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기업과 합작 또는 유망 가스전 지분투자

 [이투뉴스] 셰일가스 개발을 통해 2009년 러시아를 제치고 세계 최대 천연가스 생산국이 된 미국이 2016년 상반기부터 천연가스 순수출국이 되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판도 변화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셰일가스 혁명’이라는 말이 눈앞에서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美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의 셰일가스 매장량은 약 665Tcf로 중국 1115Tcf, 아르헨티나 802Tcf, 알제리 707Tcf에 이어 세계 4위 규모다. 1Tcf는 1조 입방피트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셰일가스의 91%가 미국에서 생산되고 있을 정도로 생산량은 미국이 단연 1위다. 셰일가스 탐사기술과 시추 능력, 경제성 측면에서 미국이 다른 국가에 비해 크게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 민간 자원정보 분석기관인 ARI(Advanced Resources International)가 평가한 미국 내 셰일가스 가채매장량은 1161Tcf다.

셰일가스는 오랜 세월 모래와 진흙이 쌓여 단단하게 굳은 수평의 퇴적암, 즉 셰일층에 존재하는 비전통 천연가스를 말한다. 일반적인 천연가스보다 더 깊은 지하 2~4㎞ 존재하며 암석층의 미세한 틈에 갇혀 있다.

추출한 셰일가스는 난방용 연료나 석유화학 원료로 사용할 수 있어 새 에너지원으로 부각받고 있다. 난방 및 발전용으로 사용되는 메탄이 약 70~90%, 석유화학용으로 활용하는 에탄 5%, LPG제조에 쓰이는 콘덴세이트 5~25%로 구성되어 있다.

셰일가스는 넓은 지역에 분포하며 생산이 어려워 탐사보다 생산기술의 중요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북미지역을 중심으로 수평시추, 수압파쇄 등 선진 시추기술이 개발되면서 2000년부터 생산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국내 기업들도 셰일가스 혁명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북미 현지 업체와 합작을 하거나 유망 가스전에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이 주를 이룬다.

한국가스공사는 2012년 1월 사빈패스 프로젝트와 20년간 연 350만톤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이중 70만톤을 프랑스 토탈에 재판매해 2017년 국내로 들어오는 물량은 연간 최대 280만 톤이다.

한국석유공사는 2011년 미국 석유 기업 아나다코와 함께 텍사스주 매버릭 분지의 이글포드 사업에 뛰어들어 아나다코가 갖고 있던 셰일가스 오일 지분 23.67%를 인수했다. 현재 석유공사는 하루 3만7600배럴의 셰일가스를 생산해 북미지역에 판매하고 있다. 하루 평균 2만 배럴의 셰일가스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는 캐나다 에너지 개발 프로젝트인 ‘블랙골드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민간 기업 중에는 SK E&S가 단연 선두다. SK E&S는 이미 지난해 9월 미국 프리포트 LNG사와 천연가스 액화설비사용 계약을 지난해 9월 체결했다. 이를 통해 셰일가스를 미국 현지에서 LNG로 액화시켜 2019년부터 매년 220만 톤을 국내에 도입할 계획이다. 이는 국내 연간 LNG 수입량의 약 6%에 해당한다. 이와 함께 이번 콘티넨탈社와의 광구 공동개발 협의를 통해 2019년부터 연간 120만톤의 셰일가스를 확보할 수 있게 됨으로써 초대형 에너지 기업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는 북미지역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GS EPS는 2015년 준공 예정인 당진복합발전소 5호기에 셰일가스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세부적인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포스코에너지도 셰일가스 개발에 대해 검토 중이나 구체적인 계획은 수립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LPG업계도 셰일가스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직접적인 셰일가스 광구 투자나 합작을 통한 방식보다는 셰일가스에서 추출한 콘덴세이트를 가공해 만든 LPG를 수입하는 쪽으로 진출하고 있다.

SK가스의 경우 LPG를 원료로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PDH 사업을 벌인다. 관련업계에서는 최근 셰일가스 혁명으로 LPG가격이 하향 안정화돼 프로필렌 제조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SK 가스는 PDH사업을 위해 사우디아라비아의 APC와 합작법인 SK어드밴스드를 설립했으며, 지난 15일 울산에서 PDH 공장 기공식을 개최한 바 있다. 2016년 가동이 목표이며 총 투자 규모는 약 9000억 원, 생산규모는 연간 60만 톤에 이른다. 또한 2015~2016년 셰일가스를 기반으로 한 LPG 36만톤을 구매할 계획이다.

LPG전문기업을 표방하는 E1은 미국 가스기업인 엔터프라이즈와 계약해 올해부터 분기당 4만5000톤씩 연간 18만톤의 셰일가스 기반 LPG를 수입할 예정이다. 이는 E1의 전체 수입량 중 6.4% 비중으로 규모는 작지만 중동에만 의존하던 수입구조 다변화에 따른 가격인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고 있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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