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수토불이(水土不二) 물관리
[칼럼] 수토불이(水土不二) 물관리
  • 한무영
  • 승인 2015.02.02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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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무영 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이투뉴스 칼럼 / 한무영] 지난 12월 중순 일본 도쿄에 다녀왔다. 서울은 영하 12도의 강추위였는데, 도쿄에서는 그때서야 노란 은행잎이 떨어질 정도로 따뜻했다. 강수량도 서울이 도쿄보다 더 강한 폭우와 더 긴 가뭄이 발생한다. 지형조건도 나쁘다. 도쿄는 거의가 평지로 되어 있지만 서울은 산에 둘러 쌓여 있다. 산에서 흘러 내려오는 서울의 빗물은 그 위치에너지 때문에 평지인 도쿄의 빗물보다 파괴력이 더 크고 위험하다. 최악의 자연조건이 최고의 기술을 만든다. 일본의 지진기술이 발달한 것은 지진의 피해를 잘 극복하였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홍수, 가뭄 등 기후변화의 대비에는 자연조건의 열악함을 극복한 우리나라의 기술이 더 우수할 수 있다.

전 세계 주요 나라의 강수량과 강수 분산치를 그래프로 나타내면 우리나라의 연평균 강수량은 1294mm이고, 분산치는 11677 mm2 로 다른 나라에 비해 분산치가 매우 크다. 유럽의 여러 나라들은 강수량은 적고 일년 내내 골고루 비가 와서 분산치가 작다. 빗물관리의 어려움을 수학문제로 비유한다면 우리나라는 대학생, 일본은 중학생, 유럽은 초등학생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강수 분산치가 작은 유럽에서 하천을 관리하는 방법을 우리나라에서 벤치마킹하는 것은 대학생 문제를 초등학생에게 물어보는 것과 같다.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이라고 해서 물관리 방법까지 선진국은 아니다. 최악의 기후 및 지형조건에서 ‘삼천리 금수강산’을 지켜온 나라 즉, 고조선으로 대표되는 우리 선조들이 세운 나라가 물관리의 챔피언이었다.

우리 선조들은 그 챔피언 정신을 마을을 나타내는 洞 (=水+同) 자에 남겨 주셨다. 그 의미의 첫 번째는 도시의 관리에서 최우선적으로 물관리를 고려해야 한다는 뜻이다. 두 번째는 같은 마을 사람들은 같은 물에 의존한다는 공동체의식을 나타내는 교훈이다. 세 번째는 개발 전과 후의 물상태를 똑같이 해야 한다는 책임을 말한다. 네 번째는 마을에 떨어지는 빗물을 잘 활용하여 분산형의 빗물관리를 하라는 뜻이다. 경복궁에 있는 연못이 그 증거이다. 연못을 만든 이유는 새로 궁궐을 지으면서 발생하는 홍수를 대비하고 지하수를 보충하는 것이다. 부수적으로 소방용수, 생물다양성과 풍류를 즐기는 다목적 빗물관리를 한 셈이다. 최근 미국이나 태국 등 전 세계에서 발생한 홍수 문제에 대한 원인과 해법을 모두 이 洞자 철학에서 찾을 수 있다.

이와 같은 새로운 패러다임의 다목적 빗물관리는 서울시 광진구의 스타시티의 빗물관리와 서울대 35동의 옥상녹화에서 물관리의 모범사례로 국제적인 상을 받고, 주목을 받고 있다. 우리의 기술과 철학은 그 제목 자체가 “모두가 행복하고 스스로 책임을 지는 것”에 바탕을 둔 순수한 것이라서 시작부터 호감을 주어 다른 나라의 기술에 비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개도국에 우리식의 물관리로 사람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준 다음에 다른 경제적, 정치적 협력방안을 구상해보자. 최근에 불어온 한류의 시작은 춤과 노래로 사람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었다. 그 다음 단계는 대한민국이 가진 철학과 과학기술로 사람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는 새로운 한류로 승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정신만 가지면 우리의 젊은 청소년들이 전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여 우리 선조들의 빛나는 전통을 이루어 줄 수 있을 것이다.

최근들어 기후변화로 인하여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가 물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다. 그 해답을 우리 것에서 찾아보자. 우리에게는 수천년 동안 최악의 자연조건을 극복한 물관리 철학과 기술이 있다. 또한 그것을 현대적으로 적용한 모범사례가 있다. 이전에 유행했던 신토불이라는 노래를 바꾸어 수토불이를 불러보자.

잊지 마라 잊지 마 너와 나는 한국인, 水土不二, 水土不二, 水土不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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