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자원개발 사업 주도할 전문기관 필요하다
[신년기획] 자원개발 사업 주도할 전문기관 필요하다
  • 이윤애 기자
  • 승인 2015.01.0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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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설립된 일본 자원개발 전문기관 JOGMEC
자원개발 사업 프로젝트 전단계 종합적 지원 담당

 

▲ 석유공사가 국내 최초로 셰일개발 사업에 참여한 미국 텍사스 주 매버릭 분지 내 이글포드 생산현장 전경.

[이투뉴스] "정부의 불도저식 추진에 반대한 한국석유공사의 쿠르드 사업 담당 과장이 탐사 실패와 SOC 건설 송금 비용 등에 대한 과도한 스트레스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비극적인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이 폼 잡고 사고친 것을 말단 직원이 자신의 목숨을 버려가며 막아야 하는 게 대한민국이다" 

노영민 MB정부 국부유출 자원외교 진상조사위원장은 지난해 12월 15일 임시국회 첫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긴급현안질의에서 목에 이같이 통탄했다. 노 위원장은 이어 "지난 정부의 해외자원개발은 대통령을 비롯한 권력 실세들이 주도한 단군이래 최대 국부유출 사건"이라고 단정했다.

정부 주도의 자원외교가 지금의 상황을 만들었다는 '문제의식'은 여야, 자원개발 전문가, 관련 공기업 모두가 공감하며 대응책을 찾아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다. 그렇다면 노 위원장의 지적과 같이 '권력 실세들이 주도'하지 않고 정치적인 논리에 간섭받지 않는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어떻게 추진해 나갈 수 있을까.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어떤 정책을 도입해도 제자리 걸음이다. 

"정부 대승적 차원에서 자원개발사업 바라봐야"
이에 대해 김대형 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상적으로는 맞는 말이지만, 현실적으론 불가능한 일"이라고 답했다. 김 책임연구원은 자원개발 분야에서 30여년 간 몸 담고, 제1차 해외자원개발기본계획 수립부터 함께한 원년 멤버다. 누구보다 지금의 자원개발을 둘러싼 상황을 두고 고민이 많을 것이다. 그는 이내 곧 "정부가 대승적 차원에서 자원개발을 바라봐주길 바랄 수밖에 없다"며 무엇보다 정부의 의지가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주도하는 자원개발사업은 첫 단추부터 잘 못 꿸 가능성이 높다. 5년단임 대통령제에서 개별 정권은 자신의 임기내 업적을 이루겠다는 조급함을 갖는다는 태생적 한계를 갖기 때문이다. 실제 이명박 정부에서 국가자주개발률을 설정하고, 매년 각 공기관에 목표치를 할당해 이를 공기관 평가 지표로 활용하겠던 채근이 그 한 단면을 보여준다.

그러나 5년이란 대통령 임기는 자원개발사업 사이클을 온전히 담기 어렵다. 자원개발사업은 초기 자원 탐사에서 개발, 생산 등 회수까지 10~15년이 소요된다. 특히 초기 탐사에서 4~5년 간의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정부가 주도하자 지난 정부에서 자원개발은 탐사 배제, 생산광구 집중으로 귀결됐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주문한다. 자원개발은 긴 호흡을 바라봐야 하고, 정부의 자원외교는 조용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이다.

▲ 미국 텍사스 주 매버릭 분지 내 이글포드 생산현장의 수압파쇄에서 작업이 한창이다.
종합적 시각에서 장기계획 세워야  
이명박 정부에서 관련 공기업의 대형화 계획을 세우고,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결과에 대한 평가는 이렇다. 양적성장을 이뤘지만, 역량이 부족했다, 이제는 질적성장을 꾀하자고 말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난해 9월 제5차 해외자원개발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정책목표로 민간투자확대와 공기업 내실화, 탐사 개발 역량강화로 해외자원개발사업의 성공률과 지속 가능성 제고를 설정했다.

