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조특위, 하베스트 M&A 팀장, 사업처장 증인 세워 시간순 재구성

▲ 12일 국회에서 열린 '정부 및 공공기관 등의 해외자원개발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 특위)'에서 여야의원들이 서문규 한국석유공사 사장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이투뉴스] 강영원 전 한국석유공사 사장이 최경환 전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면담 직후 캐나다 석유회사 하베스트 인수 검토를 지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하베스트 인수가 최 전 장관 등 윗선의 지시가 아닌 석유공사 단독 결정이라는 지금까지의 주장을 뒤엎는 것이다.   

12일 국회에서 열린 '정부 및 공공기관 등의 해외자원개발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 특위)'에서 야당은 당시 하베스트 인수를 담당했던 김 모 전 M&A팀장(현 서문규 사장 비서팀장), 신 모 전 신규사업처장을 증인으로 채택해 집중 추궁하며 사건을 시간 순으로 배열했다. 

김관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따르면 강영원 전 사장은 2010년 10월15일 하베스트 상류 인수 최종 사인을 위해 캐나다 캘거리에 도착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날이 포함된 하류까지 인수하라는 제안을 받고 구매 의사를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갔다. 

김 의원은 증인으로 나온 석유공사 신 처장에게 "지경부 자원개발총괄과장으로부터 강 전 사장이 귀국하면 장관실로 오라는 전화를 받아 전달했지요?"라고 물었다. 이에 신 모 전 전담반장은 "전화를 받아 강 전 사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 서문규 한국석유공사 사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는 모습.
강 전 사장은 하베스트 인수의사를 접고 귀국하자마자 지경부를 찾아갔고, 최 전 장관과 면담 직후 하베스트 인수를 재지시했다.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하베스트에서 인수를 주도했던 김 팀장에게 "협상실무팀 내부에서 하베스트 정유부문인 날을 포함한 인수에 대해 찬성하는 사람이 있었나. 제대로 된 협상이며, 국익에 맞는 협상이었나"라고 캐물었다. 이에 김 모 팀장은 침묵을 지켰다.

최 의원은 "당시 실무팀 직원들 대부분이 날 인수가 말이 안 되는 일이라고 반발했다는 내용이 감사원 자료에 다 나와 있다"라며 "김 팀장은 대답을 하라"라고 재차 물었다. 같은 당의 노영민 의원은 "모가 그렇게 두려워 답을 못하냐"라며 김 모 팀장을 질책했다.

또 같은당 홍영표 의원은 김 팀장에게 "감사원 진술에서 당시 청와대와 지경부가 해외석유사업 M&A를 지속적으로 챙겼다고 했는데 담당자로서 부담을 느끼지 않았나"라고 질의했다. 이에 김 팀장은 "일반적인 진행상황은 (지경부에) 수시로 보고했다"며 "실무자라 실질직인 것만 챙겼다"고 직접적인 대답을 피했다.

홍 의원은 서문규 사장에게 석유공사가 정부에 의해 휘둘리며 모든 책임은 뒤짚어 쓰는 현 상황을 바꿔야 한다고 설득했다. 그는 "서 사장은 날 매입을 두고 일관되게 공사 결정이라고 한다. 대한민국 공기관이 4조원이나 되는 투자를 독자적으로 할 수 있나. 그건 소가 웃을 일이다. 아주 적은 몇억원짜리 사업도 산업부에 가서 과장에게 보고하고 허락을 구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그 고리를 끊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여당 의원들은 노무현 정부와 비교하며 자원개발을 이명박 정부 만의 문제로 단정하면 안 된다는 입장이다. 김상훈 새누리당 의원은 "특정 사업장의 과오로 자원개발 전체를 매도하는 건 미래 사업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며 "노 전 대통령이 정상외교의 주요이슈로 삼으며 자원개발에 나섰던 과거 기록도 있다"고 말했다.

또 김태흠 의원은 "정치적 공세로 자원외교를 위축시킨다면 빈대를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것"이라며 "이번 국정조사가 자원개발 사업의 백년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윤애 기자 paver@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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