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그룹, 유가하락 상관관계 분석 보고서서 주장

[이투뉴스] 저유가가 재생에너지 산업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시장분석과 달리 그 영향이 제한적이란 보고서가 나왔다.

세계 투자은행 시티그룹은 최근 큰 폭으로 하락한 국제유가와 재생에너지 산업간의 공방을 정리해 이런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시티그룹은 저유가가 풍력과 태양광의 성장을 다소 둔화시키겠지만 전반적인 경제 기조와 에너지안보, 환경 문제 등으로 재생에너지가 저유가를 이겨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석탄화력발전을 대체할 가장 저렴한 방법이 재생에너지라고 보고 있는 것. 보고서에 따르면 석유는 전 세계적으로 최대 단일 1차 에너지로 유가 변화는 세계 에너지 시장에 충격파를 줄 수 있다.

최근 저유가 논쟁에서는 저유가가 재생에너지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다른 한편에서는 석유와 재생에너지가 전력 부문에서 거의 경쟁하지 않기 때문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시티그룹은 "양쪽 주장 모두 엄밀히 사실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유가 하락은 막바지에 다다랐으나 유가가 100달러 이상으로 가는 시대도 도래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오일샌드와 심해 유전 등 고위험, 고오염 석유 벤처들도 문을 닫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재생에너지에 대한 장기 전망은 밝게 봤다. 경제 경쟁력 상승과 에너지 안보, 환경적 목표 등 기본적인 요소들은 재생에너지 확산을 더 빠르게 촉진할 것으로 시티그룹은 분석했다.

풍력과 태양광 가격은 상당히 하락했으며 가격 하락은 지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보조금을 받지 않는 것을 기준으로 일부 지역에서 풍력발전은 발전량 기준 MWh당 40달러 이하로 건설되고 있다.

최근 중동에서 태양광은 MWh당 60달러 이하로 생산됐다.

한편 재생에너지와 직접 경쟁하는 석유는 전체 시장의 5%에 불과하다. 석유가 전력 생산에 사용되는 경우다. 이는 중동과 캐러비안 지역에서만 두드러진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전력의 55%를 석유를 사용하고 중동 전체적으로는 36%에 달한다. 자메이카는 전력의 91%를 석유에 의존하고 있다.

아부다비 은행의 평가에 따르면, 석유는 전력 분야에서 태양광 및 풍력과 경쟁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럴당 50~60달러로 유가가 크게 하락했음에도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시장이 성숙해지면서 중동 지역의 석유화력발전소와 경쟁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고 시티그룹은 지적했다.

다만 유가가 30달러를 선회할 경우에 대형 태양광이 석유와 경쟁에 부딪히게 되며, 육상용 풍력의 경우 유가가 23달러 정도일 때 그렇다.

세계에서 가장 큰 원유 생산사인 사우디 아람코는 유가 지출을 줄이기 위해 태양광 발전소를 짓고 있으며, 더 많은 석유를 수출하고 있다.

시티그룹은 유가 하락이 가스 가격하락을 유도하지 않으며, 재생에너지에 역풍이 불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2050년까지 35% 풍력발전 확대계획을 수립했다. 

유가 하락은 미국에서 셰일 석유 시추 시설의 절반을 철수시켰다. 셰일유는 현재 유가에서 경제성이 없기 때문이다. 텍사스에서 가스 공급의 4분의 1이 석유 시추에서 비롯된 부수적 가스라고 시티그룹은 지적했다. 이는 셰일유 산업 철수가 가스 공급에 차질을 주고, 가격 상승 압박을 가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텍사스 주의 조지타운 등지의 도시 발전소들과 다우 케미컬 등 대형 회사들은 풍력과 태양광을 가스 대신 선택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유가가 가스 가격의 지표가 되고 있다. 가스 가격이 하락하면 가스가 재생에너지보다 더 경제성을 갖는다. 하지만 유럽의 재생에너지 목표가 가스 가격 하락에 의해 변동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시티그룹은 진단했다.

아시아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LNG 현물가격의 하락은 가스화력발전이 대형 태양광 발전보다 더 경쟁적으로 만들었다.

시티그룹은 "아시아에서 가스 가격 하락이 재생에너지에 위험이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재생에너지를 보호하는 정책적 장치들이 마련돼 있다"며 "중국과 일본의 적극적 재생에너지 정책들은 풍력과 태양광 투자 성장을 유도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에서는 가스 발전이 가능한 곳이 많지 않다"고 밝혔다.

장기적으로 재생에너지는 한국과 일본 등 에너지 수입국들에게 강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LNG 가격 변동성의 위험을 피하고 에너지원을 다양화하기 위해서다.

시티그룹은 보고서에서 "역사적으로 아시아의 LNG, 석탄 수입국들은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거액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재생에너지는 '에너지 안보'라는 면에서 우위점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경제 성장을 보이고 있는 중국과 인도는 재생에너지의 가격하락과 공급 안정성을 인정하고 있다.

인도는 재생에너지 성장을 적극 육성하고 있으며 청정에너지 지원을 돕기 위해 석탄에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100GW의 태양광, 60GW 풍력, 15GW의 바이오매스와 소형 수력을 2022년까지 건설할 계획이다. 

또 추가적으로 석탄에 대한 청정에너지 세금을 두배로 높였다. 톤당 200루피아 수준이다. 석탄화력발전은 여전히 성장세지만 재생에너지가 주요 시장 진입을 앞두고 있다.

중국도 전력을 다해 재생에너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2020년까지 200GW의 풍력, 100GW의 태양광, 350GW의 수력발전을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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