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교토의정서 10년을 돌아본다
[칼럼] 교토의정서 10년을 돌아본다
  • 양춘승
  • 승인 2015.03.16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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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춘승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부위원장

양춘승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cdp) 부위원장
[이투뉴스 칼럼 / 양춘승] 이제는 기후변화를 공부한 사람조차도 철 지난 추억 정도로 생각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지난 2월 16일은 기후변화 협상에서 대단히 중요한 교토의정서가 발효한 지 10주년이 되던 날이었다.

1992년 체결된 ‘UN 기후변화협약 (UNFCCC)’은 ‘공통의 그러나 차별화된 원칙’이라는 다소 막연한 구절이 있을 뿐 구체적인 온실가스 감축은 각국의 자발적 결정에 맡겨져 있었기에 실질적 감축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었다. 이에 대한 처방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교토의정서다. 이 국제협약은 그동안 화석연료에 기반을 둔 산업화로 막대한 부를 축적하면서 지구온난화를 가져온 39개 선진국(Annex-I)들에게 그 역사적 책임을 물어 2012년 말까지 1990년 대비 5.2% 이상 감축하는 구체적 감축 목표를 강제하고 있다. 바로 그 협약이 1997년 일본 교토에서 체결되었으나 비준국 전체의 배출량이 1990년 기준 55%를 넘어야 한다는 발효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가 러시아가 비준하고 난 이후 2005년 2월 16일에야 발효했던 것이다.

당시 온실가스 최대 배출국인 미국이 처음부터 발을 빼는 통에 김이 빠진 상태에서 ‘제1차 의무이행기간 (2008~2012)’을 마쳤고, 이후 캐나다가 추가로 빠져 나간 지금은 192개국이 비준하고 있지만 감축의무를 지고 있는 선진국은 EU와 호주 등 몇몇 나라에 불과한 상태여서 의정서의 존재 가치를 무시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난 10년을 돌이켜보면, 의정서가 가지고 있는 영향력이 생각보다 실질적이고 광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선 의무감축국가들(Annex B)의 실제 감축률이 2012년 말 현재 1990년 대비 22.6%에 달해 원래 목표 5.2%를 훨씬 상회하고 있다. 교토의정서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의 경우 온실가스 배출이 1990년 대비 11%나 늘었다는 사실과 대비하면, 의정서가 온실가스 배출 감소라는 측면에서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두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는 이른바 온실가스에 가격을 부여하는 배출권거래제(emission trading)로 인해 탄소시장이 활성화되고,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전에 없이 활성화되는 계기가 되었다. 온실가스 감축에 관한 국제적 합의가 지지부진하여 배출권 가격이 형편없이 낮은 상황에서도 2013년 말 현재 30여개  배출권거래 시장이 운영되고 있거나 준비 중이고 거래 규모 또한 300억달러에 달하고, 재생에너지 투자도 2014년 말 현재 2140억달러로 전년도에 비해 조금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1)

셋째는 선진국과 후진국 사이에 기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과 자금 이전이 활발해진 점이다. 이를 가능하게 한 방안 중의 하나가 이른바 ‘청정개발체제(clean development mechanism, CDM)’로, 선진국이 후진국에 기술과 자본을 투입하여 온실가스 감축을 가져오면 이를 투자국의 감축 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인정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 제도는 선진국의 의무 감축을 비용효과적으로 달성하도록 도와주면서 동시에 후진국 경재의 탈탄소화 (decarbonization)와 지속가능한 발전을 지원한다는 본래의 목적에서 벗어나 선진국에만 유리하다는 일부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2015년 초 현재 7600개의 CDM 프로젝트가 세계 105개 나라에서 시행 중이고 이로 인한 누적 감축량은 15억4000만톤에 달하고 있다.

올해 파리 당사국 회의에서 세계 모든 나라가 감축에 참여하는 새로운 국제 협약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기를 기다리고 있는 현재 교토의정서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예단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 오히려 중요한 점은 단호하고 분명한 정책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면 초기에는 저항이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에 상응하는 긍정적 효과가 반드시 나온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우여곡절 끝에 금년 1월 12일부터 배출권거래제를 시작하였지만 거래는 1월 19일 단 한건도 없는 빈사 상태다. 이는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 그렇다고 이를 빙자하여 거래제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주장이 있다면 이  또한 단호히 배척돼야 할 것이다. 교토의정서 발효 10주년을 보내면서 우리가 배워야 할 교훈이다.


1) 총투자 금액은 줄었지만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은 오히려 늘었는데 이는 재생에너지 설치 단가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http://fs-unep-centre.org/sites/default/files/attachments/14008nef_visual_12_key_findings.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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