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이투뉴스 발행인

[이투뉴스 사설]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방문과 발맞춰 우리나라와 사우디는 일반 상용원전의 10분의 1 규모인 100MW급 국산 중소형 원자로 (SMART: System-integrated Modular Advanced Reactor) 2기를 사우디에 건설하기로 합의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사우디 원자력·신재생에너지원은 3월초 양국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한-사우디 스마트 파트너십 및 공동 인력양성 MOU를 체결했다.

양국은 이에 따라 한국이 독자개발한 스마트 원자로를 사우디에 건설하고 제 3국 공동수출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한국이 축적해온 원전운영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인력양성 협력 강화에 나서 사우디 대학에 원자력학과를 개설하고 인력양성 공동센터도 설립하기로 했다. 특히 양국은 공동투자로 건설 전 상세설계(PPE)를 실시해 사우디에 2기 이상의 원자로를 우선 건설한 뒤 양국 법인으로 구성된 특수목적회사(SPC)를 통해 추가 원자로 건설과 제 3국 수출을 모색한다는 구상이다.

우리나라가 독자기술로 개발한 스마트 원자로는 배관없이 원자로 시스템 주요기기를 하나의 용기안에 배치해 배관 파손으로 인한 사고 가능성을 원천 차단한 차세대 중소형 원자로. 전력생산 외에도 해수담수화와 지역난방, 산업용 열공급까지 가능할 뿐만 아니라 건설비가 기당 1조원에 그치고 3년 이내에 준공이 가능해 경제성이 높은 원자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서 우리나라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140만kW급 원전 4기를 건설하기로 하고 현재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를 계기로 한국은 베트남 등 원전 건설을 희망하고 있는 국가들에게 원전 수출을 지속적으로 시도해 왔으나 아직까지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비록 양해각서 체결이기는 하지만 사우디와 중소형 원자로를 수출하기로 합의한 것은 우리나라 원전산업 발전을 위한 돌파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는 석유 자원이 한없이 생산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인식, 2040년 까지 전체 전력의 20%를 원자력으로 공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는 이중 15~20%를 소형원전으로 건설할 방침이다. 이처럼 중소형 원자로는 해수담수화 등이 필요한 중동국가들에게 인기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원자력업계는 전 세계의 중소형 원자로 시장 규모가 2030년까지 180기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스마트 원자로 수출을 계기로 우리나라는 원자력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지키는 것이 더욱더 중요한 과제가 됐다. 우리가 지금까지 쌓아온 기술력과 원전 개발을 위한 능력이 세계 각국에서 인정받으려면 무엇보다도 안전 차원에서 추호도 믿음이 흔들려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정부와 업계는 이번 중소형 원자로 시장의 해외진출을 본격화하기 위한 준비를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4년전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미국을 비롯한 중국과 일본, 러시아 등은 대형원전에 대한 불안감으로 중소형 원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우리가 그동안 개발에 힘써온 스마트 원자로가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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