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까지 신재생에너지 투자금 4조 달러에 육박
최근 수년간 일드코, 그린본드 등 민간투자수단 발전

▲ 2026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분야별 투자액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

[이투뉴스]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이제 금융조달은 사업의 성공을 가늠하는 중요한 열쇠가 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최근 수년간 일드코와 그린본드 등 투자상품들이 활발히 개발되면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공공부문이 아닌 민간부문에서 점점 활성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금융상품 개발이 활발한 미국은 태양광시장 활성화를 통해 2013년 기준으로 14만 명의 고용을 창출했다. 국내 신재생에너지 업계 종사자들 역시 신재생에너지를 단순히 에너지원이 아닌 먹거리로서 키우기 위한 정부의 복안이 이뤄질려면,  초기투자단계부터 원활한 금융조달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이 구축되야 한다는데 뜻을 같이 하고 있다.

블룸버그 뉴 에너지파이낸스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대한 전체 투자액은 전년 대비 12% 증가한 2342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2026년까지 4조 달러의 투자가 더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전 세계 발전사업에 소요되는 7조7000억 달러의 투자금 중 52%에 달하는 금액으로 향후 발전시장에 대한 투자수요가 신재생에너지 위주로 재편되는 것을 의미한다.

분야별로는 태양광 1조8500억 달러, 풍력이 1조5500억 달러, 바이오매스 4000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분산전원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소규모 태양광시장에 대한 투자는 1조 2700억 달러에 육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육상풍력에 대한  투자도 1조1000억 달러에 달해 풍력자원이 풍부한 아시아·중남미 지역을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분석이 뒤따랐다.

지역별로는 아시아 1조8500억 달러, 유럽 9500억 달러, 미국 6800억 달러, 기타 지역에 5100억 달러가 투자될 예정이다.

국가별로는 환경이슈가 대두되고 있는 중국이 1조9800억 달러로 가장 많은 금액을 자랑하고, 신재생에너지 보급에 활발한 정책지원을 펼치고 있는 미국과 인도가 각각 7500억 달러로 뒤를 이었다. 중남미가 4400억 달러, 동남아시아는 3000억 달러, 일본과 영국은 2000억 달러, 독일은 1700억 달러, 우리나라는 1000억 달러가 소요될 전망이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전체 신재생에너지 투자액의 90%가 태양광(635억 달러)과 풍력(358억 달러)에 집중됐다. 태양광의 투자액은 2013년 상반기 대비 20% 이상 증가했으나 반대로 풍력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그리드패러티의 임박으로 수요급증 양상이 보인 태양광이 전체 투자액의 60%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태양광 산업은 대량생산과 기술개발로 인한 효율 증가로 투자금액이 절감되긴 했으나 중국의 물량공세로 설치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설치금액은 2013년 대비 하락했다.

전반적으로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대한 투자액은 지난 2013년 하반기 이후 수요증가와 공급안정에 따른 제품가격 상승으로 지난해에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 투자액은 1106억 달러로 전년대비 8%가 많았다. 특히 중국과 미국, 일본 등 주요 신재생에너지 시장이 활기를 띄며 투자가 집중됐다.

블룸버그 뉴 에너지파이낸스는 2030년까지 아시아·태평양지역을 중심으로 필요한 전력을 충족하기 위해 재생에너지에 2조5000억 달러가 투자될 것으로 보고있다. 같은 기간 미국도 1조3000억 달러를 재생에너지 분야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 2026년까지 신재생에너지 지역별 투자액<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

◆그린본드, 자산유동화증권, 일드코 등 투자상품 활기

재생에너지 네트워크 REN21의 보고서에 따르면 재생에너지에 대한 전 세계 투자는 지난 2004년부터 2013년까지 5배 이상 증가했다. 재생에너지 기술연구개발에 대한 전 세계 투자액 역시 지난 10년간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초기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는 대규모 공익사업을 통한 자산금융으로 조달됐다. 상업은행들은 신재생에너지 도입 초기인 2004년 신재생에너지를 검증되지 않은 위험한 부문으로 여겼으나,  현재는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목적으로 연금기금과 보험회사, 대기업 등이 대거 참여하고 있는 상황이다.

재생에너지에 대한 경제적 경쟁력이 향상되고 투자자들이 가치를 인식하기 위해서는 초기투자비용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재원마련 수단이 필요했다. 최근 수년간 일드코와 그린본드, 신재생파이낸스 컴퍼니 본드 등 수단이 도입됐고, 크라우드 펀딩이나 리스 등 새로운 소유권모델이 생겨나 개인과 지역사회가 재생에너지에 투자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겨났다. 

한국수출입은행의 자료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세계적으로 신재생에너지 산업 육성을 위한 그린본드 발행이 활발해 졌다. 그린본드는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가 심화됨에 따라 재생에너지와 에너지 효율 등 친환경 프로젝트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전 세계 그린본드 발행금액은 지난해 6월 기준으로 166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012년 50억 달러에 불과했던 그린본드 시장은 2013년 140억 달러에서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35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급속도로 몸집을 키워왔다.

발행이 급증한 이유는 신재생에너지의 운용실적이 축적되고 있고 유럽 금융위기 완화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우호적인 환경으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특히 저금리 확산으로 2~3%대의 낮은 이율과 4~8년의 다소 긴 만기에도 불구하고 수요는 점차 늘고 있는 상황이다. 연 1조 4000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 기업 채권시장 규모에 비하면 여전히 1%에 불과하나, 올해에는 1000억 달러까지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JP 모간체이스, 크레디아그리콜,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 등 세계적인 투자은행들이 그린본드를 발행할 수 있는 친환경 프로젝트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바 있다.

