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저유가, 지구촌 경제·정치 핵심 변수
[신년기획] 저유가, 지구촌 경제·정치 핵심 변수
  • 조민영 기자
  • 승인 2015.01.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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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러시아간 패권 다툼과 셰일 붐 유지여부 촉각

[이투뉴스] 2014년 유가 하락은 지구촌 경제와 정치균형을 재편했다.   

미국은 최대 산유국으로 부상했으며,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유가 하락에도 산유량을 동결했고 중국과 유럽의 경기는 계속 둔화해 원유 수요 성장세는 거북이 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6개월전 배럴당 110달러선에 거래됐던 브렌트유는 최저점인 59.5달러까지 추락했고 지난해 말 소폭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부텍사스유는 배럴당 101달러에서 53.94달러까지 폭락했다.

몇 개월만에 49% 가량 하락한 것이다. 올해 국제유가는 지난해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등 관련 기관들은 연평균 유가를 60달러대로 예상하고 있다.

유가 회복을 기대하고 있는 측에선 세계 원유 소비 성장률이 2009년 이후 가장 낮을 것로 전망되면서 실망감이 높다.

이에 따라 OPEC과 푸틴, 미 셰일 생산업자 등 누가 유가 회복의 키를 쥐고 있을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원유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는 주요 요인들에 대해 살펴봤다. 

OPEC 카르텔 균열 조짐
세계 원유 시장의 40%를 장악하고 원유 증산과 가격을 담합해 세계 석유시장에서 절대 권력을 누린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조금씩 균열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란과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는 OPEC 내에서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라크와 이란은 증산을 요구하고 있으며 사우디는 이를 반대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12년 1월부터 OPEC은 3000만배럴로 규정한 하루 최대 생산량 한도를 평균 88만6000배럴 가량 초과 증산했다.

이란은 서방 국가의 제재 기간동안 생긴 손실을 메우기 위해 증산이 필요한 상태다. 이란은 올해 하루 산유량을 480만배럴로 늘릴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OPEC의 증산과 미국 셰일 붐이 겹쳐 공급 과잉으로 유가가 폭락하자 OPEC은 감산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모였지만 감산 합의에 실패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는 감산을 반대하고 있으며 감산 필요 여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사우디는 감산을 하면 유가가 오르고, 유가가 오르면 러시아와 미국에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는 상황이 벌어진다며 감산 불가 방침을 밝혀왔다.

사우디는 가격 전쟁에서 승리할만큼 충분한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으나 다른 OPEC 회원국들에게는 피해가 큰 출혈 경쟁이라는게 문제라고 시티그룹은 지적했다.

쿠웨이트와 카타르를 제외한 모든 OPEC 회원국들은 자국 예산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금액보다 현재 유가가 낮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OPEC 회원 국가들 내에서 올해 수요량 전망은 12년만에 최저였으며, 심지어 현재 생산 목표량보다 하루 100만 배럴 이상 낮은 수준이다.

블랙락 어드바이저 사의 제프리 로젠버그 최고 투자 전략가는 "OPEC은 카르텔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일부 회원국들은 이윤을 유지하기 위해 원유량을 늘리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OPEC 회원국 각 나라의 정치와 경제 특성에 따라 합의를 이끌어내는게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편, 브라운 대학 왓슨 스쿨의 제프 콜갠 국제학 교수는 "OPEC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에 변화가 생겼다"며 "이 원유 카르텔이 유가를 실제로 지배하지 못한다고 보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셰일유 산업의) 프래킹 산업이 유가의 중심에 있다. 북미 생산자들이 (유가 하락을) 어디까지 견딜 수 있을지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셰일 붐은 과연 꺾일까

미국 셰일 개발자들은 1980년대 이래 가장 많은 양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OPEC은 소리없는 가격 전쟁을 선포해 유가 하락에 불을 지폈다. 

