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 확산으로 관련기업 성장 및 증시 급등
태양광시장 2013년 600억불 수익…2020년 2배 예상

[이투뉴스] 재생에너지 산업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관련 기업들의 성장과 증시 급등에 힘입어 재생에너지 부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재생에너지 기업 CEO들이 수십억달러 수익을 내거나 세계적 재벌이 돼 석유 부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거라고 상상조차 못했다.

그러나 2008년 경제 위기 이후 값비싼 화석연료에서 벗어나 에너지원을 다양화하려는 여러 나라들이 태양광 에너지와 풍력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환경 단체의 친환경 움직임과 더불어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전력소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정부의 정책들은 쏟아져 나오면서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시장이 성장 곡선을 타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과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태양광 판매량 상승은 패널 제조사들에게 큰 이익을 남겼다. 단기간 이 제조사들의 주가는 치솟았고 최고 경영진들에게는 그에 따른 보상이 주어졌다.

현재 세계 태양광 리더로 자리매김한 중국에서 태양광 산업은 무서운 속도로 성장했다. 2011년과 2012년 사이 중국 태양광 시장은 500% 성장했다.

프로스트 & 설리반이 지난해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태양광 시장은 2013년 600억달러의 수익을 창출했다. 2020년까지 수익은 1372억달러로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태양광 산업을 포함한 재생에너지 업계의 성장으로 수혜를 입은 인물들을 알아보았다. 다음 5인은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재생에너지 사업 리더로서 순자산을 기준으로 선정됐다.

◆리 허준 한에너지 홀딩스 회장 (자산액 315억달러) 
1988년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리 회장은 교수로부터 5만 위안을 빌려 창업회사를 차렸다. 그는 생수병과 전자 부품, 채굴, 부동산 등 여러가지 신규 개발 사업으로 수익을 낸 후 1994년부터 청정에너지 사업에 발을 들였다.

그는 고향인 광동 지역 수력발전댐을 시작으로 위난성에 6개 수력발전 댐을 짓고 풍력발전소와 태양광 발전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위난성에 있는 수력발전소는 세계에서 가장 큰 민간 수력발전소 중 한 곳이다.
최근 들어 그는 특히 박막 태양광에 대한 깊은 애정을 보이고 있다. 한에너지 홀딩스는 2013년 박막태양광 해외 사업체 3곳을 인수했으며, 지난해 알타 디바이스를 사들여 몸집을 키웠다. 그는 박막형 태양광 제품 가격을 낮추기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태양광 산업에 제공하는 정부 인센티브의 큰 수혜자이기도 하다.

리 회장은 지난 3월 이틀만에 주식이 36% 상승한 이후 자산에 30억달러를 추가하는 등 증시 폭등세의 덕을 톡톡히 봤다. 그는 지난해 ‘중국의 신에너지 혁명’이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그는 올해 <포브스>가 조사한 세계 갑부 중 35위, 중국 내에서는 3위에 올라 대표적인 재생에너지 갑부로 불리고 있다.

◆엘런 머스크 테슬라 모터스 창업자겸 CEO (자산액 122억달러)
테슬라 모터 주가가 치솟으면서 엘런 머스크의 자산도 함께 상승하고 있다. 엘런 머스크 회장은 페이팔을 공동 창업했으며 회사의 회장이자 CEO를 역임했다. 이후 고가 전기차 제조사인 테슬라를 창업해 로드스터를 출고했으며 1년만에 테슬라 모델 S 세단을 발표했다.

당시 공장이 없었던 그는 일본에서 공장 설립을 희망하고 있었다. <와이어드>는 머스크 회장이 비밀리에 토요타 공장을 견학하기 위해 안전모와 파란색 재킷, 플라스틱 안전 보안경을 쓰고 아무도 알아채지 못하도록 눈에 띄지 않게 행동했다고 보도했다.

토요타 공장 규모에 깊은 인상을 받은 머스크 회장은 4200만 달러를 제안해 공장 한 곳을 인수했다. 이 후 급증한 주가 덕에 머스크 회장은 자산가 반열에 들어설 수 있었다.

그는 2002년 1억달러를 투자해 우주로켓 제조사인 스페이스 X를 설립했다. 스페이스 X는 2012년 우주로켓을 국제 우주 정거장에 도킹했다가 지구로 돌아오게 한 첫번째 영리기업이다. 2015년에는 NASA와 16억달러 계약을 맺어 국제 우주 정거장에 제품을 공급하기로 했다.

