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최근 서울 1호 알뜰주유소인 금천구 형제주유소가 매각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업계에 화제가 됐다. 형제주유소는 경영난으로 휴업과 경매의 순을 밟아 6차례 유찰 끝에 기존 평가액보다 13억원이 낮은 35억원에 매각됐다. 이를 둘러싸고 알뜰주유소의 효과가 끝났다, 알뜰이 알뜰하지 않다는 등 온갖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사실 알뜰주유소는 그간 미운오리새끼로 여겨졌다. 정부가 경쟁촉진을 통한 가격인하를 이루겠다며, 공기업인 석유공사를 통해 알뜰주유소를 설립하자 동종업계인 석유업계에서는 따돌림의 대상이 됐다. 주유소이지만 기존 주유소·정유사 등으로부터 외면 받았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없어져야 할 존재로 지목 받았다.

정작 싼 기름 혜택을 받은 당사자인 운전자들로부터는 어떤 평가를 받았을까. 정부가 정책 도입기 '리터당 100원 싸게 파는 주유소'라고 설정한 프레임이 내내 발목을 잡아 인근 주유소 보다 싸면 본전, 비슷하면 '알뜰이 알뜰하지 않다'며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알뜰주유소 사업자들은 이쪽에서도, 저쪽에서도 비난의 대상이 된 것이다. 더욱이 단기간에 국제유가가 뚝뚝 떨어지는 요즘에는 알뜰의 필요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정유업계는 지금도 가격이 낮은 데 굳이 경쟁촉진을 통해 가격인하를 하겠다며 정부 예산을 쏟을 필요가 있냐며 문제를 제기한다. 운전자들도 이젠 기름값이 몇십원 싸고 비싼 것에 연연하지 않는다. 불과 반년 전 리터당 휘발유가격이 1800원 대였는데 이제는 1200원 대 주유소까지 나왔으니 몇십원 차이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분명히 해야 할 점이 몇가지 있다. 최근의 저유가 기조는 영원할 수 없다. 반등이 일어나고 다시 고유가로 신음하는 날이 언제 올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저유가 기조 속에서도 여전히 알뜰주유소를 둘러싸고 그 인근 주유소들 간 가격경쟁이 치열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과, 그로 인해 주변 지역의 기름가격 인하에 적지 않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고유가로 상황이 반전되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알뜰주유소가 일반주유소와 비교해 리터당 100원 싸지 않은 이유는 '알뜰이 알뜰하지 않은' 결과가 아니라 알뜰을 따라 주변 주유소가 가격인하 대열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알뜰주유소가  '주변 주유소도 알뜰한 주유소'가 되도록 유인한 게 주효했다는 것은 지나친 해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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