가이드라인은 신재생에너지와 폐기물 관리, 토지이용, 에너지효율, 수질정화, 생물 다양성 보전, 청정운송 등 주로 친환경 이슈가 해당된다. 그린본드 발행은 주로 국제기구와 다자간 개발은행을 중심으로 전개됐으나, 지난 2013년 하반기부터 기업들의 참여가 이뤄지면서 비중이 30%까지 증가했다.

국내에서는 2013년 수출입은행이 국내 최초로 5억 달러 규모의 그린본드를 선보였으나 이후 추가발행은 없었다. 5년 만기 상품으로 금리는 미국 국채금리에 0.95%를 더한 수준이었다. 국제공인기관의 녹색인증이 요구되는 등 까다로운 조건이 수반돼 채권발행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재생에너지산업과 관계된 자산유동화증권의 발행 역시 확대되고 있다. 부동산, 유가증권, 주택저당채권 등 유·무형의 유동화자산을 기초로 발행된 증권을 의미한다. 지난 2013년 신재생에너지산업의 첫 번째 자산유동화증권이 발행되면서 신재생에너지 자산을 근거로 채권발행이 활발해졌다. 일본 도요타도 친환경차 개발을 위해 자산유동화증권을 발행한 바 있다.

지난해 신재생에너지 자산유동화증권 시장 규모는 약 20억 달러로 추산된다. 2013년 신재생에너지산업 프로젝트 채권시장은 전년 대비 53% 증가한 31억 달러 규모였다.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채권 발행액은 2011년 22억 달러, 2012년 21억 5000만 달러로 다소 등락을 보이나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프로젝트 채권의 수익률은 4~6% 수준으로 연기금이나 보험회사 등 장기 투자상품이 필요한 기관의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에는 주식발행을 통한 일드코(YieldCo) 방식의 자금조달도 신재생에너지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다. 일드코는 자산을 바탕으로 주식을 발행해 운영수익의 대부분을 배당으로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금융상품이다. 최근 미국 주식시장의 호황과 저금리 상황으로 매력적인 배당수익률 때문에 일반 투자자사이에서도 수요가 높다.

2013년 NRG 에너지사는 신재생에너지 자산을 분리해 NRG 일드코를 상장했으며 같은 해 NRG 일드코의 주가 상승률이 100%를 넘어서는 등 우수한 자금조달 실적을 보였다. 특히 안정적인 현금확보를 통해 꾸준한 배당이 이뤄지기 때문에 안정자산으로써 시장에서 가치를 서서히 인정받고 있다.

최근에는 퍼스트솔라, 썬파워 등 미국 주요 신재생에너지 기업들도 일드코를 통한 개발사업 확대 전략을 고민 중이다. 중소 규모로 개발하는 태양광 프로젝트의 경우, 금융조달을 위해 심사 및 투자자 모집 등 비용부담이 큰 반면, 일드코는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자금 조달이 가능해 신규사업개발과 자산인수에 활용도가 높다는 평이다.

세계 태양광 시장의 호황으로 태양광사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탈 및 사모펀드도 지난해 2분기부터 급증했다. 북미기업들을 중심으로 7억 달러가 투자돼 2011년 2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저금리 기조와 안정된 수익 창출이 가능한 이점 때문에 다운스트림 기업에 대한 투자가 제조기업 투자 대비 증가세를 띄고 있다. 주식시장을 통한 자금조달도 2013년 하반기 이후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해 2분기 3건의 거래를 통해 약 18억 달러 가량이 주식시장을 통해 조달됐다.

◆ "국내 신재생에너지 금융조달, 정부의 일관된 정책의지가 중요"

우리나라는 올해 1월부터 시행하는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등을 통해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요인 증가로 관련부문 금융이 활기를 띌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에는 민간금융사의 신규 금융조달도 활발한 상황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평택 연료전지발전소에 5000억 규모의 자금을 주선했고, 신한금융그룹도 지난해 11월 2000억원 규모의 일본태양광펀드를 조성해 일본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대우증권은 지난해 광주광역시와 서부발전이 추진하는 40MW급 연료전지와 7MW급 태양광설비 복합단지의 금융을 주선했고, GS EPS가 추진 중인 700억원 규모의 제주도 김령풍력단지 사업에도 자금 조달을 맡은 바 있다.

또 지난달 금융위원회는 산업은행을 통해 올해부터 3년간 매년 5조원의 자금을 조성해 IT와 소프트웨어, 바이오, 환경기술, 차세대 반도체, 신재생에너지 등 신성장 17분야에 대한 기반구축을 위해 공동투자, 출자 방식으로 투자를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 같은 투자방식은 대부분 대규모 공공프로젝트를 위주로 한 것이며 여전히 국내는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금융조달 기반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과거 민간에서 금융을 조달하기 위해 국내 신재생에너지 펀드가 발행된 적 있으나 현재는 거의 남아있지 않으며, 수익률 역시 적자를 기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금융관련 전문가는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신재생에너지 기업들은 소수를 제외하고 금융조달이 필요할 만큼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지 못했다”라며 “신재생에너지산업이 시작된지 수십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산업은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내외를 막론하고 업계 관계자들이 가장 문제시 하는 것은 정부의 일관된 정책추진 의지가 결여됐다는 것”이라며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일관된 태도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덕환 기자 hwan0324@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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