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자원개발사업의 진실
[칼럼] 자원개발사업의 진실
  • 허은녕
  • 승인 2014.11.24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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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은녕 서울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 에너지경제학박사

허은녕
에너지경제학박사
서울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이투뉴스 칼럼 / 허은녕] 이웃이나 친지, 친구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에너지 이슈가 나와 이야기 하다보면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에너지에 대해 상당히 잘못 알고 있는 것이 많다는 사실이다. 특히 50~60대 중장년층과 20~30대 젊은 사람들 간의 에너지에 대한 지식의 차이가 큰데, 이는 두 세대 간의 살아온 경험이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인 것 같다. 

비슷한 사례가 대학에 대한 인식인데, 중장년층은 대부분 본인들이 다녔던 대학시절이 교육방식이 아직도 그대로일 것으로 생각한다. 대학생의 고민도 같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천만의 말씀이다. 대학에서 교육하는 방식이 바뀌었음은 물론 학생들이 고민하는 바도 완전히 다르다. 에너지의 인식에 대한 세대 차이도 이와 같다.

중장년층은 70~80년대에 연탄을 온몸으로 경험해 본 세대이다. 국내 석탄 산업이 거대한 규모였고 잘나가던 시절이었으며, 1~2차 석유위기를 몸으로 체험하면서 에너지안보의 중요성을 크게 인식하며 에너지절약을 알아서 실천해 온 세대이다. 이들이 청년시기를 지낼 때는 연탄불 꺼지는 횟수만큼이나 단수나 정전도 자주 일어나던 시기였다. 또한 석탄광부 파업이 신문 사회이슈로 오르내리던 시기였다.

1980년대 중반 이후 20여 년 동안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국내 석탄 산업은 모두 구조 조정되어 이제 한국에 제대로 된 에너지산업, 특히 자원개발산업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에너지 전환 또는 유통업만이 더더욱 커진 규모로 자리 잡고 있다. 발전회사, 정유회사, 도시가스회사 등이 그들이다. 대신 이들 기업들의 능력은 크게 발전하여 지금의 젊은이들은 단전이나 단수를 거의 경험하지 못해보고 살아왔다.

따라서 젊은 세대들은 고유가가 10년째 지속되고 있지만 에너지절약에 무관심하며 에너지안보에 대한 인식도 매우 희미하다. 게다가 제대로 된 에너지사업을 본 적도 없고 들어본 적도 없기에 전 세계 모든 에너지 분야에서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을 매우 신기하거나 이상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아래에 대표적인 것 몇 가지를 들어본다.

먼저, 화석연료가 수십년 안에 고갈된다고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OECD 등 선진국들이 주축이 되어 만든 국제기구인 IEA (International Energy Agency)가 매년 세계 에너지자원 매장량 통계를 발표하는데, 석유의 경우 확인된 매장량이 지금까지 사용한 양의 10여배에 달한다고 나와 있다. 수백년은 거뜬히 쓸 수 있는 양이다. 석탄은 더더욱 많아서 천년은 쓸 수 있는 분량이 있다. 여기에 천연가스, 셰일가스, 우리나라 울릉분지에 있는 가스하이드레이트 등을 합하면 화석연료는 정말 많이 있다. 이유도 자명하다. 예전에 지구상에 살 던 식물과 동물이 죽어서 만들어진 것이 석유, 석탄, 가스 등 화석연료이기 때문이다. 이들도 인공으로 만든 것이 아니고 자연이 만든 에너지다.

한편 자기가 사용하는 에너지는 아주 쉽게 누군가가 무한정으로 공급해 준다고 생각한다. 전기는 한전에서 알아서 공급해 줄 것이며, 따라서 자기들은 여러 개의 스마트 기기를 언제 어디서나 사용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에어콘, 난방기 빵빵 틀어도 ‘돈만내면 되지’라고 생각한다. 국내석탄산업이 가정용 난방의 80%를 책임지던 1980년대에 비하여 지금은 96%의 에너지를 수입하여 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안보에 대한 이해와 고민의 수준은 아주 낮다.

이들이 에너지 관련산업 중 가장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자원개발산업 또는 자원개발사업이다. 한국에 마땅한 기업도 없고 사업장도 없다보니 주변에서 보거나 들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하 수십 미터에서 수km 깊이에 묻혀 있는 자원을 찾는 것은 그리 쉽지 않다. 석유의 경우 탐사성공률이 10%면 대단한 거다. 열 번 뚫어야 한번 성공한다. 그래서 예전 석탄산업의 경우에도 석탄광맥을 찾기 위한 굴착에도 보조금을 주어왔다.

그러나 일단 좋은 것을 찾으면 그 가치는 영구적이다. 오늘 생산 안한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고 땅 속에 자원이 그대로 있기 때문이다. 가격 좋을 때를 골라 생산시기를 조절하면 된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운영이 가능하며 또 그렇게 운영하여야 한다. 유전이나 광산의 가격 자체가 국제가격에 따라 크게 오르락 내리락 한다. 국제가격 자체도 그 변동이 매우 심하다.  단기적으로 반응하여 사고팔다가는 손해 보기 십상인 것이다.

Forbes 지가 발표하는 세계 기업 랭킹에 따르면 매출액 규모로 2013년 세계 10위에 드는 회사 중 7개가 에너지자원개발기업이다. 엑손모빌, 로열더치셸, BP를 비롯 중국회사인 페트로 차이나 등이 그들이다. 이 랭킹에서 삼성전자는 12위이며, 한국의 에너지회사들이나 공사들은 100위권에도 못 든다. 수백 년 동안 선진국들이 돈 많이 벌어온 산업이 에너지자원개발업인 것이며, 지금도 가장 돈 많이 버는 업종이다. 그런데 이 사실은 50~60대 중장년층들도 잘 모르는 것 같다. 작금에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해외자원개발 관련 논쟁을 보면, 국회의원 분들도 잘못된 지식을 바탕으로 이야기 하고 있는 듯하다.  제발 내가 틀렸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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