.

손 원장은 마지막으로 현재 연구원이 용역을 진행하고 있는 전력산업 판매자유화에 대해선 말을 아끼면서도 박 대통령의 발언(에너지 신기술이 원활하게 도입·발전해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가격 및 시장규제를 혁파해야 한다)을 소개하며, 지론인 시장중심의 구조개편 필요성을 굽히지 않았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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