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 소재 두고는 노무현 정부냐, 이명박 정부냐 '팽팽'

▲ 고정식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이 13일 국회 해외자원개발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서 계속되는 의원들의 질의를 듣으며 생각에 잠겨있는 모습.

[이투뉴스] 13일 국회 해외자원개발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서는 한국광물자원공사가 무리한 투자로 파산 지경에 이르렀다고 여야 의원들이 입을 모았다. "정치적 공세로 자원외교를 위축시킨다면 빈대를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것"이라며 한발 물러섰던 전날 석유공사 기관보고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여야 의원은 국회가 국민 혈세로 증자를 해주지 않는 한 광물공사는 파산해야할 위기에 몰려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홍영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광물공사는 부채 비율이 낮은 건실한 회사였는데, 이명박 정부 들어 역량에 맞지 않게 과도한 투자를 나선 결과 부실기업이 됐다"며 "지난 정부에서 자본금을 2조원으로 늘렸는데 1조원을 더 증자해 달라고 국회에 안이 올라와 있다"고 지적했다.

이현재 새누리당 의원도 "광물공사의 현재 부채가 3조5000억원, 부채비율 225%로 모든 사업의 내부수익률이 첫 용역보고서보다 뚝뚝 떨어진다. 능력의 한계가 있는 게 아닌가"라며 "차라리 민간에 사업을 맡겨 하는 게 타당한 게 아닌가"라고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이에 고정식 광물공사 사장은 "자원분야는 주권사업이기 때문에 공기업으로서의 역할이 있다"고 답했다.

이날 의원들의 질의는 특히 멕시코 볼레오 구리 광산 사업과 마다가스카르의 암바토비 니켈광 사업에 쏠렸다. 홍익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자원외교가 국정조사까지 온 이유는 투자의 실패 여부보다, 투자과정이 상식적이지 않다는 의문에서 였다"며 "광물공사는 법정자본금이 1조7000억원인데, 볼레오 사업에 1조1000억원, 암바토비에 1조4000억원을 투자했다. 각 사업마다 공사의 자본금에 육박하는 돈을 투자했다는 것 상식적으로는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당시 지식경제부, 청와대, 국무총리실과 아무런 협의없이 1조원이 넘는 돈을 독자적으로 투자할 수 있을까 의구심을 갖는 게 정상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같은당 김관영 의원은 공사가 내부수익률을 조작해 무리하게 투자에 나섰다는 점을 집중 추궁했다. 김 의원은 "볼레오 사업 투자에 관한 감사원 감사 결과 최초 투자와 지분 전체 인수, 미국 대출을 떠 안는 세 단계 모두에 걸쳐 내부수익률을 속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정상적인 절차를 거쳤다면 볼레오의 내부수익률이 공사가 설정한 기준수익률을 초과해 투자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사의 투자를 결정하고 통제해야 할 이사회의 승인도 받지 않은 채 13차례에 걸쳐 2억 7300만달러가 송금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공사 사업 실패의 책임 소재를 두고는 여야가 각각 의견이 나뉘었다. 여당은 볼레오와 암바토비 모두 노무현 정부에서 시작한 사업이라며 책임을 돌렸다.

정용기 새누리당 의원은 "노무현 정부에서 암바토비 사업의 사업성 검토를 했다"며 "당시 KPMG에 용역을 맡겨 가치가 600억원 적자로 나왔는데도 이사회에서 이 수치를 조작해 2000억원 흑자로 바꿨다"고 질책했다. 권성동 의원도 "볼레오와 암바토비 모두 노무현 정부 시절 이한호 대한광업진흥공사(현 광물공사) 사장이 의사결정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야당은 이명박 정부에서 본격적인 투자가 이뤄졌다며 노무현 정부의 투자 규모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되받아 쳤다.

이윤애 기자 paver@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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