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환경사업소에 건조 및 신재생시설 설치…석탄대체 가능
환경산업기술원·건민이엔씨, 국내 관련업체들과 사업화 박차
[이투뉴스] 하수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찌꺼기를 기름과 섞어 진공상태에서 건조시켜 악취를 잡고 고효율 연료탄을 얻어내는 기술이 개발됐다. 석탄대체제로 에너지절감 및 화석에너지 수입대체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원장 김용주)은 하수찌꺼기(슬러지)를 진공유중건조공법으로 처리해 고효율·친환경 연료탄으로 제조하는 기술을 개발 및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진공유중건조공법은 찌꺼기(슬러지)와 기름을 혼합한 후 수분을 진공 저온상태에서 증발시키는 공법을 말한다. 이 기술은 공기 대신 기름을 열전달물질로 이용해 진공 상태에서 찌꺼기를 건조시키는 방법으로 하수찌꺼기의 함수율(물이 차지하는 비율)을 1% 이하로 낮추고 사용한 기름은 재활용하는 친환경 건조공법이다.
공기를 열전달물질로 이용한 기존 하수찌꺼기 건조 기술은 심한 악취와 다량의 먼지를 발생시키지만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열전달효율이 큰 기름을 사용해 수분을 최대한 증발시키고 악취와 먼지를 발생시키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기술원은 진공유중건조공법을 거쳐 만들어지는 연료탄은 다양한 곳에서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고효율 에너지원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연료탄은 1kg당 발열량이 5000kcal 이상으로, 우수재활용제품(GR) 규격인 4000kcal/kg보다 발열량이 높은 수준이다. 연료 성능을 나타내는 고정탄소 함량도 30% 이상으로 우수재활용제품 규격인 20%를 웃돈다. 또 신재생에너지 보급 촉진법에 따라 고체연료 사용이 제한된 지역에서 활용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하수찌꺼기 처리 기술개발은 환경부의 차세대 에코이노베이션 기술개발사업인 ‘하수찌꺼기를 이용한 고효율 친환경 활용기술 개발’ 연구 과제를 통해 진행됐다. 차세대 에코이노베이션은 환경부가 세계 최고 수준의 환경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2011년부터 10년간 1조6000억원을 투입하는 사업이다.
2011년 9월 과제 공모를 통해 2011년 11월 건민이앤씨를 연구기관으로 확정하고 본격적인 기술 개발을 시작한 이후 기술상용화에 성공했다. 건민이앤씨는 과천시에 있는 ‘과천 환경사업소’에 ‘하수찌꺼기 건조 및 신재생에너지 시설’을 설치해 현재 시운전 중이다.
이곳 하수처리장에서 발생하는 하수찌꺼기를 연료탄으로 전환하고, 이 연료탄을 보일러에서 연소시켜 얻어지는 증기 에너지를 다시 하수찌꺼기 건조 과정에 활용하는 순환 공정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또한 CJ제일제당 및 반월염색단지조합 등과 하수찌꺼기 건조 및 에너지화 사업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구체적인 사업화를 논의하고 있어 향후 실제 사업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2012년 환경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연간 360만톤의 하수찌꺼기가 국내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그 중 절반에 가까운 규모가 매립 또는 소각돼 연료로 전환되는 경우는 6.7%에 불과하다.
이처럼 비환경적으로 처리되는 하수찌꺼기를 친환경 연료로 적극 활용한다면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에너지 절감으로 인한 경제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실제 이번 하수찌꺼기 처리 기술을 적용할 경우 360만톤에 달하는 하수찌꺼기가 72만5000톤의 친환경 연료탄으로 전환될 수 있으며, 이는 연간 549억원 상당의 석탄을 대체할 수 있는 규모다.
뿐만 아니라 하수찌꺼기 해양투기 금지조치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공장 시설운영에 필요한 액화천연가스(LNG) 연료를 연료탄으로 대체함으로써 효과적인 원가 절감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용주 환경산업기술원장은 “이번 하수찌꺼기 처리기술 개발은 국가 환경기술을 한 단계 도약시킨 계기로, 국내 환경보전은 물론 에너지 자립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이투뉴스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빠르고 알찬 에너지·경제·자원·환경 뉴스>
<ⓒ모바일 이투뉴스 - 실시간·인기·포토뉴스 제공 m.e2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