하지만 관련 전문가들은 여기에서 나아가 보다 세밀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세계적 기준에서 우리의 자원개발은 아직 제대로된 체계를 갖추지 못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역량 부족은 공기업 뿐만 아니라 정책, 민간에 대한 지원 체계 등 모두가 포괄된 것이며, 그 총합으로 자원개발 성적표가 매겨지기 때문이다.

자원개발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관련 서비스산업 발전과 산업생태계 조성, 효율적인 민간 서비스기업 지원등 관련 요소들이 톱니바퀴 처럼 맞물려져야 한다. 이를 종합할 구심점을 세워 운영한다면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

이번 정부 들어와 자원개발이 비난의 대상이 되며 관련 논의가 잦아들었지만, 자원개발 업계에서는 자원개발자금 및 조세지원 제도를 개선하고 민간기업에 대한 다양한 지원사업 발굴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전문화된 지원기관 설립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나왔으며 관련 연구도 꽤 진행이 된 바 있다.

일본 석유천연가스ㆍ금속광물자원기구 'JOGMEC'
세계 2위 원유수입국이자, 천연가스 1위 수입국인 일본은 자원개발 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2004년 석유천연가스광물자원기구(JOGMEC)를 설립했다. 일본은 JOGMEC를 통해 민간 자원개발기업의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일본은 과거 일본석유공단을 통해 석유탐사 및 개발 사업에 대한 성공불융자 제도를 운영했다. 하지만 석유탐사사업에 대한 투융자제도의 실패로 공단의 부실을 유발해 경제산업성은 2002년 7월 독립행정법인 석유천연가스 금속광물자원기구법을 공표했다. 이를 바탕으로 일본 정부가 2004년 성공불융자 제도를 폐지하고 석유탐사사업에 대한 출자제도 확대를 골자로 한 석유, 천연가스 공급 및 확보 역할을 담당하는 석유공단 기능과 비철금속광물자원의 공급과 확보를 담당하는 금속광업사업단의 기능을 통합한 자원개발 전문 독립행정기관인 JOGMEC을 설립한 것이다.

JOGMEC은 일본 유일의 석유, 천연가스 상류사업 전문지원기관으로 자금과 정보, 기술의 유기적인 연관을 기반으로 전문적인 지식과 노하우를 결집시켜 해외 자원개발 사업 프로젝트의 전 단계를 종합적으로 지원한다. JOGMEC는 자사가 보유한 400명이 넘는 전문인력을 활용해 석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자원의 안정공급 시책을 종합추진하고 탐사개발 등 활동에 관련된 리스크 머니를 공급하는 등 산업정책을 추진하는 공적기관으로서 역할을 담당한다.

주요 업무로 ▶자원탐사와 개발 관련 출자, 융자, 보증 ▶기술개발 및 지원 ▶정보수집 및 제공 ▶지질구조 조사 ▶석유·가스·희귀금속 비축 ▶석유개발기술본부 운영 ▶산유국과의 관계 강화 등을 맡고 있다.

민간 자원개발 기업을 위한 지원 부분은 ▶탐사출자제도 ▶채무보증제도 ▶정보수집 및 분석제공제도 ▶광구권익 등의 취득 관련 조사활동 비용 지원 ▶지질구조 조사 및 자료제공제도 ▶기술지원 및 기술개발 지원제도 ▶산유국 NOC와의 기술 가교 ▶협력협정의 체결 ▶요인초청 ▶전시회 출전 ▶해외기술자 연수 및 펠로우쉽 ▶인재개발지원 ▶조업현장 지원 등이다.

자원외교 국정조사를 앞두고, 자원개발 관련 사업이 모두 위축됐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우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순간 독립기구를 마련해 보유한 다수의 전문인력을 바탕으로 장기적인 시각에서, 전 단계를 종합적으로 계획해 지원하는 일본의 사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윤애 기자 paver@e2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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