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왜곡, 무책임” vs “절차적법, 장기적 판단 필요”
이종호 사장직무대행 반박하다 답변태도 주의받기도

▲ 국조특위 의원들이 이종호 가스공사 사장직무대행에게 질의하고 있다.

[이투뉴스] 한국가스공사의 해외자원개발 투자 적정성 여부를 놓고 여당과 야당의 기싸움이 팽팽하게 펼쳐졌다.

23일 국회에서는 한국가스공사에 대한 ‘정부 및 공공기관 등의 해외자원개발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진행돼 해외자원개발 투자에 대한 적법성과 투명성을 두고 여야 간 공방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이종호 한국가스공사 사장직무대행이 답변태도와 관련 홍영표 야당 간사로부터 국정조사를 받으러 나온 피감기관장의 자세가 아니라며 주의를 받기도 했다.

야당 의원들은 가스공사의 해외자원개발 투자가 부풀려지고 왜곡된 자료를 통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으며, 막대한 혈세를 낭비했음에도 누구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고 따진 반면, 여당 의원들은 해외자원개발 사업 자체가 글로벌 메이저도 성공확률이 20%도 안된다며 실패한 사업의 문제만을 부각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시각에서 성과여부를 판단해야 할 것이라며 가스공사를 옹호했다.

그러나 이현재(새누리당) 의원은 여당 의원이면서도 가스공사가 가격동향 전망 등의 사전조사가 부족했을 뿐 아니라 2009년 이사회에 보고한 자료도 허위로 제시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잘못된 경영으로 엄청난 손실을 초래한 경영책임자는 당연히 책임을 져야한다고 질타해 눈길을 끌었다.

홍영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가스공사의 해외자원개발 사업은 향후 5년 이후의 천연가스 수급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등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져 결국 엄청난 손실을 입었는데 책임진 사람이 없다고 질책했다. 또한 내부수익률과 유가 전망 등을 조작해서 추진됐고, 감사원에서 관계자의 징계조치를 요구했으나 한사람도 징계받지 않은 채 단 2명만이 주의를 받는 것으로 그쳤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홍익표 의원은 모든 자원개발 관련 공기업이 동시에 투자에 나선 게 우연의 일치냐고 묻고, 상식적으로 정권 차원에서 논의가 돼 이뤄진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정권 차원에서 밀어붙이기 식의 투자가 진행된 게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관영 의원(새정치민주연합)도 가스공사의 자문회사인 캐나다의 스코티아워터러스사가 웨스트컷 뱅크 광구의 순자산가치가 마이너스라고 보고했음에도 불구 가스공사는 내부수익률을 조작해 혼리버 광구와 함께 매매를 추진한다며 투자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같은 당 전정희 의원은 지난 5년 동안 가스공사가 자원개발 투자로 6500억원의 손실을 보았는데 이는 그동안의 투자액보다 무려 229배나 증가한 규모라며, 이 같은 무리한 투자가 손실규모 확대의 주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자주개발률 목표를 2008년 1.4%에서 2012년 7% 이상으로 높여놓고 투자를 압박해 가스공사의 부채규모가 눈덩이처럼 커졌다고 말하고, 해외유전사업에 투자하지 못하게 되어 있던 가스공사법을 2010년 3월 이상득 의원이 법안 개정을 통해 길을 터준 것처럼 했으나 이미 투자는 법안 개정 이전에 이뤄지는 비정상적 절차로 진행됐다고 질책했다.

김제남 의원(정의당)은 지난해 가스공사가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한 자료의 수치가 제멋대로 식으로 향후 회수금액을 추산하면서 유가기준을 96달러로 책정했는데 현재 50달러 대의 수준과 큰 차이를 보인다며 이 같은 유가기준이 윤상직 산업부 장관이 제시한 가이드라인이 아니냐고 따졌다. 또한 외교부가 위험하다며 투자를 만류한 이라크 아카스 프로젝트와 만수리아 프로젝트를 추진한 배경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반면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은 자원개발 성공률이 글로벌 메이저들도 18%에 그친다면서 성공한 사업이 없지 않은데 실패한 사업만 부각해 마치 가스공사가 무능한 조직인 것처럼 국민들에게 비춰지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가스공사 입장을 두둔했다.

권 의원은 또 미얀마 광구사업만해도 탐사부터 생산까지 13년이 걸렸다며 그동안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았지만 이제는 170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예상하는 성공적인 프로젝트가 됐다면서 그만큼 해외자원개발 성공은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라고 강조하고, 자원개발에 나설 수밖에 없는 우리 상황에서 전문성 확충에 초점을 맞춰야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전하진 의원은 캐나다 혼리버 프로젝트의 경우 셰일가스 증산으로 미국 판로가 취약해지면서 벤쿠버 등 서해안 파이프라인 구축을 통한 아시아지역으로의 수출 가능성이 충분히 기대할 수 있지 않느냐며 이종호 가스공사 부사장의 긍정적 답변을 유도했다.

전하진 의원은 특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투자가 이뤄지는 과정의 프로세스 투명성 확보라며, 투자가 실패했다고 해서 도의적 책임을 물을 수는 있겠지만 사법적 책임을 추구하는 것은 안된다고 선을 그었다.

의원들의 질의에 답한 이종호 가스공사 사장직무대행은 처음부터 끝까지 해외자원개발 투자가 실패라는 지적을 인정하지 않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종호 사장직무대행은 실패한 사업으로 간주하는 호주 GLNG사업의 경우 하반기부터 생산이 시작된다며 기대보다 수익이 못하지만 손실이 난 사업은 아니라고 말하고 감사원의 징계조치 요구에 적정하게 책임을 지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캐나다 혼리버 프로젝트는 처음에 혼리버만 매입하려고 했는데 앵카나사에서 혼리버만으로는 팔지 않겠다고 해 내부수익률을 종합으로 판단해 구매했다며 중장기적으로 수익 확보 가능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히고, 입찰을 따낸 이후 개발이 진행되지 않고 있는 이라크 아카스 및 만수리아 광구에 대해서도 현지 환경이 달라지면 개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성이 뒤떨어져 가격전망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외부전문기관에 의뢰해 가격전망을 추정한다며 글로벌 환경에서 변동성이 심하다보니 가격이 오를 수도 내릴 수도 있다고 설명하고, 이사회에 왜곡된 수치를 보고한 적이 없다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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