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이래도 ‘저탄소 녹색성장’했다고 할 것인가
[칼럼] 이래도 ‘저탄소 녹색성장’했다고 할 것인가
  • 강희찬
  • 승인 2015.01.1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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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찬 인천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강희찬
인천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이투뉴스 칼럼/ 강희찬]  새해 들어 ‘배출권거래제도’가 심심찮게 뉴스나 신문에 나온다. 이 제도는 올해부터 시작되는 산업분야의 대표적인 규제이다. 배출권거래제는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기업들이 더 많이 배출하지 못하도록 매년 배출허용량을 정해주고, 부족분은 시장(배출권거래시장)을 통해 다른 기업으로부터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사오도록 하는 제도다.

당초 예상은 했지만 산업계의 반발은 매우 심각하다. 규제 대상 기업 중 상당수가 환경부를 상대로 ‘이의신청’을 했다. 주요 내용은 환경부가 산정한 배출허용량은 과거배출량 데이터를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현실과 괴리돼 너무 과소하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최근 배출량 데이터를 기준으로 배출허용량을 다시 산정해 달라고 이의 신청하고 있다.

그런데 그 내용이 좀 이상하다. 최근 들어 기업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이 늘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배출량이 증가한 것을 반영해서 미래 배출허용량을 재산정해달라니.

여기서 생각해 봐야 하는 것은 ‘최근 배출량’이라는 것이 2008~2012년까지 배출량이다. 그런데 이 기간은 지난 이명박정부 때 ‘저탄소 녹색성장’의 깃발을 높이 세우고 열심히 녹색성장을 위해 노력한 기간 아닌가. 원칙대로라면 이 기간 동안 에너지 사용량은 줄었거나 최소한 증가하지는 않았어야 하지 않은가. 대통령으로부터 시작하여 지자체까지 온 나라가 온통 ‘저탄소 녹색성장’을 외치며, 에너지 절약,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기술개발과 설치에 노력하고, 온실가스 에너지 목표관리제도, 발전차액지원제도, 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 등을 열심히 시행했던 시기였지 않은가.

게다가 이 시기는 2008년 리만브라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전세계 금융·재정위기로 저성장 패러다임이 시작된 기간으로, 한국도 이 여파에서 절대 자유로울 수 없던 시기였던 건 주지하는 사실이다.

그런데 놀라운 점은 한국의 에너지 사용패턴은 2008~2012년 사이 과거와 전혀 변함이 없다는 점이며, 더욱 놀라운 점은 같은 기간 산업부분의 에너지 사용량은 더 빨리 증가했다. 2000~2013년 전(全) 기간 한국의 에너지 사용량은 매년 2.64% 증가했고, 2008~2012년 동안만 보면 2.86%증가했다. ‘저탄소 녹색성장’기간 동안 에너지 사용량은 더 빨리 증가했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점은 산업부분 에너지사용량이다. 저탄소 녹색성장 전인 2000~2007년 사이 매년 3.16% 증가하던 산업부분 에너지사용량이 2008~2012년에는 무려 매년 4.22% 증가했다. ‘저탄소 녹색성장’의 미명하에 산업계는 에너지 사용을 더 빨리 증가시켜왔다.

그렇다면 가정·상업분야나 수송분야는 어떠했는가. ‘저탄소 녹색성장’ 전(前)인 2000~2007년 사이 가정·상업분야의 에너지 사용량은 매년 1.50% 증가하고, 수송분야의 에너지 사용량은 매년 2.61% 증가해온 반면, ‘저탄소 녹색성장’ 기간인 2008~2012년 동안에는 가정·상업분야의 에너지 사용량은 매년 0.61%, 수송분야는 매년 0.84%만 증가했다. 이 수치에 따르면, 한국의 ‘저탄소·녹색성장’은 분명히 ‘가정·상업’부분과 ‘수송’부문에서는 큰 변화를 불러왔고, 수송분야의 에너지 소비 감소 경향은 인상적이었다.

이를 종합해 보면 한국의 ‘저탄소 녹색성장’은 산업분야의 저탄소 녹색성장을 전혀 유도하지 못했다는 것을 확인해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산업계의 목소리가 정당하게 들릴 수 없다. 산업계의 진실성 있는 참여 없이는 ‘저탄소 녹색성장’은 단순한 구호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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