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사회는 어디로
[칼럼]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사회는 어디로
  • 황상규
  • 승인 2015.02.0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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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규 SR코리아 대표

sr코리아 대표
[이투뉴스 칼럼 / 황상규]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 사회의 안전도는 얼마나 개선되었을까? 우리나라 국민의 절반 이상은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사회의 안전 인식과 대응이 좋아지지 않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일, 경기개발연구원은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모바일 설문조사를 한 결과, 조사 대상자의 54.5%는 ‘참사 이후에도 사회 안전에 대한 인식과 대응은 좋아지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특히 화학물질 누출 사고에 대해 우리 사회의 대비 태세가 개선되지 않았다는 의견은 62.5%였으며, 현재 화학물질 누출 사고에 대한 불안감을 느낀다는 의견도 56.0%에 달했다.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위해서는 ‘안전관리를 위한 법·제도 강화’,‘취급 사업장 관리 감독 강화’가 중요하다는 의견이 90% 이상을 차지했다.

대다수 국민들이 그토록 바라던 안전사회는 어디로 갔는가?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대형 사고는 줄을 이었다. 지난해 5월 26일 경기도 고양 종합버스 터미널 지하 1층 화재(사망 8명, 중상 5명 등 69명의 사상자 발생), 5월 28일 전남 장성군 요양병원 화재사고 (사망 22명, 6명 부상), 10월 17일 판교테크노밸리 야외공연장 환풍구 붕괴 사고(사망 16명, 11명 부상) 등을 보면 안전사회로 가는 길은 요원해 보인다. 해를 넘기기 전인 12월에는 원전 내부 문서가 대량 해킹·공개돼 국민 불안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수력원자력의 하청 근로자들 3명이 원전시설 안에서 작업하러 들어갔다가 질식돼 모두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미국 보험회사 관리감독관이던 하인리히는 수천 건의 보험 사고를 분석한 결과 1대 29대 300의 법칙을 정립했다. 통계적으로 볼 때 심각한 안전 사고가 1건 일어나려면 그 전에 동일한 원인으로 경미한 사고가 29건, 위험에 노출되는 경험이 300건 정도가 이미 존재한다는 것이다. 안전대책을 세울 때, 그러한 징후들을 제대로 파악해서 대비책을 철저히 세우면 대형 사고를 막을 수 있다는 논리다.

돌이켜보면, 우리나라의 경우, 대략 20년 주기로 대형사고가 빈발하는 것이 아닌가 반추된다. 1993년 3월 78명이 사망한 구포 열차 탈선 참사(78명사망), 같은해 10월서해 위도 페리호 침몰(292명사망), 1994년 10월 성수대교 붕괴(32명사망), 1995년 6월 삼풍백화점 붕괴(501명사망) 등 육해공에서 연쇄적으로 참극이 발생했다.

작년 4·16 세월호 참사는 인력이나 장비의 부족으로 인명을 구하기가 어려웠던 1993~1995년 김영삼 정부 때의 연쇄 참사 사건·사고와 달리, 첨단 장비와 기술을 보유하고서도 배가 서서히 침몰하는 것을 두 눈 뜨고 봐야 하는 참담함에 국민들의 고통은 더욱 컸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새로운 안전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국민의 기대는 높지만, 우리 현실의 변화는 너무나 더디다. 진상규명, 안전사회를 그토록 부르짖은 세월호 유가족들의 염원은 여지없이 무너지고, 국민들은 또다시 불안감과 답답함에 빠져들고 있다. 과연 우리에게 안전사회로 가는 길은 없는 것인가? 개략적이고 대안적인 방향을 제시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우리 주위의 위험요소를 제대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위험 요소 또한 아는 만큼 보인다. 기존의 법 체계에서 허용되고 있는 관행이라도 예기치 않은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지속적으로 위험성을 인지하고, 제거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안전 진단과 예방 체계를 실질적으로 가동하고, 비리와 부정과 비정상 요소를 제거해 나가야 한다. 대부분의 안전사고는 부정과 비리에 연결돼 있다. 안전 관련 제도와 규제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여나가는 것은 안전 사회로 가는 출발점이다.

셋째, 기존의 안전예방 시스템과 인프라를 적극 활용·융합하여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 천문학적 예산이 들어간 시스템들이 각자 따로 놀고 있고, 그 수요자인 국민과 괴리되어 있다면 이보다 더한 예산 낭비는 없을 것이다.

넷째, 시민참여, 국민참여형 안전 사회로 가야한다. 경직된 시스템으로 국민들의 안전은 확보될 수 없고, 안전정책 분야야말로 시민과 국민들의 이해와 참여를 통해 완성된다. 일방향으로 제공되는 안전이 아니라, 국민 스스로 점검하고 챙기고 보완하는 안전제일, 생명존중의 정신이 구현되는 참여형 안전정책으로 거듭나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노력들은 안전 관련 법제도로 정착해야 하고, 정기적으로 지속적으로 재평가하고 각 분야의 사회시스템으로 뿌리 내리도록 해야 한다.

2015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1주년이 오기 전에 정부, 기업, 시민사회가 합심 협력하여 우리사회 안전 문제를 재인식하고, 위험사회에서 안전사회로 가는 전환점을 마련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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