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산파워 등 11개 수요관리사업자 참여
한전은 중소사업자 육성 후 비산업용 진출

▲ 전력 수요자원 시장 개념도
[이투뉴스] 전기소비자가 절약한 '무형의 전기'가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와 경합을 벌이게 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일 전력시장 운영규칙 개정안 승인을 거쳐 오는 25일부터 '아낀 전기'를 전력시장에 판매할 수 있는 수요자원 거래시장을 개설한다.

지난 4월말 전기사업법 개정안 의결을 통해 법적 근거를 갖춘 수요자원 시장은 공급위주 전력정책을 수요관리로 전환하고 스마트그리드 등 에너지신산업의 성장환경을 조성한다는 의미가 있다.

앞서 지난 7월 정부는 기후대응 6대 에너지신산업의 하나로 '네가와트 시장'을 제시했고 이어 지난 9월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에너지신산업 대토론회'에서 수요시장 개설을 논의한 바 있다.

산업부 수요자원 거래시장 운영방안에 따르면, 이 시장이 개설되면 수요관리사업자는 빌딩·아파트·공장 등이 아낀 전기를 전력시장에 판매, 그 수익을 수수료 형태로 고객과 공유하게 된다.

이 과정에 수요관리사업자들은 실시간 전력계량기, 에너지관리시스템(EMS) 등 ICT기기와 에너지컨설팅 등 부가서비스를 고객에 제공해 전기절약을 돕고, 전력거래소는 수요시장 운영과 정산을 맡게 된다.

산업부에 의하면 올해말 시장에 참여 예정인 서울 노원구 모 사우나(90kW 감축계약)는 '아낀 전기' 판매수익 485만원과 전기사용 절감액 103만원 등 연간 588만원(사업자 수수료 제외)의 수익이 예상되고 있다.

또 모 마트(50kW 감축계약)는 '아낀 전기' 판매수익 270만원을 포함 연간 327만원의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 수요시장에 참여 예정인 수요관리사업자는 그리드위즈·그리드파워·매니지온·벽산파워·사룬·아이디알서비스·에너녹·에너클·엑티브넷·KT·한국가상발전 등 11개사다.

여기에 내년 상반기에는 GS파워·아이피티리서치·LS산전·파워텍발전기·한국산업기술컨설팅·한국에코산업·효성·한화S&C 등이 추가 진입할 예정이다.

다만 정부는 공정한 시장환경 조성을 위해 대기업 수요관리사업자가 계열사를 통해 확보할 수 있는 수요감축자원의 비율을 30%이내로 제한하고 자기감축 수요자원만으로는 시장에 참여할 수 없도록 했다.

또 한전의 경우 전력산업기반기금 수요관리 프로그램 종료 이후 수요자원 거래시장 참여 시 대용량산업체를 제외한 농사용이나 주택용에 한해 제한적으로 참여를 허용하기로 했다.

아울러 한전은 중소사업자 육성을 위해 다음달부터 전국 5개 권역에서 수요자원 거래시장 설명회를 열고 중소기업과의 1대1 멘토링을 통해 창업희망자와 영세사업자의 진출을 돕는 역할을 하게 된다.

본격적인 수요시장 운영은 수요반응 자원의 신뢰성이 어느 정도 검증된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수요자원의 시장운영은 기존 전력거래 시장처럼 자발적으로 하루전 시장에 입찰해 발전소 전력단가보다 가격이 저렴할 경우 감축계획량을 할당(낙찰)받아 익일 의무적으로 그 부하를 줄이는 방식이 된다.

또 실시간 급전운영 시 전력수요가 급증해 1시간전에 최대부하 감축 지시가 발령되면 감축지시량만큼 의무적으로 전력사용을 줄여야 한다.

만약 사업자가 약속대로 수요를 감축하지 않으면 미이행량에 비례해 위약금을 물거나 거래정지 등의 패널티를 부과받게 된다.

전력당국은 이같은 방식의 피크부하 감축이 발전기 고장 등 수급상황 급변 시의 고비용발전기(CON)를 대체해 계획 초과정산금을 아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전력수요는 감소하고 공급 예비력은 늘어나는 추세여서 실제 전력시장에서 수요자원이 기존 자원을 상대해 거래를 일으킬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한편 산업부는 2017년까지 LNG발전기 4기 발전량인 190만kW를 확보해 신규 피크발전기의 투자를 회피하고 전력수급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한편 DR서비스 사업의 해외 수출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이투뉴스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빠르고 알찬 에너지·경제·자원·환경 뉴스>

<ⓒ모바일 이투뉴스 - 실시간·인기·포토뉴스 제공 m.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