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미세조류로 CO2 저감·바이오디젤 ‘일석삼조’
[특집] 미세조류로 CO2 저감·바이오디젤 ‘일석삼조’
  • 채덕종 기자
  • 승인 2014.09.29 0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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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난, 국내 최초 미세조류 광반응시스템으로 CCU 상용화 박차
기후변화 대응위한 탄소 저감 및 고가물질 생산 통한 수익창출

▲ 현재 한국지역난방공사 판교 열병합발전소에 설치·가동 중인 미세조류 광배양시스템.

[이투뉴스] 한강이나 낙동강에서 번성하는 조류, 이 중 녹조류는 수질관리의 적으로 간주된다. 여름철 엄청난 속도로 증식하는 조류는 물 속 생태계에 햇빛 유입을 막아 엄청난 해를 끼친다. 하지만 이같은 미세조류를 잘 활용하면 이산화탄소를 줄이고, 바이오디젤과 유용한 물질까지 생산할 수 있는 세상을 바꾸는 기술이 된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열병합발전소 배기가스를 활용한 미세조류 광배양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성장에 이산화탄소가 꼭 필요한 미세조류를 배양 및 재배해 도시형 고밀도 생물공정시스템을 구축, 온실가스의 대표주자인 이산화탄소를 저감하는 것은 물론 바이오에너지 생산과 생리활성물질 등 유용물질까지 생산하는 것이다. ‘꿩 먹고, 알 먹고를 뛰어 넘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상용화할 경우 이산화탄소를 내뿜는 발전소 배기가스를 30% 가량 감축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바이오디젤 생산이 가능하다. 무엇보다도 의약품, 건강식품, 화장품 등으로 이용되는 고가 항산화물질인 아스타잔틴도 추출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 전 세계가 고민하고 있는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에너지신기술이 되는 것이다. 

◆ 경제성 확보 못한 CCS 아닌 CCU 부각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과 재앙, 생태계 변화는 이미 심각한 국제 문제가 되고 있으며 하루하루가 다르게 인간의 삶에 위협이 되고 있다. 해수면 높이가 올라가 국토가 사라질 위기에 처한 남태평양 섬나라 얘기가 결코 아니다. 온실가스 배출량 세계 7위인 우리나라 역시 당장 해결해야 할 숙제다.

당장 내년부터 시행되는 배출권거래제로 발전·에너지업체는 이산화탄소를 할당량 이내로 줄이지 못하면 돈을 주고 배출권을 사야 한다. 이런 점에서 온실가스 저감기술은 향후 발전기업의 핵심영역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직 경제성과 사업성을 갖춘 저감기술이 마땅히 없는 실정이다. 또 설비 추가나 연료 변경 등으로는 그만큼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는 단점이 있다.

더불어 RPS(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 의무량 달성도 걸림돌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상당수 발전사들은 유연탄과 섞어 쓰는 우드펠렛, 우드칩을 활용해왔다. 이는 당장의 부담을 줄일 수는 있으나 수급 한계와 신재생에너지의 근본 취지에도 일부 반하는 것이 문제였다.

▲ 발전소 미세조류 ccu시스템 개념도.
이후 발전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대기로부터 격리·저장하는 CCS(Carbon Capture Sequestration, 탄소포집저장) 기술에 대해 관심이 높아졌다. CCS 기술은 아민류와 같은 알칼리 흡수액이나 제올라이트와 같은 흡착제를 사용해 CO2를 고온 고압에서 포집, 심해지반과 같은 밀폐된 장소에 저장 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받고 있는 CCS 기술의 경우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CO2를 처리하기 위해 발전소 건설비용의 몇 배에 달하는 설치비와 동력비가 소요되는 포집·분리시설이 필요하다. 여기에 이산화탄소 포집 후 심해지반과 같은 밀폐된 장소까지 수송 및 저장이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결국 CCS는 비용측면에서 배보다 배꼽이 더 커, 경제성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최근에는 이산화탄소를 화학제품의 원료로 활용, 또는 이산화탄소를 생물학적으로 고정하거나 인공광합성 과정을 통해 연료로 전환하는 등의 CCU(Carbon Capture Utilization, 탄소포집활용) 기술이 부각되고 있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200여 프로그램이 개발 중에 있으며, 약 2조원 규모의 투자도 이뤄지고 있다.

◆에너지 필요없는 유일한 탄소감축기술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진행하고 있는 미세조류 광배양 및 공정시스템은 대표적인 CCU 기술로 꼽힌다. 한난은 이 연구를 위해 2012년 6월에 36대 1의 경쟁을 뚫고 산업부 에너지기술개발사업 온실가스 저감과제 주관기관으로 선정됐다. 미세조류 광배양시스템  유용물질 생산 상용화 연구는 한난 외에도 고려대학교를 비롯해 에기연, 지앤지, 휴온스도 함께 참여하고 있다.

