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국정감사가 끝난 이달 들어 각종 세미나가 잇따라 열리고 있고, 주제발표에 나선 많은 연사들이 ‘미래 먹거리’를 들어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외치고 있다. 그 배경에는 중국의 강세로 철강과 조선 등 그동안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어오던 업종들이 하나 둘씩 적신호를 보내면서 이들을 대체해야할 시기가 생각보다 빨리 오고 있다는 우려가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선은 풍력산업에서, 반도체는 태양광산업에서 출구를 모색해야 한다는 얘기가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특히 풍력산업은 낫셀만 2만 여개의 부품이 쓰일 정도로 산업 파급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기에 충분하다.

미래 주요 에너지원이자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 신성장동력으로서 신재생에너지의 가능성을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와 관련해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에너지신사업을 살펴보면 수년 전 이전 정부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한 지능형전력망이 떠오른다. 제주도 실증단지가 어느 정도 구축된 시점에서 뾰족한 수익모델을 찾지 못했다는 경과보고 후 급속도로 냉각된 시장은 현재 어디서 추진동력을 얻고 있는지 모르겠다.

에너지신사업과 지능형전력망 사업을 비교할 때, 필요 이상의 논란을 제기하고 있는 온배수와 그나마 성과가 있는 태양광 대여사업을 제외하고는 기초적인 부분에서 다를 게 없다. 에너지 구(舊)사업으로 불러도 상관이 없을 듯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신재생에너지과와 최근 신설돼 업무파악에 바쁜 에너지신사업과로 나뉘어져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지휘를 양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에너지저장장치(ESS)의 기술수준을 신재생에너지와 결합을 통해 시장에서 상용될 정도로 끌어올리고, 국내 풍력기술과 관련해 테스트베드와 같은 기초적인 연구를 중단하지 말고 더 진전시키는 것이 중요하지 않았을까.

“진실한 사랑은 유령과도 같다. 그것을 말하는 사람은 많아도 정작 그것을 본 사람은 없다” 는 프랑스 출신으로 철학적인 풍자를 많이 한 라로슈푸코의 잠언이 있다. 얼마 전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금융조달을 연구 중인 한 단체의 인사가 시장분위기를 기자에게 물어봤을 때 “말로 사랑을 외치는 사람은 많다”고 대답한 바 있다. 사람들은 머리로만 저 문장을 담아두고 있는 건 아닐까.

최덕환 기자 hwan0324@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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