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조사반 투입 불구 열흘째 원인 규명 안돼

▲ 신고리 1,2호기 전경.

[이투뉴스] 멀쩡히 가동되던 새 원전 2기가 고장으로 멈춰섰으나 사건발생 열흘이 지나도록 고장원인이 규명되지 않아 전력당국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2011년 2월과 이듬해 7월 상업운전을 시작한 100만kW급 개선형 표준원전인 신고리 1,2호기 얘기다.

지난 10일 발생한 이번 고장으로 신고리 1호기는 현재까지 전력생산이 중단된 상태이며, 같은시각 자동으로 출력이 떨어진 2호기는 지난 17일 오전 12시 30분을 기해 다시 전출력 가동되고 있다. 하지만 합동조사단의 명확한 조사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앞으로도 상당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한국수력원자력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원인불명의 원전정지가 발생한 것은 10일 오후 4시 14분. 당시 전력거래소 중앙전력관제센터는 실시간으로 주파수 저하 현상을 감지하고 발전소-센터간 핫라인(급전전화)을 통해 고리원전본부로부터 발전기 트립(Trip)을 보고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사건은 곧 미궁에 빠졌다. 설비고장이나 송전망 이상에 의한 통상적인 트립과 달리 고장원인이 파악되지 않았다. 긴급 자체 점검에 나선 발전사 측은 발전설비가 모두 정상인 것을 확인했고, 전력거래소 역시 송전계통 부문의 이상기록을 발견하지 못했다.

이렇게 되자 정부는 최근 전력거래소·한수원·한전·학계 전문가 등이 포함된 합동조사단을 꾸려 현장 정밀조사를 벌이고 있다. 전력당국 관계자는 "현재로선 신고리 1,2호기가 왜 나갔는지 아무런 정보가 없는 상태"라면서 "다만 과거와 같은 통상적인 고장전개는 전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한수원 내부 관계자도 "일단 우리쪽(발전설비)은 전혀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자체 파악하고 있다"면서 "하루빨리 (조사단이)원인을 규명해 규제기관의 승인을 거쳐 정지원전을 정상적으로 재가동 할 수 있기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만약 발전소와 계통의 문제가 아니라면 한전·한수원 관할이 겹치는 변압기와 스위치야드를 연결하는 구간의 문제로 볼 수 있는데, 그렇다고 차단기 개방·투입 신호가 있었던 것도 아니어서 더욱 난감한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전력당국의 고장원인 집계에 의하면, 작년 기준 전력설비 고장건수는 401건으로 이중 발전설비가 238건으로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가운데 송전설비 93건, 변전설비 70건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원인별로는 보수불량이 131건으로 가장 많았고 설비결함(85건)도 적잖은 비중을 차지했다.

주목할 점은 '기타'로 분류되는 고장들이다. 지난해에도 원인이 불분명하거나 복합요소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결론나 '기타'로 분류된 고장이 15건이나 됐다. 첨단 기술이 접목된 전력설비들이 새로 투입되고 전력계통 역시 갈수록 구성이 복잡다단해지면서 원인규명이 어려운 고장 역시 늘고 있는 셈이다.

익명을 원한 전력당국 관계자는 "일부 고장의 경우 조작원의 인적실수와 설비오동작이 동시에 겹쳐 발생하고 있고, 그 영향도 다른 계통으로 연쇄 파급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설비규모가 대형화와 고도화, 전력계통난이 가중될수록 이런 형태의 고장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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