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전국 보통 휘발유 평균가격이 리터당 1600원대로 진입했다. 4년 여만의 일이다. 1500원대로 판매하는 주유소도 전국에 145곳까지 늘었다. 불과 1년 전과 비교하면 많은 변화다.

그래서인지 기름값이 어디까지 떨어질지를 두고 관심이 크다. 3일 현재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른 전국 휘발유 평균가격은 리터당 1699.78원이다. 이 같은 수준은 2010년 10월17일 1699.57원 이후 4년 만의 첫 기록이다.

국내 기름값은 한동안 지속적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도입 원유의 80%가량을 차지하는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이 최근 2개월 동안 30% 가까이 폭락했기 때문이다. 3일 현재 두바이유는 배럴당 66.49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두바이유 만이 아니라 WTI, 브렌트유를 포함한 국제 유가 추세도 하향안정세가 가파르다. 지난달 27일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기총회에서 회원국들이 감산 합의에 실패하고 현재의 산유량을 유지키로 결정한 후 전세계적으로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팽배해 있는 상황이다.

이쯤에서 잠시 고민을 하게 된다. 국내 기름값 하락이 국제 유가 하락분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 있는가하는 점이다. 오피넷에 따르면 3일 휘발유 평균가격은 리터당 1699.78원이다. 지난 1월6일 1888.93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89.15원, 즉 10% 정도 떨어졌다. 같은 기간 두바이유 하락폭은 어떤가. 1월 6일 배럴당 104.29달러와 이달 3일 66.49달러를 비교하면 37.8달러, 36.2%나 하락했다.

두바이유가 36.2% 떨어지는 동안 국내 휘발유 평균가격은 10% 밖에 내리지 않은 것이다. 국내 정유사가 원유를 구입해 판매하는 데 한달 보름 정도의 시간이 소요돼 최근의 큰 하락폭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차이를 이해하기 쉽지 않다.

시선이 유류세에 쏠리는 이유다. 휘발유 가격과 상관없이 정액제로 묶인 유류세는 지금과 같은 하락기에는 국내 휘발유 가격의 하락폭을 제한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유류세 내에 교통에너지환경세가 리터당 529원이며, 교육세와 주행세는 교통세의 15%와 26%로 고정돼 있다. 부가세 만이 전체 판매가격에 따라 변동하는 수준이다.

국제 유가가 큰폭으로 하락하는 상황에서도 유류세는 정액제로 휘발유 판매가격 속에 조용히 똬리를 틀고 있는 형국이다.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이제 휘발유 판매가격 내 유류세 비중은 50%를 훌쩍 넘어섰다. 정액제인 유류세 때문에 국내 휘발유 가격이 국제유가 하락폭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난이 또 다시 불거지고 있다. 입을 다물고 있는 정부가 어떻게 대응할 지 궁금하다.

이윤애 기자 paver@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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