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민호 대한광업진흥공사 감사

6·15 남북정상회담 합의문에 “남과 북은 경제협력을 통하여 민족경제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고…”라는 말이 있다. 과연 앞으로 얼마나 지나야 남한과 북한의 균형적 경제발전은 가능한 것일까?


2004년 기준으로 남북간 경제격차는 명목GNI 약33배, 1인당 GNI 16배의 격차가 있다. 그런데 앞으로 북한 경제가 발전하고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다음 4가지 강점을 잘 활용해야 한다. 광물자원, 노동력과 토지(개성공단 사례), 물류기지, 관광자원 등의 이점이 바로 그것이다. 이중에서 광물자원의 잠재력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현재 북한에는 경제적으로 유용한 광물이 40여종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특히 금과 은, 철광석, 구리, 아연, 무연탄, 마그네사이트, 석회석, 중석, 인회석 등이 다량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북한 광물자원 매장량을 현재 광물가격으로 환산해보면, 약 2천조~3천조원으로 추정된다. 철광석의 경우만 해도 무산철광을 비롯하여 약50억톤이 매장되어 있으며 약100조~120조원으로 추정된다. 매장량을 중심으로 분석한 결과, 금 2000톤(40조원), 아연 2천만톤(90조원), 무연탄 160억톤(수백조원), 마그네사이트 40억톤(가공시 수백조원), 석회석 1천억톤(1천조원) 등이 있고 이밖에 모래, 화강석, 대리석 등 많은 자원이 있다. 이들 중 상당수가 당장 개발이 가능한 광물들이다.


현재 우리나라 연간 광물 총수입량(금속 포함)은 약 20조원이 넘는데, 북한 자원개발을 통해서 이를 상당부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중국, 스웨덴, 독일, 싱가포르 등 외국기업의 북한 광물자원개발의 움직임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얼마전에는 영국에서 1억달러 규모의 북한 광물자원개발 펀드가 출시될 예정이라는 보도가 있었고 무산철광과 혜산 구리광산에 대한 중국 기업들의 진출은 이미 기정사실화되어 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반해, 한국의 북한 광물자원개발사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광진공의 정촌 흑연 가공공장에 대한 투자는 많은 문제점 때문에 아직 정상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민간기업들의 해주모래채취사업, 무연탄 반입 및 탄광개발사업, 개성지역의 화강암 개발가공공장(개성시) 사업 등만이 현재 추진되고 있을 뿐이다. 이밖에 규조토와 인광석 개발사업 등은 현재 남북간에 협의가 진행중이다.


무엇보다도 지난 6월 제주에서 있었던 남북 경추위 12차 회의 합의사항(남북의 경공업 원재료와 지하자원 개발 교환)이 남북간 철도사업과 연계되어 추진이 안되고 있는 것은 유감이다.


이 합의사항이 이행된다면 남과 북은 새로운 차원의 경협모델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남북 경협에 있어서 이 남북 지하자원 개발사업은 금강산 사업이나 개성공단 사업보다 내용면에서나 규모면에서 훨씬 중요하다고 사업으로 발전할 여지가 크다고 생각한다.


또한, 단천지역의 광물자원개발을 위한 특구 추진으로 실질적인 광산개발을 위한 촉진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단천 지역의 마그네사이트는 세계적으로 1, 2위의 매장량을 차지할 만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으로 남한의 기술력과 자본을 활용하여 이곳에 마그네사이트 가공 공장과 인프라를 구축하는 단지를 세우면 그 경제적 가치는 수백십조원에 달할 수 있다.


북한은 90년대 이후 대규모 수해 발생, 투자중단 등으로 광산의 생산시설의 노후화, 전력 도로 등 광산개발의 인프라가 매우 열악한 실정이다. 따라서 남한 등 외부로부터의 투자가 절실한 상황이다. 그러나 아직 여러가지 제약 조건 때문에 북한 광물자원 개발은 큰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 광진공, 민간기업 등 북한 자원개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여러가지 정치·경제적·환경으로 사업추진이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중국 등 외국의 북한 광물자원 사업 진출은 아직 초기단계에 있지만 한국이 기회를 놓치면 이들에게 주도권을 빼앗길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민간기업은 북한자원개발을 위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아야 인내심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 북한 자원 개발을 위해서는 전력, 철도 및 도로, 항만 시설 등 인프라 확충이 최우선과제이다. 전력은 북한의 풍부한 무연탄을 활용하여 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의 해결책일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투자보험 등 관련법 제도를 정비하고 북한 당국과 적극적인 협상을 통해서 남북간 광산물 공동개발사업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며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 경추위 합의사항이 조속히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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