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이투뉴스 발행인

[이투뉴스 사설] 96%의 에너지를 수입하고 있는 자원빈국인 우리나라로서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선까지 떨어진 지금이 자원개발에 적기이나 이런 저런 이유로 이명박정부는 물론 노무현 정부 시절보다 더욱 후퇴하고 있다. 과거 정부의 자원개발 및 자원외교 정책을 무조건 잘됐다고 두둔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100달러를 넘어 137달러까지 폭등했던 국제유가가 작년 하반기부터 떨어지기 시작해 40달러선까지 폭락한 요즘이야말로 자원개발에 나서야 하는 큰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혹자는 앞으로도 저유가 시대가 계속되리라 믿는 경우도 있을지 모르나 우리나라의 경우는 자타가 공인하는 에너지 수입국 일뿐 아니라 에너지 의존형 경제. 우리가 쓰고 있는 에너지의 96%를 수입하고 있는 처지이면서도 에너지 값이 크게 떨어진 상황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우리의 미래에 희망이 없다.

국제유가가 크게 떨어진 틈을 타 에너지의 블랙홀이라 불리는 중국은 조용한 가운데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한 행보를 꾸준히 계속하고 있다. 일본의 미쓰이 물산을 비롯해 자원개발 기업과 종합상사 역시 자원확보의 골든타임이라며 남미나 인도네시아 등 해외 유전과 석탄 광산 매입 등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와 관련한 부실 등이 알려지면서 거센 비판이 이어지고 국정조사가 시작되면서 거의 꼼짝을 하지 못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더욱이 자원개발 예산은 과거에 비해 턱없이 줄어들었으며 에너지 공기업들은 부채 감축을 위해 그나마 확보해 놓은 금싸라기와 같은 해외 자원 관련 자산을 매각하는데 골몰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의 경우 2010년 27억달러를 들여 개발 운영권을 따낸 이라크 서부 아카스 가스전이 올 9월이면 생산을 시작하고 2030년까지 4700만톤의 천연가스를 생산해 투자비를 전액 뽑고도 11억5000만달러의 추가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부채를 줄이기 위해 보유지분의 절반 정도를 매각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공사도 15억5000만달러를 들여 미국 석유기업 에너다코와 함께 세일가스 광구 지분을 사들인데 이어 셰일가스 개발에 나설 방침이었지만 최근 자원개발에 대한 냉랭한 분위기로 향후 계획이 흔들리고 있다.

정부의 자원개발 관련 예산도 작년보다 40% 이상 줄어든 3594억원에 그쳤으며 유전 개발에 투입되는 예산 역시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원이 부족한 다른 국가들은 과거보다 자원개발에 더 열을 쏟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뒷걸음치고 있으니 안타깝기 짝이 없다.
전문가들은 과거의 잘못은 잘못대로 찾아내 처벌하고 시정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원개발의 호기가 닥쳤는데도 과거에 연연하거나 발이 묶여 움직이지 못한다면 미래에 더 큰 후회를 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아울러 자원개발은 기본적으로 위험성이 높은 사업이기 때문에 10개를 투자해서 7~8개를 실패했다고 해서 한묶음으로 매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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