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LPG차 연료사용제한 빗장 풀리나
[창간특집] LPG차 연료사용제한 빗장 풀리나
  • 채제용 기자
  • 승인 2015.04.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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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간 공정경쟁 차원서 규제폐지 당위성에 무게추
현실적 방안 놓고 정부·LPG수입사·충전업계 온도차

[이투뉴스] 세계적 수준의 인프라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증가세를 기록하던 국내 LPG자동차 시장은 2010년 이후 하향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LPG자동차는 2010년 245만9155대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1999년부터 2002년까지 4년간 113만대가 늘어나 LPG자동차 시장 확대를 견인했으나 이들 차량의 대·폐차 시기가 도래하면서 신차로의 전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E1과 SK가스 등 LPG공급사를 비롯해 LPG충전업계가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 노심초사하고 있지만 정책과 제도적 틀에 묶여 자구책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경쟁연료인 휘발유 및 경유와 달리 LPG자동차는 일반인이 승용차로 사용할 수 없으며, 택시나 장애인·국가유공자, 하이브리드·경차·RV 등 일부 계층 및 차종만 사용하도록 법규로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9월부터는 수송용 LPG수요의 약 40%를 점유하고 있는 택시연료의 다변화가 추진되면서 택시용 경유에 리터당 345.54원의 유가보조금이 지원된다. 환경부를 비롯한 타 정부부처 및 택시노조와 환경·시민단체들이 대기질 오염과 운전자·시민 건강 악화를 우려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음에도 국토교통부는 경유 택시 도입을 강행한다. 편향적인 LNG보급 확대 정책으로 LPG수요가 내리막길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전체 LPG수요의 20%를 차지하며 기저수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수송용 시장마저 흔들리자 LPG산업 자체가 붕괴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다.

이 같은 국내 상황은 LPG연료의 우수한 친환경성이 부각되며 각국마다 적극적인 지원정책을 통해 매년 LPG자동차 세계시장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와 비교된다. 세계LPG협회 통계자료 ‘Statistical Review of Global LP Gas’에 따르면 2013년말 기준 전세계 LPG차량 운행대수는 미국, 일본, 호주, 영국, 중국 등 70여개국에서 모두 2491만대로 전년대비 6% 증가했다. 2000년 750만대를 기록한 이후 연평균 10%의 가파른 증가율을 보이고 있으며, 충전소 운영개소 및 수송용 LPG사용량도 각각 7%, 5%씩 증가하며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가 2011년 1만584대가 감소한 것을 시작으로 2012년 1만1745여대, 2013년 2만2872대, 2014년 5만5484대가 줄어드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에 따라 국가적 대명제인 온실가스 저감 및 대도시 대기질 개선 차원에서 우리도 친환경 LPG자동차 시장 유지를 위한 정책이 시행돼야 한다는 목소리에 한층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인프라를 구축한 만큼 해외수출의 기대치가 높다는 점에서 가장 현실적인 활성화 방안의 하나로 사용연료제한 규제 폐지에 대한 공감대가 폭넓게 형성되고 있다.

LPG자동차 연료사용제한 폐지에 대한 필요성은 어느 한 업종에 대한 지원이 아니라 연료 간 공정경쟁 문제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LPG자동차의 일반 승용차 시장 진입은 제한된 상황에서 정부가 경쟁연료의 택시 시장 진입만 지원하는 것은 연료 간 공정한 경쟁 원칙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휘발유 및 경유 차량과는 달리 LPG자동차는 일반인이 승용차로 사용할 수 없으며, 택시, 장애인·국가유공자, 하이브리드·경차·7인승 이상 RV 등 일부 계층 및 차종만 사용하도록 법으로 제한돼 시장성장에 한계가 있다.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적정 에너지믹스의 당위성도 다르지 않다. 국내 LPG수요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상황에서 전체 LPG수요의 약 20%를 차지하는 택시용 부탄 수요가 경유로 대체될 경우 LPG산업 붕괴가 우려되며, 이는 결국 연료의 안정적 수급 및 에너지원 다변화 등 정부 에너지산업 정책목표에 역행하는 조치라는 지적이다. 특정 에너지원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심화될 경우 공급 안정성 저해 등 에너지안보 측면에서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에너지 사용량의 97%를 수입에 의존하는 현실을 감안할 경우 에너지원의 다원화 및 에너지안보를 위해 일정 수준의 LPG수요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규제개선 당위성과 개선방안
LPG자동차 연료사용제한 규제개선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다양한 시각에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우선 LPG사용 규제는 국민의 기본권 침해 및 기후변화 대응에 역행한다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수송부문에서 LPG연료를 제한하고 있는 국가는 우리가 유일하며 연료사용에 대한 평등권과 소비자 선택권 등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올해 1월 서울에서 개최된 ‘글로벌 오토가스 2015 서밋’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킴벌 첸 세계LPG협회 회장도 세계에서 LPG자동차 연료사용을 제한하는 정책을 펴는 곳은 한국밖에 없는 것으로 안다며, 정부가 세수 문제 때문에 규제정책을 시행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런 규제는 상당히 실효성을 잃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힌바 있다.

