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생산과 소비에서 비중이 큰 동아시아에는 독자적인 원유거래 시장이 형성돼 있지 않다.
세계 원유소비량의 약 35%를 차지하는 중국과 일본, 한국 등 동아시아 3국이 원유를 보다 저렴한 값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독자적인 원유거래 시장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

아시아권 소비국들은 현재 북미 및 유럽권에 비해 사우디산 원유를 기준으로 배럴당 1.5~2달러에 이르는 소위 아시아 프리미엄을 더 부담하고 있는 실정이다.
바로 이런 점에서 어제에 이어 오늘까지 개최되고 있는 `2006 동북아에너지협력 전문가 컨퍼런스’를 주목하고 있다.


어제 발표를 보면 동북아 오일 허브 구축 필요성이 제기됐다. 동아시아 역내 원유거래시장인 오일허브를 개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설득력을 갖는 주장이다.
동북아 석유시장은 세계 인구 23% 및 세계경제의 약 2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원유 생산과 소비측면에서 볼 때 동아시아는 제대로 대접을 못 받고 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대규모 쌍방향 거래가 존재하는데도 역내 블록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시장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 원유시장이 생산자와 소비자로 양분돼 있는 현 상황에선 자율성을 확보할 여지가 없다는 점에서 동아시아 역내 독자적인 원유시장 개설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동북아 지역 에너지시장은 러시아의 에너지원을 가까이 두고 있다. 어느 블럭보다 소비와 공급원을 지척에 둔 에너지자원 블럭이다.


에너지원을 가까이 두고도 우리는 에너지공급원을 주로 중동지역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자급률이 떨어지기에 에너지 안보환경에 심각한 문제를 노출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국제원유시장 유동성에서 위기가 닥칠 경우 원유수급을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로서는 원유공급량이 줄어 가격폭등현상이 나타날 것이고 고유가로 경제운영에 있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세계 석유시장은 고유가와 자원국가주의, 비 전통적 석유 공급원의 등장으로 급변하고 있다.
그렇다면 동북아 에너지자원블럭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
동북아 국가 간 국제협력 제고 및 개방형 시장체제 구축이 절실하다. 이점이 이날 컨퍼런스에서 제기된 오일 허브 구축 필요성에 우리가 관심을 갖는 이유이다.


우리가 동아시아 역내 독자적인 원유시장 창설을 주도해야 한다. 중국, 러시아에 맡기는 수동적인 협상 자세로는 원유를 보다 저렴한 값으로 확보하고 소비대국으로서 제대로 대접받기 어렵다.
우리나라가 동북아 석유물류허브로 발전한다면 대규모 상업용 재고가 국내에 상존한다. 이는 우리가 필요시 언제든지 구입이 가능한 원유거래시장을 확보한다는 결론이다.
깔아놓은 멍석에서 잔치상 받기보다는 좀더 적극적인 외교노력을 기울일 때이다.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