미세조류 광배양은 일반 식물보다 10∼20배 빨리 자라는 미세조류의 특성을 활용, 햇빛과 물, 이산화탄소를 공급해 이를 더 빠르게 키우는 것이다. 이산화탄소는 열병합발전소에서 나오는 배기가스를 처리하지 않고 직접 활용, 비용 및 에너지 투입을 최소화했다. 또 유리온실 내 밀집된 공간에 세로로 키울 수 있어 공간적·시간적 제약이 훨씬 적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 녹색이던 미세조류가 수확단계에 가면 적색으로 화려하게 변신한다.

5년차 실증연구 중 현재 3차년도 연구를 진행 중인 한난과 연구팀은 증식된 미생물을 바이오디젤 생산과 의약품 등의 고가의 유용물질로 전환시킬 계획이다. 이미 1, 2차년도 연구를 통해 바이오디젤 및 고가물질 생산을 위한 최적 미세조류 균주와 배양기술을 확보했으며, 1톤 규모의 광배양 시스템 운전 자동화 및 유용물질 회수분리 기술을 개발하는 등 많은 성과를 거뒀다.

특히 미세조류 반응기 운전 결과에서는 배기가스 내 이산화탄소 농도가 주입 전 5.0%에서 3.5%까지 감소해 약 30%의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를 확인시켜 줬다. 더불어 네오클라리시스(미세조류 종류)로부터는 바이오디젤을, 헤마토코쿠스에서는 의약품, 건강식품, 화장품, 사료 등으로 이용되는 고가 항산화물질인 아스타잔틴을 순도 80% 이상으로 추출해 캡슐 시제품까지 만들었다.

이 기술은 미세조류를 세로로 긴 투명 필름 형태의 광반응기에서 배양하기 때문에 공간활용도가 높아 도시형 고밀도 생물공정이 가능하다. 현재 파이롯플랜트가 있는 판교 열병합발전소처럼 발전소 인근 어디에서나 적용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미래 농업기술로 각광받고 있는 수경재배형 유리온실을 떠올리면 된다.

머잖은 시기에 상용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는 등 높은 경제성도 자랑이다. 경제성이 뛰어난 것은 일종의 ‘식물석유’처럼 에너지나 플라스틱, 항산화물질 등 다양한 물질을 생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이밖에 아스타잔틴과 같은 고가 항산화 물질을 생산하기 위해선 불순물이 많은 석탄화력 배기가스는 사용이 어렵고, LNG를 사용하는 열병합발전 배기가스가 가장 적합하기 점도 한난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연구를 주관하는 장원석 한난 중앙연구원 박사는 “수직으로 미세조류 배양환경을 조성할 수 있어 도시형 고밀도 미세조류 배양시스템으로 확대, 발전시킬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당장은 온실가스 흡수율이 30% 수준에 못 미치지만 재생에너지는 물론 고가의 무기물질을 생산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수익사업이 가능한 유일한 온실가스 저감기술이라는 게 최고 장점”이라고 말했다.

▲ 광배양시스템의 배출가스 농도 비교.

◆2017년 이후 100톤 규모 실증플랜트로 상용화 도전
한난은 이번 연구가 마무리되는 2017년 이후 100톤 규모의 미세조류 광배양시스템의 실증플랜트를 가동할 계획이다. 그 이전에 현재 1톤 규모인 생산시설을 조만간 10톤으로 규모를 키워 사업성을 판단한다. 10톤 시스템을 가동할 경우 연간 50톤의 이산화탄소 저감으로 200만원의 탄소 배출권을 확보하고, 3.2톤의 바이오디젤과 6000kg의 항산화물질을 생산해 연간 6억원 이상의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더욱이 이 시스템은 열병합발전에서 나오는 배기가스를 전처리없이 즉시 미세조류 배양에 활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기존 CCS의 경우 이산화탄소 포집 및 분리에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투입되기 때문이다. 태양에너지를 이용해 탄소포집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비용투입 후 3년 정도 지나면 투자비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 미세조류 수확물에서 추출한 시약품.

미세조류에서 얻을 수 있는 원천물질을 가공하면 바이오에너지부터 플라스틱 등 다양한 형태로 가공도 가능하다. 당장은 경제성 측면에서 에너지보다 고부가가치인 생리활성물질 등의 의약품 생산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하지만 원유에서 석유 외에도 다양한 화학제품을 만드는 것처럼 미세조류도 기술적 보강과 축적이 이뤄지면 다양한 범용물질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세조류를 ‘또 하나의 석유’라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심상준 고려대 교수는 “미세조류 광배양시스템은 자연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에너지, 식품, 의약품, 무기물 등 원료물질을 미세조류를 통해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며 “향후 석유에 버금가는 생산시스템으로서의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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