아울러 에너지 안보 및 비상시 대응 연료로서 LPG산업기반의 유지와 발전이 필요하다. LPG는 남과 북이 대치하고 있는 지정학적 상황, 국가 에너지원 다원화 정책 및 위기·재난 상황 발생 시 긴급대응 가능 연료로서 에너지 안보차원에서 일정규모의 LPG수요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일본의 경우 태풍·지진·해일 등 천재지변 및 원전사고 등 위기상황을 경험한 이후, LPG의 연료특성을 고려해 지난해 4월 수립한 제4차 에너지기본계획에 LPG위상 및 정책방향을 재설정했다. LPG를 분산형 클린 가스체에너지 및 최후의 보루 에너지로 명기하고, 수송부문에서 역할을 한층 강조했다.

또한 LPG자동차 연료사용제한은 과거 정유사의 국내 LPG생산량이 제한적이던 당시 수급문제로 최초 도입됐으나, 셰일가스 개발에 의한 국제 LPG공급량 증가 등으로 수급에 대한 문제가 완전 해소되고 가격도 안정화된 지금은 규제의 당위성을 잃었다는 것이다.

국가경쟁력 측면에서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국내 LPG자동차 관련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임에도 연료사용제한 규제에 의한 내수시장의 구조적 한계로 LPG자동차제조사들이 기술개발 및 신규모델 생산을 주저해 우리나라 LPG자동차 및 자동차산업 전체의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주장이다.

이처럼 규제개선의 당위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음에도 현실적으로 이를 풀어가는 일은 쉽지 않다. 가장 큰 걸림돌은 사실상 세수 문제다. 그런 점에서 주무부처 및 LPG수입사, 충전업계 등 각각의 시각차가 존재한다. 규제개선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구체적인 각론에서는 미묘한 온도차가 감지된다.

규제폐지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LPG충전업계다. 전국의 LPG충전사업자들은 새로운 집행부로 구성된 한국LPG산업협회를 주축으로 규제폐지를 주창하고 있다. 수요 확대에 따른 수익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논의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세수 문제가 걸려있는 만큼 당장 무엇을, 어떻게 풀어가자는 식이 아니라 중장기 과제로 검토하자는 신중한 입장이다.

LPG를 공급하는 SK가스나 E1 등의 LPG수입사는 조심스럽다. 가격결정을 비롯해 다양한 부문에서 불가피하게 정책과 연계되다보니 정부와 엇갈리는 행보를 보이기 어렵다. 규제폐지를 반기는 속내에도 불구 정부의 입장을 살피며 점진적인 규제개선이 현실적인 게 아니냐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다자녀·다문화가구 LPG자동차 사용 허용, 5~6인승의 중소형 RV에 대한 LPG연료 사용 허용, 소형차 기준인 배기량 1600㏄ 이하 자동차의 LPG연료 사용 허용 등 복지와 소비자 선택권 확대 차원에서 단계적으로 사용제한을 완화해가는 방안을 모색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수송용 연료 간 공정한 경쟁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규제개선이 필요하다는 당위성에 힘이 실리면서 올해 LPG자동차 연료사용제한은 또 하나의 뜨거운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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