지난 1월 스페이스 X는 구글과 피델리티 등으로부터 10억달러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이 회사 가치는 100억달러 이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머스크의 순자산은 2013년 2월 27억달러에서 작년말 2월 84억달러로 1년만에 큰 폭으로 불어났다. 남아프리카에서 태어난 그는 17살에 캐나다로 이민했으며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 교환학생으로 갔다가 미국에 남았다. 그는 솔라시티 지분을 일부 보유하는 등 태양광 사업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왕 춴푸 BYD 컴패니 창업자 (자산액 530억달러)
왕 춴푸 회장은 자동차와 배터리 제조사인 BYD의 창업자로 중국 내에서 워런 버핏의 투자를 가장 많이 받은 인물로 알려져 있다. 왕 회장은 베이징에서 대학원을 졸업하고 화학 연구원으로 5년간 일한 뒤 1995년 심천에서 BYD를 설립했다.

이 회사의 첫 제품은 휴대폰용 충전 배터리였다. 춴푸 회장은 더 큰 야망을 품고 2000년대 초 세계 최대 전기 자동차 제조사가 되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BYD는 2008년 워런 버핏이 2억3000만달러를 투자해 회사 주식의 10% 를 매입하면서 호의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자동차 판매량이 예상에 미치지 못하자 부진을 겪게된다. 때마침 전기 자동차 중 한 대가 치명적인 대형 사고를 일으켜 엎친데 덥친격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 회사는 현재 세계 최대 재충전 배터리 공급업체이며, 태양광 발전소를 세우고 배터리 에너지 저장소를 개발하고 있다. 자동차 부서는 전기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알로이스 보벤 에너콘 창업자 (자산액 42억달러)
독일에서 '미스터 윈드'로 불리는 알로이스 보벤은 젊은 시절부터 연날리기에 매료돼 바람을 이용한 장난감 수집광이었다. 그는 1984년 전기 엔지니어로 일하다가 신생기업인 풍력터빈 제조사 에너콘을 창업했다.

에너콘은 2013년에만 57억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세계 대체에너지 분야의 주역으로 발돋움했다. 에너콘은 덴마크의 베스타스 윈드 시스템, 중국의 신장 골드윈드 사이언스 & 테크롤로지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큰 회사로 시장 점유율 10%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 점유율 순위로 GE 윈드와 지멘스가 에너콘을 뒤따르고 있다. 특이하게도 에너콘은 미국시장에 거점을 마련하지 못했다. 1990년대 중반 현재 폐업한 한 미국 풍력터빈 제조사가 특허권 침해를 이유로 에너콘을 고소했으며 이 법정 분쟁에서 에너콘이 패소한 바 있다.

인도에서도 회사 지점이 들고 일어서 일방적으로 독일 본사의 권한을 빼앗아가기도 했다. 에너콘은 중국 시장에 진입할 계획을 갖고 있지 않은 반면 캐나다와 유럽, 브라질, 남미 국가들에서 전망이 매우 밝은 편이다.

에너콘은 이 지역들에서 느리지만 꾸준한 성장궤도를 유지하고 있다. 에너콘은 철도 수송까지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회사는 독일과 이탈리아, 포르투갈까지 잇는 철로와 4개 중심지를 건설했다.

보벤 회장은 주관이 뚜렷하고 사회적 의식이 있는 인물로도 유명하다. 그는 이라크 전쟁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대형 골프 코스에 물을 대려고 풍력을 돌리는 나라에 터빈을 공급하는건 별로 즐겁지 않은 일"이라며 미국을 향해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내뱉었다.

2012년 10월 보벤 회장은 에너콘의 지분 100%를 가족신탁으로 돌리고 건강상의 이유로 기업가로서의 은퇴를 발표했다.

◆주 궁산 GCL-폴리 에너지 홀딩스 회장 (자산액 19억달러)

장쑤성 출신인 주 궁산 회장은 폴리그룹으로부터 도움을 받아 석탄화력과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건설했다. GCL 그룹의 최대 주주인 폴리그룹은 역사적으로 중국 군대와 전 주석인 덩 시아오핑과 깊은 유대 관계를 맺고 있다.

2000년대 중반 주 회장은 폴리실리콘 생산에 대한 비전을 갖게 됐다. 그는 11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폴리실리콘을 생산하고 태양광 패널 제조사들과 장기 공급 계약을 맺었다.

2014년 그의 회사는 인쇄 회로 기판 제조사인 세임 타임 홀딩스의 지분 68%를 사들였다. 이후 세임 타임의 사명을 GCL 뉴 에너지 홀딩스로 변경했으며, GCL 폴리 에너지 홀딩스의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GCL 뉴 에너지 홀딩스는 태양광발전소에 투자할 계획이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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