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완주산단 썬텍바이오매스 열병합발전소
[르포] 완주산단 썬텍바이오매스 열병합발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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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복 기자
  • 승인 2014.11.1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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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소 까다로운 고체연료로 싼값에 화학공장 스팀 공급
설비 최적화 및 최적운전 노하우로 독자 경쟁력 확보

▲ 김정수 썬텍에너지 발전소장(상무)이 설비특성을 설명하고 있다.

[이투뉴스] “악~!” 지난 7월 16일 전북 완주군 봉동읍 완주산업단지내 썬텍바이오매스 순환유동층(CFBC) 열병합발전소 건설 현장. 어디선가 들려온 장년 남성의 외마디 비명이 오후의 정적을 갈랐다. “스위치 꺼!, 백(Back)으로 돌려!” 다급한 목소리의 주인공은 고원영 썬텍에너지 대표였다. 우드펠릿 등의 발전연료를 보일러로 보내는 나선형 스크류(Screw) 장비에 고 대표의 손목이 감겨들어간 것이다. 현장 직원들이 신속하게 기계를 멈춰 세웠지만 이미 뼈를 포함한 손목 절반이 으깨져 피투성이가 된 뒤였다.

▲ 고원영 썬텍에너지 대표
이즈음 그는 값이 오르는 우드펫릿만으론 원단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연료 다변화를 고심하고 있었다. 이날 사고 역시 직원들의 여름휴가 기간 직접 연료투입 설비를 손질하겠다고 나선 것이 화근이 됐다. 그나마 손목을 감싼 금속 시곗줄이 동맥을 보호하면서 최악의 혈관 절단은 모면했다. 구급차로 후송된 고 대표는 한 달간 병원신세를 졌다. “7년만에 제대로 여름휴가를 다녀왔다”고 했다. 그는 작년 1월 발전소 착공 이후부터 현재까지 현장 인근 본사 임시숙소에서 지내고 있다.  

직원들에게 고 대표는 언제나 말보다 행동이, 지시보다는 솔선수범이 앞서는 CEO였다. “한번 해보자는 식의 ‘배수의 진’ 정도로는 안됩니다. 적벽대전에서 유비에 패한 조조가 부하들에게 ‘봉산개도, 우수가교(逢山開道, 遇水架橋)’라고 호통쳤듯, 중소기업은 산을 만나면 길을 터서 가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놓고 건너야 합니다." 소매를 걷어 붙여 철심이 박혀있던 손목을 내보이던 고 대표가 "그날 사고는 아마도 제가 무엇인가 1% 부족해 몸보시를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웃어보이며 이렇게 말했다.

발전소 기초공사가 한창이던 지난해 4월 이후 1년 6개월이 흐른 지난 5일, 다시 찾은 썬텍열병합발전소는 이미 보일러 전출력 시험운전과 전기설비 사용전검사 등을 완료하고 한창 상업운전중이었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이 발전소는 시간당 약 20여톤의 고온스팀과 700kW의 전력을 생산, 열원은 전용배관을 통해 약 2km 떨어진 산단내 화학업체들로 공급했고 전기는 계통을 통해 전량 한전에 판매했다. 바이오매스만을 이용하는 소용량 CFBC 열병합발전소 건설·운영은 이번이 국내 최초다.

바이오매스 업계에 따르면, 소용량 바이오매스 전소발전은 까다로운 연소조건을 맞추기 어려워 유수의 설비제작사들도 백기를 든 분야다. 두발 자전거는 고속으로 달리는 것보다 저속으로 달리면서 넘어지지 않는 게 더 어려운 것과 같은 이치다. 썬텍에너지는 자체 기술연구소를 통해 각종 연료별 최적 연소기술을 확보, 고체 연료를 부하변동이 심한 상황에서도 기체나 액체연료처럼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 터빈동 상부에서 바라본 연돌(좌측)과 보일러 설비(우측)

물론 시련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CFBC는 자칫 연료가 불완전 연소하는 가운데 연료투입이 지속되면 일시에 노(爐)내 가스폭발이 일어날 수도 있다. 실제 올초 썬텍에너지도 시험운전기간 보일러 외벽이 변형되는 수준의 폭발을 경험했다. 고 대표는 "시행착오는 숨길 일이 아니라 돈주고 살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하는 기회"라면서 "오히려 당시 경험이 보일러를 좀 더 깊이 연구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설비회사들이 보일러는 만들 수 있어도 어떻게 발전소를 최상의 조건으로 가동할 수 있는 지 소프트웨어를 만들 순 없을 것”이라며 “우리기술로 직접 설비를 최적화하고 결국 우리 힘으로 최적 운영 노하우를 개발한 것이 이번 사업의 가장 큰 소득”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향후 분산형 전원을 확대하려면 온실가스 부담이 없고 송전선로 신설이 불필요한 소용량 열병합이 최적 대안이라며 완주산단 입주기업들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LNG 대비 15% 이상 저렴한 가격에 열원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정도 부하로 발전소를 돌리려면 하루 약 120톤의 바이오연료를 때야 합니다. 효율이 높은 CFBC 특성상 연료 종류를 가리지 않고 쓸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입니다. 화학공장이라 부하변동이 심한 편이지만 수요변화에 따라 자동으로 연료투입과 발전소 출력이 조정돼 제원상 최대 시간당 35톤의 스팀과 1.4MWh의 전력생산이 동시에 가능합니다.” 아파트 8~9층 높이의 아찔한 보일러 설비동 계단을 오르며 김정수 발전소장(상무이사)이 설명을 이어갔다. 발전소 하면 의례 고막을 뚫는 소음이 떠오르기 마련이나 썬텍열병합은 주변 사람들과 어렵지 않게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소음과 진동이 억제됐다.

특히 보일러동 상부로 우뚝 솟은 촛대 모양의 연돌(굴뚝)은 다량의 바이오매스를 태우는 발전소란 사실이 무색할만큼 어떤 냄새나 연기, 그을음도 배출하지 않았다. 김 소장은 “목질계 바이오매스연료는 온실가스나 질소산화물(NOx), 황산화물(SOx)과 같은 대기오염물질을 전혀 내뿜지 않고 집진기로 철저히 먼지를 포집해 다른 어떤 발전원보다 친환경적"이라며 "산단 입주기업들도 저렴한 열공급 혜택과 연료 청정성에 대해 높은 만족도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 발전소에서 뻗어나간 스팀배관(좌), 주조정실에서 운전요원들이 근무중이다.(우)

썬텍에너지는 지난달 발전소 상업운전의 마지막 관문인 한국전기안전공사의 전기설비 사용전검사를  받았다.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건 좋지만 원칙을 훼손하면 안된다는 고 대표의 경영철학에 따라 까다롭게 원칙대로 검사를 받고, 원칙대로 지적사항을 개선했다. 현재 썬텍열병합은 팀원 4명이 4조3교대로 24시간 발전소를 가동하고 있다. 이들 운전요원은 운전부터 정비, 기계, 전기분야까지 모두 다룰 수 있는 전사적 인력으로 양성되고 있다. 업무 현장에서 이뤄지는 교육훈련은 CFBC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대기업 엔지니어 출신 김 소장이 직접 맡았다.

썬텍에너지는 오는 13일 완주산단내 발전소 현장에서 종합준공식을 개최한다.

<완주=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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