사우디가 감산 불가 방침을 내세우며 유가 하락을 지켜보자, 이를 두고 생산 비용이 높은 미국 셰일 산업을 고사시키려는 의도라고 업계 전문가들은 해석하고 있다. 

최소 12곳의 타이트 오일(셰일가스가 매장된 셰일층에 굳어진 채 지하 퇴적암층에 갇혀있는 원유) 회사들이 올해 소비 예산을 줄이기로 했다고 경영진들은 기자 회견에서 밝혔다.

EIA는 셰일유 생산량 전망치를 축소 발표했다. 젠스케이프 사는 셰일유 생산량이 가파르게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일부 셰일 업계 투자자들은 유가 하락에 의한 손실이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으며, 관련 에너지 회사들은 채권과 증권에서 손실을 냈다. 일각에서는 합병 등을 준비하고 있다.

스탠다드 챠더드의 파울 호스넬 원자재 연구소장은 "유가 하락에 따른 타이트 오일의 진짜 경제가 무엇인지 드러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원유 수요 회복될까

세계 경제 부진으로 인한 유럽과 아시아 지역에서의 원유 수요 하락은 원유를 하락세로 몰아넣는데 일조했다.

시티그룹과 골드만 삭스 그룹에 따르면 저유가는 시장을 자극하는 원동력이 될 수도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세계 원유 소비가 지난해 하루 70만 배럴에서 올해 90만 배럴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에서 휘발유 수요는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됐다. 자동차 연료 효율이 좋아지고 젊은층들의 대중교통 이용이 늘어나면서다.

나스닥의 태머 에스너 에너지 전문가는 "효율 증진은 수요 감소로 이어진다. 때문에 유가가가 낮아진다고 수요가 늘어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요의 동인은 중국의 성장과 유럽의 성장 둔화에 초점이 맞춰졌다"며 "유가의 움직임에 영향을 줄 수요 증가를 아직 충분히 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경기 침체로 올해 원유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적어 저유가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 원유 수출 허용할까
저유가는 지난 40년간 미국에서 금지된 원유 수출에 대한 논쟁을 부채질하고 있다.

미국은 오일 쇼크 이후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를 위해 1975년 캐나다를 제외한 해외로 원유 수출을 금지했다. 미국내 셰일유 생산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수출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관련 업체들의 주장이 거세다.

특히 미 비정제 원유 생산자들은 더 높은 해외 가격에 원유를 판매하길 원하고 있는 반면 정유 회사들은 자국내 비용 이점을 유지하길 기대하고 있다.

EIA 애덤 지민스키 청정은 미 법안이 바뀔 경우 하루 150만 배럴까지 수출할 수 있다고 지난해 12월 분과위원회에서 밝혔다. 이 문제는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에서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특

히 알래스카 주의 리사 머코브스키 상원의원은 수출금지법안을 노골적으로 반대하며 법안 철회를 주장하고 있다. 그는 최근 천연자원위원회장 자리에 올랐다.

정치적 불안정, 석유공급 장애될까

배럴당 60달러는 정치적,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국가에서 직격탄이 되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인플레이션과 자본 도피 문제로 경제적 교통을 겪고 있다. 투자자들은 채무 불이행을 감지하고 있으며 대출금은 계속 치솟고 있다. 리비아는 지난해 4월과 10월 사이 내전이 잠시 중단된 사이 원유 생산량이 4배 증가했지만 11월 32% 다시 줄었다.

이슬람국가와 치열한 전투 중인 시아파 이라크의 원유 생산량은 13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이란은 서방국들의 제재 완화를 대신해 핵 프로그램 억제를 동의할 경우 원유 생산량을 하루 480만 배럴로 늘리겠다고 석유부 장관이 지난달 9일 밝혔다.

러시아에서는 미국과 유럽으로부터 경제 제재와 자국내 최대 수출품인 유가 폭락으로 경기 후퇴와 통화 위기, 끝없이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가 넘어야 이윤을 남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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