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해운물류중심의 하나로 꼽히는 다롄(大連)에서 지난 25일 석유교역소가 현판식을 갖고 정식 운영에 들어감에 따라 국제 원유시장에 미칠 영향이 주목되고 있다고 중국 언론이 28일 보도했다.

 

다롄 석유교역소는 상하이(上海)에 이어 중국에서는 두 번째로 창설된 원유 및 성품유(成品油) 교역시장이다. 특히 이곳은 상하이와 달리 중국의 에너지 자원의 보고로 불리는 동북지구에서 생산된 원유가 남방으로 빠져나가는 이른바 '북유남운(北油南運)'의 출구이면서 동시에 배후에 석유화학 공업단지가 발달해 있다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연간 다롄을 통해 남방으로 수송되는 원유는 2195만t으로 인근에 위치한 공업단지에서 가공하고 있는 원유 1968만t을 합치면 지난해 중국이 생산 또는 수입한 원유 총량 3억1700만t의 13%를 점유하고 있다.

 

더욱이 중국은 2년 이내 국가석유전략비축기지, 유류전용부두, 유류전용철도와 유류전용수송관 등을 다롄 석유교역소 인근에 소재한 다후산(大孤山)반도에 건설키로 했다. 그렇게 되면 중국의 동북지구뿐 아니라 중동, 베네수엘라, 러시아에서 들어오는 수입 원유 일부가 이곳에 비축되기 때문에 다롄 석유교역소의 위상은 더욱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 석유교역소가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따른 의무사항으로 오는 2007년부터 원유 가격에 대한 국가의 통제를 풀기로 함에 따라 중국 국내의 원유가격도 국제시장과 연동할 수밖에 없어 국제 원유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실제로 원유가격을 수요와 공급에 입각한 시장 논리에 맡겨둘 경우 엄청난 물량이 거래되는 다롄 석유교역소의 특성상 이곳에서 결정된 가격이 국제원유 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구조가 자연스럽게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다롄 석유교역소의 한 고위간부도 이와 관련, "현재 여러 사람이 우리 석유교역소에 관심이 있는 주제 가운데 하나가 이곳에서 형성된 가격이 국내 유가와 국제 원유시장에 영향을 줄지 여부"라고 말했다. 그의 말은 중국이 세계 제2위의 석유 소비국가이면서 급속한 산업 성장에 힘입어 향후에도 원유 소비량이 더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과언은 아니다.

 

더욱이 다롄은 중국의 주요 원유 생산기지와 가공단지가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을 살려 공급을 주도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서 있어 중국 국내유가 형성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다롄 석유교역소에서 결정된 가격은 상하이와 함께 에너지 소비대국인 중국의 유가를 대표하는 가격이 될 공산이 크고 점차 국제유가와도 맞물리게 되면서 국제 원유시장에도 반응을 일으키게 될 것이라고 중국 언론은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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