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GDP-석유소비량간 전통공식 깨져…에너지효율 상승·재생에너지 영향

[이투뉴스] 미국의 경제지표는 호조세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31년만에 가장 많은 양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고 국제유가 하락은 지속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런상황에서도 석유소비가 준다는 것이다.

미국이 에너지독립에 한 발짝 더 가까워질수록 에너지 효율 증진과 인구 변화, 재생에너지 확대로 기존의 에너지원간 역학관계가 흔들리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경제계에 따르면, 미국 국내총생산(GDP)은 지난 3분기동안 전년대비 2.4% 증가했다. 반면 석유 소비는 0.3% 줄었다.

크리스토퍼 니텔 MIT 응용경제학 교수는 "과거 원유 수요와 GDP 사이에는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며 "이 관계를 단절시키는 경향이 있는 연료 경제에 대한 투자로 현재 이 둘은 각각 독립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셰일오일 붐으로 미국은 1983년 이래 주간 단위 가장 높은 원유 생산량을 기록했다. 셰일연료 생산 5년만에 원유 생산량은 65% 증가했고, 올해 미국내 소비 연료의 89%를 자급했다.

맥킨지사는 2025년께 에너지 수입량보다 수출량이 더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에너지정보청(EIA)은 내년 연료 수요가 0.7% 늘어날 것으로 관측했다.

제이콥 제이 루 미국 재무부 장관은 "우리가 소비하는 만큼 스스로 생산한다는 것은 굉장히 성공적인 스토리"라며 "에너지 부문에서 이뤄낸 독립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을 생각했을 때 매우 긍정적인 일"이라고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러나 미국의 셰일 성공을 방해하기 위한 가격 파괴 전쟁도 만만치 않다. 사우디가 원유 가격을 인하하면서 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휘발유 선물가는 지난 11일 기준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1.1% 하락한 갤런당 1.62달러로 거래됐다. 브렌트유는 56% 하락한 배럴당 63.68달러로 런던 ICE 선물유럽거래소에서 거래됐다.

유가하락 속에서 지난 9월 GDP 10억달러당 하루 1178배럴의 원유가 소비됐다. 20년전 하루 1760배럴보다 33% 떨어진 수치다. 미국인들이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얼만큼 줄었는지 알 수 있는 지표다.

아울러 미국 자동차들의 연료 효율도 상당히 상승해 원유 소비량 하락을 설명하고 있다. 8월 판매된 차량은 1갤런당 25.8마일을 운행했으며 이는 2007년보다 28% 높아진 수치다. 

바이오연료 생산도 원유 소비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에탄올은 현재 미국 자동차 연료 판매의 약 10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휘발유 소비량은 2010년 이래 3.7% 감소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미국 고속도로 주행 마일은 0.8% 증가했다.
미국 젊은층이 도시로 이주하면서 생기는 효과도 있다.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2000년과 2010년 사이 미국 대도시 지역의 인구 증가 비율보다 도심 지역 인구 증가가 두 배 빠르게 진행됐다.

도심에 더 많은 사람이 살 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자동차 없이 생활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이클 모리스 미 에너지정보청 경제학 박사는 "젊은층들이 도심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자동차 이용을 피하고 있다"며 "베이비붐 세대 집단의 퇴직도 많아지고 있다"고 짚었다.

◆원유 시추사들, 투자 감축 등 자구책 모색 
원유 시추자들은 5년만에 최저 원유가가 계속되는 동안 지출을 단속했지만, 개발자들은 올해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분야에 2500억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코노코필립스사는 내년 예산을 20% 삭감했다. 콜로라도에서 진행 중인 나이어브래라 셰일가스 사업을 포함한 비전통연료에 대한 투자를 연기했다.

지난 5년간 미국 재생에너지 회사들의 매출은 연간 평균 49% 성장했다. 반면 석유와 가스, 석탄 회사들의 판매량은 9.4% 늘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재생에너지 생산량은 2013년 2억5200만MWh의 기록을 세웠다. 원유는 1300만MWh를 발전하는 용도로 쓰여 2003년 이래 88% 하락한 수준을 보였다.

에드 모스 시티그룹 상품연구소장은 "고유황 연료유가 풍부했을 때 발전시스템에서 석탄과 경쟁하기 좋은 환경이었다"며 "현재 우리는 사실상 연료유 생산을 중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필립 버리거 에너지경제학자는 유가 하락은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가처분 소득을 제공하고, 고효율 자동차를 구입할 수 있는 경제적 여유를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한 항공사들도 저유가로 생긴 이윤을 재투자해 더 경제적인 엔진이 장착된 신형 비행기를 구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소비자들은 원유 제품을 구입하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 할 것"이라며 "원유가 하락은 이 연료의 종말을 가속화시킬 것"이라며 저유가로 인한 수요 약화를 주장했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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