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법 ‘가스기술사 업역’ 매듭 푸나
건축법 ‘가스기술사 업역’ 매듭 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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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제용 기자
  • 승인 2014.11.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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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예고 수정안에 단서조항 문구 조율 기대
관련단체간 영역갈등 아닌 안전 확보에 초점
[이투뉴스] 건축법 시행령 상 가스기술사 업역을 놓고 1년 넘게 이어진 국토교통부와 가스기술사, 건축기계설비기술사 간의 갈등이 새 국면을 맞는 양상이다.

건축물 가스설비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입법절차 과정에서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도 뚜렷한 이유 없이 1년 6개월 동안 후속조치를 진행하지 않아 빚어진 마찰이 조금씩이나마 조율의 기미를 보이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을 낳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시각차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상당한 진통이 수반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협의가 진행되는 과정이라 최종적으로 합의에 이를지, 아니면 갈등의 깊은 골에서 벗어나지 못할지 선뜻 판단하기 어렵지만 서로가 실마리를 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건축물 가스설비 설계 시 가스기술사의 정상적 역할을 위한 건축법 시행령 개정안이 입법예고된 것은 2013년 5월 15일. 건축물 안전 확보를 위해 해당분야의 최고 전문가가 안전을 담보하자는 의도에서 건축법 시행령 제 91조의 3항(관계전문기술자와의 협력) ② 2호 ‘가스·급수·배수·환기·난방·소화·배연·오물처리 설비 및 승강기(기계분야만 해당한다)는 국가기술자격법에 따른 건축기계설비기술사 또는 공조냉동기계기술사’ 규정에 ‘또는 가스기술사’를 추가했다.

공동주택 등 건축물 가스배관을 매립배관으로 하도록 관련 기준이 바뀌면서 건축물 설계 시 가스기술사의 검토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의견제시를 요구한 국토부에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도 취지에 동의한다는 의사를 전했다.

그러나 입법예고된 시행령 개정안은 1년 6개월이 되도록 후속절차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입법절차가 이뤄지지 않는 배경에는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건축기계설비기술사들의 반발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랫동안 격론이 오고가면서 결국 가스기술사 측에서 지난 3월 20일 행정심판을 청구하기에 이르렀고, 이후 답변과 반론, 변론이 이어진 끝에 중앙행정심판위원회로부터 지난 7월 8일 ‘행정심판 청구를 각하한다’는 주문서가 재결됐다. 동일한 사안으로 행정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는 있으나 다시 행정심판을 청구할 수는 없게 된 것이다.

그러자 이번에는 청와대로 파견된 국토부장관 비서관을 대상으로 한 국민감사 청구가 추진되기에 이르는 등 파장의 유탄이 청와대로까지 번지는 사태가 빚어졌다.

이런 중에 지난달 17일 국토부 건축정책과와 가스기술사회가 만남을 갖고 수정 조정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가 지난해 9월 입법예고안의 조정안으로 제시했던 ‘다만 가스배관 및 가스기기접속기 등을 건축물에 매립하는 경우에는 국가기술자격법에 따른 가스기술사’ 문구를 ‘다만 가스배관 및 가스기기접속기 등을 국토교통부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건축물에 매립하는 경우에는 국가기술자격법에 따른 가스기술사’로 수정해 제안한 것이다.

이에 대해 가스기술사회 측은 ‘국토교통부령이 정하는 바’라는 새로운 제어수단을 추가하면서 ‘국토교통부령’을 제시하지 않은 채 논의를 하는 것은 또 다른 혼란을 야기할 소지가 크다고 판단했다. 또한 건축법 체계 상 논란이 되고 있는 가스설비 분야 관계전문기술자의 업무범위는 시행규칙인 국토교통부령이 아니라 시행령에서 명시해야 할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다만 가스배관 및 그 부속설비를 바닥·벽 등에 매립 또는 매몰하여 설치하는 공정이 있는 경우 당해 건축물에 설치하는 노출부분을 포함한 가스배관 및 그 부속설비는 국가기술자격법에 따른 가스기술사’로 재수정한 조정안을 제시하고, 국민여론과 사안 검증을 위한 정부 합동조사와 설문조사를 건의했다.

이 같은 재수정안 배경에 대해 가스기술사회 측은 당초의 입법예고안을 고집할 경우 자칫 관련단체 간 영역다툼으로 비쳐질 수 있는 소지가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해소하는 한편 국민의 안전 확보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 마련 측면에서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하나의 가스설비에 대해 설계·검토의 이원화는 불합리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동일 건축물의 가스설비는 배관으로 연속된 하나의 설비라는 측면에서 동일 설계·검토자에 의한 일관성 있는 설계와 검토가 이뤄져야 최상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기능이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토부 조정안은 하나의 가스설비에 대해 매립부분은 가스기술사, 노출부분은 건축기계설비기술사 등의 설계·검토 협력을 받도록 하는 이원화 제도로 사실상 건축공정의 진행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판단이다.

이처럼 조정안, 수정 조정안, 재수정안 등이 오고 가면서 아직은 입장차이가 있으나, 지난 1년 반 동안 반목했던 관계에 비하면 진일보한 것이라는 평가가 내려진다. 일각에서 기대감을 비치는 배경이다.

물론 이 같은 1년 반이 넘는 오랜 기간의 협의를 통해서도 연내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파장은 청와대, 감사원, 국회 등을 대상으로 한 공익감사 청구, 국민감사 청구, 항의방문, 관계요로 진정 등으로 번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 부담은 주무부처로서 조율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국토부가 더 클 것으로 판단된다.

‘안전한 대한민국’이 국가적 대명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건축물 가스설비의 안전 확보를 위한 건축법 시행령 개정안이 어떤 결론으로 맺어질지 주목되고 있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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